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SOS

라이프2026-09-22
[건강 SOS] 독감 예방접종 벌써 시작?…이른 유행 속 ‘누가 언제 맞아야 하나’
  • 11일 이미 유행주의보…7~12세 의사환자분율 가장 높아
  • 무료접종 올해부터 14세까지 확대…어린이·임신부 21일부터 접종 시작
  • 올해도 3가 백신 사용…65세 이상은 코로나19 백신과 동시접종 가능
올해는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이르게 내려지면서 어린이와 임신부의 독감 국가예방접종도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됐다. (이미지=AI로 생성)

보통 독감 예방접종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챙기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아직 9월인데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가 내려졌고, 일부 국가예방접종 일정도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졌다.

지난 21일부터 생후 6개월~14세 어린이와 임신부의 2026~2027절기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됐다. 65세 이상 노인도 다음 달 6일부터 연령대별로 순차 접종에 들어간다.

추석 연휴도 코앞이다. 오는 24일부터 가족 모임과 이동이 늘어나는 만큼 자신이 무료접종 대상인지, 접종 시작일은 언제인지, 올해 백신은 무엇이 달라졌는지 미리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아직 9월인데 벌써 독감 유행…어린이에서 빠르게 늘었다

올해 인플루엔자 유행은 특히 어린이와 학령기 연령층에서 빠르게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인플루엔자는 흔히 ‘독감’이라고 부르지만 단순히 심한 감기를 뜻하지는 않는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으로 갑작스러운 발열과 기침, 인후통을 비롯해 두통·근육통·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유행 정도를 판단할 때 사용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ILI)’이다. 38도 이상의 발열과 함께 기침 또는 인후통이 있는 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 가운데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낸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는 이 수치가 빠르게 오르면서 절기 초반부터 유행주의보가 내려졌다. 37주차 전체 의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31.0명이었다. 34주차 9.2명, 35주차 13.3명, 36주차 25.3명에 이어 37주차 31.0명으로 3주 사이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36주차 연령별로는 7~12세가 75.1명으로 가장 높았고 1~6세 49.8명, 13~18세 31.3명 순이었다. 어린이와 학령기 연령층을 중심으로 유행이 빠르게 번지고 있는 셈이다.

입원환자도 늘었다. 같은 기간 병원급 의료기관에 입원한 인플루엔자 환자는 89명에서 166명, 304명, 417명으로 증가했다. 36주차 기준 입원환자 가운데 65세 이상이 차지한 비중은 60%였다. 외래환자는 어린이에서 많이 나타나는 반면, 입원환자 가운데서는 고령층 비중이 높다는 점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인플루엔자가 유행하는 시기에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만날 예정이라면 기본적인 예방수칙도 중요하다. 발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을 지켜야 한다. 증상이 뚜렷하다면 무리하게 가족 모임에 참석하기보다 진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 아이는 지금 맞아도 될까…올해부터 14세까지 무료

올해부터 어린이 무료접종 대상이 14세까지 확대됐고, 어린이와 임신부는 지난 21일부터 국가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올해 가장 크게 달라진 점 가운데 하나는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대상 연령이 확대됐다는 것이다. 2026~2027절기부터 어린이 무료접종 대상은 기존 생후 6개월~13세에서 생후 6개월~14세로 한 살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2012년 1월 1일부터 2026년 8월 31일까지 태어난 어린이가 대상이다. 어린이 국가예방접종은 지난 21일부터 시작됐으며 내년 4월 30일까지 진행된다.

다만 어린이라고 모두 한 번만 접종하는 것은 아니다. 생후 6개월 이상 9세 미만 가운데 과거 접종력이 없거나 기존에 한 차례만 접종받은 어린이는 최소 4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한다. 과거 누적 접종 횟수가 2회 이상인 어린이는 매년 한 차례 접종한다.

임신부도 이달 21일부터 접종할 수 있다. 임신 주수와 관계없이 접종 가능하며 산모수첩이나 임신확인서 등 임신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가 필요하다.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위탁의료기관이나 보건소에서 접종할 수 있다.

65세 이상은 연령에 따라 시작일이 다르다. 75세 이상은 10월 6일, 70~74세는 10월 12일, 65~69세는 10월 15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접종할 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의료기관별 백신 공급 상황이 다를 수 있으므로 방문 전 실제 접종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4가보다 3가가 약하다?’…숫자가 백신 성능 뜻하는 것은 아니다

3가 백신은 포함된 바이러스 항원 종류를 뜻하는 표현이며, 65세 이상은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날 접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지=AI로 생성)

2026~2027절기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에는 3가 백신이 사용된다. ‘3가’라는 표현은 백신의 효과가 세다는 뜻도, 4가보다 한 단계 낮다는 의미도 아니다. 백신에 포함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항원의 종류를 뜻한다. 올해 북반구용 백신에는 A형 H1N1, A형 H3N2, B형 빅토리아 계통 등 세 가지 백신주가 포함된다.

