이슈2026-05-20 13:35

“중노위 마지막 중재안마저 사측 거부”… 삼성전자 창사 이래 첫 총파업 현실로

글로벌 반도체 거점인 삼성전자의 노사 협상이 중앙노동위원회의 막판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국을 맞이했다. 성과급 지급 체계를 둘러싼 극심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창사 이래 최초의 전면 총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가시화됐다.

정도윤
  • 성과급 배분 비율 및 합의 제도화 막판 평행선… 3일간 사후조정 끝내 최종 결렬 선언
  • 노조, 21일 예정대로 파업 단행 선언… 정부, 21년 만에 ‘긴급조정권’ 카드 꺼낼까 주목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투쟁 결의대회.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반도체 거점인 삼성전자의 노사 협상이 중앙노동위원회의 막판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파국을 맞이했다. 성과급 지급 체계를 둘러싼 극심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창사 이래 최초의 전면 총파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가시화됐다.

중노위가 제시한 최종 중재안에 대해 노동조합은 전격 수용 의사를 밝혔으나 사측이 경영 원칙 훼손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양측의 신뢰 관계는 완전히 무너졌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을 비롯한 연대 노조 세력은 사전 예고한 대로 즉각적인 쟁의 전면화 단계에 진입할 방침이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 회의가 최종 불성립되었다고 공식 보도자료를 냈다.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를 이끄는 최승호 위원장은 조정 결렬 직후 조합원 공지를 통해 중노위가 도출한 최종 조정안에 노조는 동의했으나 사측의 완강한 거부로 협상 테이블이 엎어졌다고 단언했다. 노조 측은 국가 중재 기관의 안까지 받아들이며 양보의 제스처를 취했음에도 사측이 끝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깊은 유감을 표시하고, 21일부로 적법한 절차에 따른 총파업 일정을 강행하겠다는 전면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번 막판 협상 과정에서 노사는 핵심 쟁점 중 하나였던 성과급 지급 상한선 폐지안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교집합을 형성하며 극적인 타결 기대감을 키우기도 했다. 그러나 최종 합의서 서명을 앞두고 성과급 재원을 각 사업부별로 어떤 비율로 배분할 것인지와, 이를 향후 노사 합의 자산으로 명문화하는 ‘제도화’ 규정을 두고 막판 전선이 가팔라졌다. 사측은 반도체 등 특정 사업부의 실적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성과급 배분 산식을 노조와 합의하여 제도화할 경우 고유의 인사 경영권이 본질적으로 흔들릴 수 있다며 끝내 서명을 유보했다.

노조가 생산 라인을 멈춰 세우는 전면 파업 카드를 뽑아 들면서 반도체 공급망 차질을 우려하는 정부의 움직임도 긴박해질 전망이다. 노조 측은 파업 돌입 이후에도 대화의 문은 열어두겠다고 밝혔으나 현장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이에 따라 노동계와 관가 안팎에서는 파업이 장기화되어 국가 경제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히기 전에 정부가 강력한 행정 명령인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하게 되면 노조의 쟁의 행위는 즉시 중지되며, 이는 지난 2005년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 사태 이후 21년 만의 조치가 된다.

중노위는 이번 사후조정이 불발로 끝났으나 파업으로 인한 파국을 막기 위해 노사가 다시 합의하여 중재를 요청해 온다면 언제든지 사후조정 절차를 재개하겠다는 중립적 입장을 덧붙였다. 반도체 초격차 경쟁이 치열한 시점에서 단행되는 이번 총파업은 향후 생산 라인 가동률과 대외 신인도에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며, 노사 양측 모두 파업의 명분과 경제적 기회비용을 저울질하는 단기 소모전이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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