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이슈2026-10-16
“신청 안 하면 사라진다”…본인부담상한제 미환급 84.8%↑, 저소득·고령층 집중

본인부담상한제 미환급 사례가 2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환급을 신청하지 않아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나버린 사례는 정보 접근성이 떨어지는 저소득층과 고령층에 집중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에서 제출받아 1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본인부담상한액 초과금을 신청하지 않아 소멸시효가 완성된 사례는 2020년 1만5,759건에서 2022년 2만9,126건으로 8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멸 금액도 127억3,800만원에서 221억2,000만원으로 73.7% 늘었다.

본인부담상한제는 가계의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건강보험 가입자가 1년간 낸 본인일부부담금이 소득 수준별 상한액을 넘으면, 그 초과분을 건보공단이 부담해 가입자와 피부양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다. 비급여와 선별급여 등은 산정에서 제외된다. 2025년 기준 개인별 상한액은 소득분위와 요양병원 장기입원 여부에 따라 89만원에서 1,074만원까지 차등 적용된다.

미환급 사례를 소득분위별로 나눠 보면 저소득층 쏠림이 뚜렷하다. 1~3분위 비중은 건수 기준 2020년 56.7%에서 2022년 64.2%로 높아진 반면, 8~10분위 고소득층 비중은 같은 기간 12.6%에서 8.9%로 낮아졌다. 연령별로는 2022년 소멸 대상 가운데 60세 이상이 73.8%, 75세 이상이 32.8%를 차지했다. 소득이 적고 의료비 지출이 많은 노년층이 제도의 주요 환급 대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작 혜택이 가장 절실한 계층이 환급금을 놓치고 있는 셈이다.

건보공단은 이를 보완하고자 지급동의계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초과금 지급 신청서를 낼 때 지급동의계좌란에 표시해 두면 이후에는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해당 계좌로 환급금이 자동 입금된다. 그러나 1차 안내가 모바일 플랫폼으로 이뤄지고, 전자문서를 열람하지 않은 경우에만 우편 안내가 뒤따르는 구조여서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는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아직 찾아가지 않은 환급금 규모도 상당하다. 같은 상임위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공개한 건보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지급되지 않은 초과금은 42만4,727건, 3,617억1,800만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소멸시효가 지난 2021~2022년 진료분만 5만4,002건, 약 378억원이다.

제도의 수혜 규모는 해마다 커지는 추세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25년 진료분 환급 대상자는 226만2,605명, 지급액은 3조76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5.9%, 10.2% 늘었다. 1인당 평균 환급액은 약 136만원이다. 대상자 중 소득 하위 50% 이하가 89.1%, 65세 이상이 57.9%를 차지했다. 공단은 지난 8월 31일부터 대상자에게 환급 안내를 시작했다.

반면 건강보험료를 장기간 내지 않고도 초과금을 돌려받은 고액 장기체납자는 크게 늘었다. 1,000만원 이상을 13개월 이상 체납하고도 환급을 받은 인원은 2021년 397명(2억8,400만원)에서 2025년 559명(5억8,5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인원은 1.4배, 금액은 2.1배 수준이다. 2021년부터 2026년 6월까지 환급을 받은 고액 장기체납자는 모두 2,426명, 금액은 22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건보공단은 상한액 초과금에서 체납 보험료와 법정 징수금을 공제하는 체납 공제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은 지난 3월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날부터 시행된다.

환급 대상 여부는 건보공단 누리집 민원신청 메뉴와 모바일 앱 ‘The건강보험’, 고객센터, 가까운 지사 방문 등을 통해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다.

김희빈 기자
이슈2026-06-29
“찬반 대립에 결국 멈췄다”…정부, 청년층 기대 모은 탈모 건강보험 토론회 전격 중단
  • 이해관계자 간 입장 차이 팽팽…복지부 “다양한 여론 제기돼 정밀 검토 필요”
  • 공론화 일정 무기한 연기…정부 “청년 건강 및 보장성 강화 대책 발굴은 지속”
사회적 찬반 논쟁의 뜨거운 감자였던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 논의가 결국 잠정 중단됐다.

사회적 찬반 논쟁의 뜨거운 감자였던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확대 논의가 결국 잠정 중단됐다.

보건복지부는 당초 계획했던 탈모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주제로 한 정책 토론회와 공론화 절차 추진을 전격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는 제도 시행 시 혜택을 보게 될 탈모 환자 및 청년층의 요구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반대 여론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사회적 합의 도출이 어렵다는 정무적 판단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중단 결정에 대해 토론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제시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탈모 급여화에 대한 찬성 측과 반대 측의 상반된 입장이 이미 여론을 통해 충분히 표출된 만큼, 무리하게 공론화를 강행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면밀하게 추가 검토를 진행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실행 계획과 가이드라인을 도출하려던 당국의 일정은 당분간 동력을 잃게 됐다.

현행 건강보험 체계에서 탈모 치료는 노화나 유전성 탈모의 경우 질업 치료가 아닌 미용 목적의 비급여 대상으로 분류되어 환자가 비용을 전액 부담하고 있다. 다만 지루성 피부염이나 원형 탈모 등 병리적 원인으로 발생한 탈모에 한해서만 제한적으로 급여가 인정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 탈모인들은 고가의 약제비 부담을 호소하며 전면적인 급여 확대를 강력히 요구해 왔으나, 다른 중증 질환과의 형평성 문제 및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 유지를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맞서왔다.

정부는 비록 당장의 공론화 토론회는 멈추게 되었지만, 국민 보건 증진을 위한 정책적 노력 자체를 철회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제도적 보장성 강화를 바라는 청년 세대를 비롯한 일반 국민들의 다양한 건강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보장성 강화 정책 발굴과 세부 검토 프로세스는 내부적으로 계속 수행해 나갈 방침이다.

김희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