과거 4가 백신에는 여기에 B형 야마가타 계통이 추가됐다. 그러나 B/야마가타 계통 바이러스는 2020년 3월 이후 자연 발생이 확인되지 않으면서 세계보건기구는 이를 백신 조성에서 제외하는 방향을 권고해왔다. 따라서 단순히 숫자만 보고 3가 백신이 4가보다 보호 효과가 낮다고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65세 이상이라면 코로나19 예방접종 일정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현재 지침상 인플루엔자 백신과 코로나19 백신은 같은 날 접종할 수 있으며, 질병관리청도 65세 이상에게 동시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연령대별 시작일은 다르다. 75세 이상은 인플루엔자 접종이 10월 6일부터 시작되고 코로나19 접종은 10월 12일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두 백신을 같은 날 맞으려면 자신의 접종 일정에 맞춰 날짜를 정해야 한다.

예방접종은 가급적 건강 상태가 좋은 날 받는 것이 좋다. 접종 후에는 20~30분 정도 접종기관에 머물며 이상반응 여부를 살피는 것이 권장된다. 접종 부위 통증이나 붓기, 가벼운 발열·근육통·두통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개 1~2일 안에 호전된다.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의료기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올해는 예년의 접종 시기만 떠올리기보다 달라진 일정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미 유행주의보가 내려졌고 어린이를 중심으로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무료접종 대상이라면 자신의 접종 시작일을 확인해 일정에 맞춰 접종하는 것이 중요하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9-16
[건강 SOS] 연휴에 약 떨어지면 어쩌지?…추석 전 혈압·당뇨 ‘복용약’부터 점검하세요
  • 추석 전 약봉투부터 확인…고혈압·당뇨병은 ‘치료 공백’ 막는 게 먼저
  • 많이 먹었다고 약 늘리고 식사 거른다고 건너뛴다?…임의 투약 조절은 금물
  • 연휴 중 경증은 문 여는 병·의원부터…E-Gen·129 확인하고 응급상황은 119
추석을 앞둔 만성질환자에게는 음식 조절만큼 ‘연휴 동안 먹을 약이 충분한지’ 먼저 확인하는 준비가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추석을 앞둔 고혈압 환자에게는 “전이나 국은 짜게 먹지 말라”는 조언이, 당뇨병 환자에게는 “송편이나 한과를 많이 먹지 말라”는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모두 필요한 주의사항이지만 그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약봉투를 열어 연휴 마지막 날까지 먹을 약이 남아 있는지 세어보는 것이다.

올해 추석은 25일이다. 고향 방문이나 여행으로 며칠 집을 비운다면 평소 다니던 병·의원이나 약국을 이용하기 어려울 수 있다. 출발한 뒤에야 약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거나, 약을 집에 두고 왔다면 평소 유지하던 치료에도 빈틈이 생긴다. 식사와 취침 시간이 달라지면서 복약 시간을 놓치거나 혈압·혈당 측정을 건너뛰기도 쉽다.

때마침 17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세계 환자안전의 날(World Patient Safety Day)’이기도 하다. 특히 올해 주제는 ‘비감염성질환의 안전한 관리(Safe care for noncommunicable diseases)’, 슬로건은 ‘Safe care for life!’다.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암, 만성호흡기질환처럼 오랜 기간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질환에서는 병원에서 치료받는 순간뿐 아니라 약물 복용과 검사, 자가관리 등 일상생활 전체에서 안전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WHO는 특히 비감염성질환 환자가 장기간 반복적으로 의료체계를 이용하는 만큼 약물 오류나 치료의 단절 등 여러 단계에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명절 건강관리는 며칠 덜 먹고 더 움직이는 문제만은 아니다. 평소 이어오던 치료의 리듬을 연휴에도 끊지 않는 것. 올해 추석 준비는 냉장고나 여행가방보다 약봉투를 먼저 들여다보는 데서 시작할 필요가 있다.

며칠 안 먹는다고 뭔 일 있을까…만성질환은 ‘치료 공백’이 문제

고혈압과 당뇨병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도 치료를 임의로 중단하면 관리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혈압약을 꾸준히 먹어 수치가 안정적으로 나오면 “이 정도면 하루 이틀 안 먹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고혈압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고혈압을 제대로 조절하지 않으면 심장과 뇌, 콩팥 등 주요 장기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관리의 핵심으로도 꾸준한 치료와 정기적인 진료를 꼽는다. 현재 혈압이 안정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약을 줄이거나 중단할 근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당뇨병은 연휴 생활패턴 변화의 영향을 더 복잡하게 받을 수 있다. 명절 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먹을 수도 있지만 귀성길 정체나 늦잠 때문에 끼니가 늦어지거나 아예 거르는 경우도 있다. 술을 마시거나 활동량과 수면시간이 평소와 달라지는 상황도 겹친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약물요법과 식사요법에서 규칙적인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불규칙한 식사는 혈당 조절을 어렵게 하고 사용하는 약에 따라 저혈당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규칙적으로 혈당을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 역시 치료 상태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다.

WHO가 올해 세계 환자안전의 날에서 강조하는 것도 이런 ‘연속성’이다. 비감염성질환의 안전 문제는 진단이나 병원 치료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장기 치료와 집에서의 자가관리, 의료기관을 옮기는 과정까지 이어진다. WHO는 여행이나 집을 떠날 때도 증상과 검사 결과, 복용약, 진료 일정을 정확하게 기록해 두라고 권고한다.

연휴의 ‘치료 공백’은 약이 떨어지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다. 약 복용부터 식사, 혈압·혈당 측정, 정기 진료까지 평소 이어지던 관리가 한꺼번에 흐트러지는 상황을 함께 경계해야 한다.

지금 약봉투부터 세어보자…추석 전 확인할 5가지

연휴 전에는 처방약뿐 아니라 복용약 목록, 혈압계·혈당측정기, 소모품까지 함께 챙겨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가장 먼저 할 일은 단순하다. 귀가 예정일까지 필요한 약의 개수를 직접 세어보는 것이다. 하루 한 번 먹는 약인지, 아침·저녁으로 나눠 먹는 약인지 확인해 필요한 수량을 계산한다. 연휴 중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면 평소 이용하는 의료기관과 약국이 문을 열 때 미리 상담하는 것이 좋다. 여행 기간이 연휴보다 길다면 귀가 날짜까지 포함해야 한다.

두 번째는 복용 중인 약의 정보를 정리하는 것이다. 여러 질환으로 여러 종류의 약을 먹는다면 이름과 용량을 모두 기억하기 어렵다. 약봉투나 처방전, 복약안내문을 챙기거나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두는 방법​이 도움이 된다. 새로운 의료기관을 찾게 됐을 때 자신이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다. WHO 역시 비감염성질환 환자에게 복용약과 검사 결과 등을 정확히 기록하고 이동할 때도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권한다.

세 번째는 자신의 주요 질환과 알레르기 정보를 함께 챙기는 것이다. 고혈압·당뇨병 등 치료 중인 질환과 약물 알레르기 여부, 평소 이용하는 의료기관 연락처 정도를 휴대전화에 저장해 놓으면 낯선 지역에서 진료받게 됐을 때 도움이 된다.

네 번째는 혈압계와 혈당측정기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기계만 챙기지 말고 필요한 소모품까지 확인하는 것이다. 혈당시험지와 채혈침 등이 부족하지 않은지 살펴본다. 연속혈당측정기나 다른 의료기기를 사용한다면 여행 기간 동안 필요한 소모품과 작동 상태도 미리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인슐린이나 주사제를 사용하는 경우 보관방법을 확인해야 한다. 의약품마다 개봉 전후의 보관 조건이 다를 수 있어 ‘주사제는 모두 몇 도에 보관하면 된다’는 식으로 일률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장거리 이동을 앞두고 있다면 해당 제품 설명서와 기존 복약지도를 다시 확인하고 불분명할 경우 약사나 의료진에게 문의하는 것이 안전하다.

*추석 전 ‘내 약’ 체크리스트

  • 귀가 예정일까지 먹을 처방약이 충분한가       
  • 처방전·약봉투·복약안내문이나 약 사진이 있는가         
  • 주요 기저질환과 약물 알레르기 정보를 정리했나
  • 혈압계·혈당측정기와 필요한 소모품을 챙겼나  
  • 인슐린·주사제 등 별도 보관이 필요한 약의 보관법을 확인했나

많이 먹었으니 약도 더?…식사 따라 마음대로 바꾸면 안 되는 이유

명절 음식 섭취량이 달라졌다고 복용약을 임의로 늘리거나 줄이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명절상 앞에서는 또 다른 실수가 생길 수 있다.

“오늘 송편과 전을 많이 먹었으니 당뇨약도 평소보다 더 먹어야 하는 것 아닐까.”

반대로 식사를 거의 하지 못했을 때는 “밥을 적게 먹었으니 약도 건너뛰자”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음식의 양만 보고 처방약 용량을 임의로 늘리거나 줄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당뇨병 약은 종류마다 작용 방식과 식사와의 관계가 다르다. 인슐린을 사용하는 환자 가운데는 의료진에게 교육받은 탄수화물 계산이나 교정용량에 따라 용량을 조절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다른 환자가 이를 그대로 따라 해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미리 처방·교육된 조절법이 없다면 명절 식사량을 근거로 스스로 용량을 바꾸기보다 기존 지침을 따르고 필요하면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복용시간을 놓쳤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일반적인 경구 혈당강하제 복약 안내에서 약 복용을 잊었다면 생각난 즉시 복용하되 다음 복용시간이 가까우면 빠뜨린 회차를 생략하고 한 번에 2회분을 복용하지 말 것을 안내하고 있다.

다만 이 원칙을 모든 의약품에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복용 간격이나 약의 종류에 따라 대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슐린이나 여러 약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에는 처방 때 안내받은 ‘복용을 놓쳤을 때의 대처법’을 우선해야 한다.

혈압약도 마찬가지다. 아침 혈압이 정상으로 나왔다고 그날 약을 건너뛰거나, 명절 음식을 짜게 먹었다는 이유로 스스로 복용량을 늘리는 방식은 적절하지 않다. 질병관리청은 고혈압 관리에서 꾸준한 치료를 강조하고 있다. 혈압 수치에 따라 약을 바꿀 필요가 있다면 한두 번의 측정 결과만으로 판단하기보다 기록을 가지고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

결국 명절에는 ‘많이 먹었으니 약도 많이, 적게 먹었으니 약도 적게’라는 단순 계산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자가관리는 자신의 치료법을 정확히 알고 지키는 것이지, 상황에 따라 임의로 처방을 바꾸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연휴에 아프다면 응급실부터?…증상에 맞는 의료기관 찾기

연휴 중 가벼운 증상이라면 응급실보다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미지=AI로 생성)

미리 준비했는데도 연휴 중 몸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이때도 무조건 대형병원 응급실부터 찾을 필요는 없다. 응급의료포털 E-Gen은 명절 연휴 경증 증상이 있을 경우 가급적 응급실 대신 가까운 문 여는 병·의원을 먼저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문을 여는 병·의원과 약국은 응급의료포털 E-Gen과 응급의료정보제공 앱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Gen은 기존 명절 안내에서도 129 보건복지상담센터와 119 등을 이용해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다만 연휴 운영시간은 의료기관마다 다르고 당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검색 결과만 믿고 이동하기보다는 방문 전에 해당 의료기관이나 약국에 전화해 실제 진료·운영 여부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다.

전화번호의 역할도 구분해 알아두면 덜 당황한다. 129 보건복지상담센터에서는 보건·복지 관련 상담과 의료기관 이용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연휴 문 여는 의료기관 정보는 E-Gen 등을 통해 제공된다. 반면 119는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이용하는 번호다. E-Gen 역시 응급상황이 발생한 경우 119에 즉시 신고해 응급진료를 받도록 안내한다.

의식이 떨어지는 등 명백한 응급상황이라면 가까운 의원을 검색하며 시간을 보내기보다 119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반대로 비교적 가벼운 증상이라면 문 여는 동네 병·의원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불필요한 응급실 집중을 줄이고 필요한 진료를 더 빠르게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연휴 동안 필요한 약을 미리 확인하고, 식사량이 달라졌다고 스스로 복용량을 바꾸지 않는 것. 혈압과 혈당을 평소처럼 확인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어디에서 진료받을지 알아두는 것까지가 만성질환자에게는 명절 준비다.

올해 추석 준비 목록에는 장보기와 선물, 귀성길 준비만큼 ‘내가 매일 먹는 약’​도 한 줄 넣어둘 필요가 있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9-09
[건강 SOS] 귀에서 ‘삐’ 소리 나는데 그냥 피곤해서?…‘귀의 날’에 알아두면 좋은 난청·이명 위험 신호
  • 한쪽 귀 먹먹하고 이명까지 생겼다면 단순 피로로 넘기지 말아야
  • 이어폰 난청, 볼륨만의 문제 아니다…소리 크기와 사용 시간 함께 봐야
  • 면봉을 귀 깊숙이 넣어 귀지 파는 습관도 금물…증상 있다면 원인 확인부터
무심코 넘기기 쉬운 귀 먹먹함과 이명은 청력 저하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출퇴근길에는 무선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운동할 때는 영상이나 팟캐스트를 틀어놓는다. 온라인 회의부터 게임, 동영상 시청까지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사용하는 시간도 길어졌다. 매일 몇 시간씩 귀에 소리를 전달하면서도 ‘잘 듣는 것’은 특별히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능력처럼 여기기 쉽다.

하지만 청력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소음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서 서서히 떨어질 수도 있고, 본인도 모르는 사이 TV 볼륨을 높이거나 대화 중 상대방 말을 자주 되묻는 식으로 변화가 먼저 나타날 수도 있다. 반대로 어느 날 한쪽 귀가 갑자기 먹먹해지고 ‘삐’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면 시간을 두고 지켜봐서는 안 되는 경우도 있다.

9월 9일은 ‘귀의 날’이다. 대한이비인후과학회 기록에 따르면 귀의 날은 1958년 11월 처음 발의됐다. ‘구(九)’와 ‘귀’의 발음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9월 9일로 정했다고 알려졌다.

올해는 귀의 날 하루 전인 지난 8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한이과학회가 주관하는 ‘제60회 귀의 날 맞이 대국민 귀 건강 포럼’이 열렸다. 프로그램에는 난청과 보청기뿐 아니라 난청과 인지기능 저하·치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청각 관리, 어지럼증과 전정기능, 낙상 문제 등이 포함됐다. 귀 건강을 바라보는 범위가 단순히 ‘소리를 잘 듣느냐’를 넘어 노년의 소통과 균형, 삶의 질 문제까지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상에서 가장 먼저 알아챌 수 있는 귀의 이상 신호는 무엇일까. 귀에서 잠깐 ‘삐’ 소리가 나는 것과 진료가 필요한 이명은 어떻게 다르고, 갑자기 귀가 먹먹해졌을 때는 얼마나 서둘러야 할까.

‘삐’ 소리·먹먹함·TV 볼륨 증가…귀가 보내는 신호

TV 소리를 자꾸 키우거나 대화를 여러 번 되묻는다면 청력 변화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조용한 방에 있는데도 ‘삐’, ‘윙’, ‘웅’ 같은 소리가 들린다면 이명을 생각할 수 있다. 이명은 주변에 실제 소리가 없는데도 귀나 머릿속에서 소리를 느끼는 증상이다. 잠깐 나타났다 사라질 수도 있고, 피로나 스트레스가 심한 시기에 더 두드러지는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이명이 ‘있느냐’가 아니다. 어느 쪽 귀에서 시작됐는지, 얼마나 지속되는지, 청력 변화나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살펴야 한다.

특히 한쪽 귀에서만 이명이 계속되거나 실제 청력 저하가 함께 나타난다면 귀 상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심장 박동에 맞춰 ‘쿵쿵’ 또는 ‘쉭쉭’ 하는 소리가 반복되는 박동성 이명도 일반적인 이명과 구별해 진료받는 것이 좋다.

난청도 반드시 ‘아무것도 안 들리는 상태’로 시작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상에서는 미묘한 변화가 먼저 나타난다. 가족이 “TV 소리가 너무 크다”고 말하기 시작하거나 여러 사람이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유독 말을 알아듣기 어렵다면 청력 변화를 의심해볼 수 있다. 식당이나 카페처럼 주변 소음이 있는 곳에서 상대방 말을 자꾸 놓치거나 전화할 때 어느 한쪽 귀가 훨씬 편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소음으로 인한 청력 저하가 처음에는 새소리나 벨소리처럼 높은 음역의 소리를 듣기 어려워지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진행되면 식당이나 시장처럼 주변 소음이 많은 장소에서 대화를 따라가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귀가 ‘꽉 막힌 것 같다’는 먹먹함도 원인은 다양하다. 귀지가 많이 쌓였거나 중이에 문제가 생겨도 나타날 수 있다. 다만 한쪽 귀에서 갑자기 먹먹함과 함께 청력 변화나 이명, 어지럼증이 나타난다면 단순 피로나 귀지 때문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어폰 때문일까?…소음성 난청 위험은 ‘소리 크기×노출 시간’에 달렸다

소음성 난청은 단순히 볼륨만이 아니라 소리 크기와 사용 시간이 함께 영향을 미친다. (이미지=AI로 생성)

이어폰으로 인한 청력 문제를 이야기할 때 흔히 ‘볼륨을 몇 %로 맞춰야 하는가’에만 관심을 두지만 실제로는 소리의 크기와 듣는 시간을 함께 봐야 한다.

WHO가 제시한 성인의 안전 청취 기준을 보면 평균 80데시벨(dB)의 소리는 일주일에 최대 40시간, 90dB에서는 약 4시간이다. 95dB이면 약 1시간 15분, 100dB에서는 약 20분으로 더 짧아진다. 소리가 커질수록 안전하게 들을 수 있는 시간도 빠르게 줄어드는 셈이다.

결국 ‘조금 큰 음악을 오랫동안 듣는 것’과 ‘매우 큰 음악을 짧게 듣는 것’ 모두 청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어폰을 얼마나 크게 듣는지만큼 얼마나 오래 사용하는지도 중요한 이유다.

WHO는 개인용 음향기기를 사용할 때 기기 최대 음량의 60%를 넘지 않도록 하고, 가능하다면 평균 소리 수준을 80dB 아래로 관리할 것을 권한다. 일부 스마트폰이나 이어폰에는 소음 노출량을 확인하거나 큰 소리를 경고하는 기능이 있으므로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조심할 곳은 지하철이나 버스, 헬스장처럼 주변 자체가 시끄러운 환경이다. 외부 소음을 이기려고 자신도 모르게 이어폰 볼륨을 높이기 쉽기 때문이다. 귀에 잘 맞는 이어폰이나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이용하면 주변 소음을 줄여 불필요하게 볼륨을 높이는 상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켰다는 이유만으로 청력이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실제 귀에 전달되는 소리의 크기와 노출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이어폰을 벗은 뒤 잠시 귀가 먹먹하거나 ‘삐’ 소리가 들리는 일이 반복되는 것도 그냥 넘길 신호는 아니다. 큰 소리에 노출된 뒤 일시적으로 청력이 둔해지거나 이명이 나타날 수 있으며, 과도한 소음 노출이 반복되면 영구적인 청력 손상 위험도 커진다. 매우 강한 소음은 한 번의 노출만으로도 청력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귀에 부담을 느꼈다면 볼륨을 조금 낮춘 채 계속 듣기보다는 이어폰을 벗고 조용한 시간을 갖는 편이 낫다. 장시간 이어폰을 사용해야 한다면 중간중간 귀를 쉬게 하고, 공연장이나 클럽처럼 큰 소리에 오랫동안 노출되는 장소에서는 스피커와 거리를 두거나 귀마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한쪽 귀가 갑자기 먹먹해졌다…‘좀 지켜보자’가 위험할 때

한쪽 귀가 갑자기 먹먹해지고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동반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귀 건강에서 특히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이다. 대표적인 상황은 아침에 일어났는데 갑자기 한쪽 귀가 꽉 막힌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다. 평소 사용하던 귀로 전화를 받았는데 상대방 목소리가 현저하게 작거나 멀게 들릴 수도 있다. 이명이나 어지럼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의료계에서는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을 한 번에 또는 며칠 사이 빠르게 발생하는 청력 저하로 설명하며, 의학적 응급상황으로 보고 즉시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실제로 환자 중에는 아침에 일어난 뒤 처음 이상을 알아차리거나 전화기를 한쪽 귀에 댔다가 양쪽 청력의 차이를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귀 먹먹함과 어지럼증, 이명이 동반될 수도 있다.

여기서 자주 등장하는 숫자가 ‘72시간’이다. 하지만 이를 ‘증상이 생겨도 72시간까지 기다려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72시간은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의 대표적인 진단 기준에 들어가는 시간 범위다. 치료를 미뤄도 되는 시간을 뜻하지 않는다.

의료계 임상진료지침은 돌발성 난청이 의심되는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청력검사를 시행하고, 늦어도 증상 발생 14일 안에는 청력검사로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 여부를 확인하도록 권고한다. 초기 치료 방법 가운데 하나인 스테로이드는 증상 발생 2주 이내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로 제시한다.

그렇다고 2주를 기다려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치료 효과와 방법은 환자의 상태와 원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가 나타나면 가능한 한 빨리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와 함께 심한 어지럼증이나 얼굴 근육 약화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더욱 서둘러야 한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역시 이명이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나 얼굴 근육 약화, 회전성 어지럼증과 함께 나타날 경우 즉시 응급 평가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결국 이명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단순히 ‘삐 소리가 났느냐’가 아니다. 한쪽에서 갑자기 시작됐는지, 실제 청력이 달라졌는지, 어지럼증이나 다른 신경학적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귀지 많이 파면 깨끗해진다?…면봉 깊숙이 넣는 습관부터 버려야

면봉을 귀 깊숙이 넣는 습관은 귀지를 더 밀어 넣거나 외이도와 고막을 다치게 할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귀 건강을 위해 귀지를 자주 파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귀지는 단순히 제거해야 할 노폐물이 아니다. 외이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대부분 자연스럽게 바깥쪽으로 이동한다. 증상이 없고 귀를 막지 않는다면 일부러 제거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면봉이나 귀이개를 귓구멍 깊숙이 넣으면 귀지를 밖으로 꺼내기보다 안쪽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미국이비인후과-두경부외과학회 귀지 관리 지침은 면봉이나 작은 물체를 외이도 안으로 집어넣는 행동이 귀지 막힘을 악화시키고 외이도나 고막을 다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나치게 자주 귀를 청소하는 것 역시 외이도를 자극해 염증이나 귀지 막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귀가 먹먹하다고 해서 곧바로 ‘귀지가 막혔다’고 판단해 면봉부터 찾는 것은 피해야 한다. 귀지로 인한 증상과 중이 질환,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는 스스로 구별하기 어렵다. 통증이나 진물, 출혈이 있거나 갑자기 잘 들리지 않는다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먼저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9-02
[건강 SOS] 컨디션 오락가락하는 환절기, 혈압·혈당 괜찮을까…‘120/80·100·200’ 혈관 숫자 읽는 법
  •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20대부터 확인해야 할 혈압·혈당·콜레스테롤
  • 정상 범위 넘었다고 곧바로 환자는 아니다…진단 기준과 구별해야
  • 한 번의 수치보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 측정…약 임의 조절은 금물
환절기에는 혈압과 혈당 등 주요 건강 지표의 변화를 평소보다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적인 기준으로는 혈압 120/80mmHg 미만, 공복혈당 100mg/dL 미만,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이 꼽힌다. (이미지=AI로 생성)

9월로 접어들며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넘어가는 환절기가 본격화 될 듯하다. 낮에는 더위가 이어지다가도 아침저녁으로는 공기가 달라지고, 휴가철 이후 흐트러졌던 수면과 식사, 운동 패턴도 다시 바뀌기 시작한다. 이럴 때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병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혈압계나 혈당계에 나타나는 숫자 변화에 예민해지기 쉽다.

마침 이달 첫째 주는 ‘심뇌혈관질환 예방관리주간’이다. 질병관리청은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자기혈관 숫자알기-레드서클 캠페인’을 진행한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수치를 알고 관리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위험을 줄이자는 취지다. 특히 올해는 20대부터 혈관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 2022~2024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20대 고혈압 환자 가운데 자신이 고혈압이라는 사실을 의사에게 진단받아 알고 있는 비율은 22.1%에 그쳤다. 20대 치료율도 고혈압 20.0%, 당뇨병 32.6%, 고콜레스테롤혈증 8.5%로 낮았다. 젊다고 혈관질환에서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증상이 없어 자신의 상태를 모르고 지나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자신의 혈관 상태를 확인하려면 어떤 숫자를 기억해야 할까. 대표적인 기준은 혈압 120/80mmHg 미만, 공복혈당 100mg/dL 미만,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이다. 다만 이 숫자를 넘었다고 곧바로 고혈압이나 당뇨병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정상 범위’와 ‘질환을 진단하는 기준’은 다르기 때문이다.

120/80·100·200…같아 보이는 기준, 의미는 제각각

혈압 120/80mmHg, 공복혈당 100mg/dL, 총콜레스테롤 200mg/dL은 혈관 건강을 확인할 때 참고하는 대표적인 숫자다. 다만 이를 넘었다고 곧바로 질환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지=AI로 생성)

먼저 120/80은 혈압이다. 앞의 120은 심장이 수축해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 벽에 가해지는 ‘수축기 혈압’, 뒤의 80은 심장이 이완할 때의 ‘이완기 혈압’을 의미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가장 낮은 정상 혈압을 120/80mmHg 미만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혈압이 121/81mmHg이라고 곧바로 고혈압으로 진단되는 것은 아니다. 국내 기준에서 진료실에서 안정된 상태로 측정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에 해당한다. 집에서 측정하는 가정혈압은 일반적으로 수축기 135mmHg 이상 또는 이완기 85mmHg 이상을 고혈압 기준으로 본다.

두 숫자를 모두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145/78mmHg이라면 이완기 혈압은 정상 범위지만 수축기 혈압이 높다. 반대로 118/92mmHg이라면 수축기는 낮아도 이완기 혈압이 고혈압 기준에 해당한다. 둘 중 하나만 높더라도 반복적으로 같은 양상이 나타난다면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두 번째 숫자 100은 공복혈당이다. 최소 8시간 이상 열량을 섭취하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한 혈장 포도당이 100mg/dL 미만이면 정상 범위다. 100~125mg/dL이면 공복혈당장애, 즉 당뇨병 전단계에 해당하고 126mg/dL 이상이면 당뇨병을 진단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된다. 당화혈색소(HbA1c) 6.5% 이상, 75g 경구포도당부하검사 2시간 후 혈당 200mg/dL 이상 등도 진단에 활용된다. 명백한 고혈당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다른 날 검사를 반복하거나 다른 진단 기준을 함께 확인한다.

따라서 공복혈당이 한 번 101mg/dL 나왔다고 ‘당뇨병이 생겼다’고 받아들이는 것도, 반대로 125mg/dL이 나왔는데 ‘126이 아니니 괜찮다’고 넘기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 숫자가 어느 범위에 들어가는지 보고 향후 검사와 생활습관 관리가 필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

마지막 200은 총콜레스테롤이다. 일반적으로 총콜레스테롤 200mg/dL 미만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200~239mg/dL은 경계 수준, 240mg/dL 이상은 높은 수준으로 분류한다.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실제 이상지질혈증 관리에서는 총콜레스테롤 한 숫자만으로 약물치료 여부를 정하지 않는다. 이른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을 함께 봐야 한다. 특히 LDL 콜레스테롤 치료 목표는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유무 등 개인의 위험도에 따라 달라진다. 같은 LDL 수치라도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을 앓았던 사람과 특별한 위험요인이 없는 사람에게 적용되는 목표가 같지 않은 이유다.

혈압계 숫자가 들쭉날쭉하다면…‘언제, 어떻게 쟀나’부터 보자

혈압과 혈당은 측정 시간과 자세, 식사 여부 등에 따라 값이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 측정하고 기록해 변화의 흐름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혈압은 몸 상태에 따라 비교적 빠르게 움직인다. 운동 직후, 급하게 계단을 오른 뒤, 화가 나거나 긴장한 상태에서 측정한 혈압을 평소 혈압과 그대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커피를 마신 직후와 충분히 안정한 뒤의 혈압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정확한 가정혈압을 재려면 측정 전 최소 30분 동안 흡연과 음주,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등받이가 있는 의자에 등을 기대 발바닥을 바닥에 둔 채 안정해야 한다. 팔에 감는 커프는 심장 높이에 두고, 한 번 재고 끝내기보다는 1~2분 간격으로 두 차례 이상 측정해 평균값을 기록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은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이내, 소변을 본 뒤 아침 식사와 혈압약 복용 전에 측정하고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측정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혈압이 높고 집에서는 정상인 ‘백의고혈압’이나, 반대로 진료실에서는 정상인데 평소 생활에서는 높은 ‘가면고혈압’도 있다. 결국 병원에서 한 번 나온 숫자나 집에서 우연히 측정한 값보다 같은 조건에서 여러 날 기록한 혈압의 흐름이 더 많은 정보를 준다.

혈당 역시 ‘언제 쟀는지’가 빠지면 숫자의 의미가 달라진다. 공복혈당과 식후혈당은 애초에 기준이 다르다. 전날 밤늦게 음식을 먹고 충분한 공복 시간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잰 혈당을 정식 공복혈당처럼 해석해서는 안 된다.

반대로 최근 혈당 관리가 전반적으로 어땠는지 알고 싶다면 당화혈색소가 도움이 된다. 당화혈색소는 대략 지난 2~3개월 동안의 평균적인 혈당 상태를 반영한다. 다만 당뇨병 환자의 목표치는 연령과 저혈당 위험, 합병증 및 다른 질환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개인별 목표를 정해야 한다. 국내 당뇨병 진료지침은 성인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일반적인 당화혈색소 목표를 6.5% 미만으로 제시하고 있다.

환절기라고 무조건 혈압·혈당 오른다?…한 번의 숫자보다 ‘변화의 방향’ 봐야

계절 변화와 함께 혈압·혈당 수치가 달라지더라도 약을 임의로 조절해서는 안 된다. 반복 측정한 기록과 생활습관 변화를 함께 살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미지=AI로 생성)

계절과 혈압의 관계는 실제로 관찰된다. 여러 연구에서 기온이 낮은 계절에는 낮 시간대 혈압이 높아지고, 따뜻한 계절에는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추위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하는 등의 생리적 반응이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연구 검토에서도 혈압은 대체로 여름에 낮고 겨울에 높은 연중 변동 패턴을 보이는 것으로 정리됐다.

그렇다고 ‘환절기가 시작됐으니 혈압이 오른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 음주, 짠 음식 섭취, 운동량과 체중 변화, 혈압약 복용 여부 등 수많은 요인이 혈압에 영향을 준다. 계절이 바뀔 때 숫자가 달라졌다면 원인을 하나로 찍기보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 측정하면서 변화가 지속되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혈당도 비슷하다. 한국의 제2형 당뇨병 환자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당화혈색소가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양상이 관찰됐지만, 식사량과 신체활동을 비롯한 생활습관 역시 계절과 함께 변한다. 따라서 ‘날씨가 바뀌어서 혈당이 올랐다’는 식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최근 식사, 활동량, 체중, 수면, 약 복용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가장 피해야 할 것은 숫자 하나를 보고 약을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다. 날씨가 선선해진 뒤 혈압이 올라갔다고 혈압약을 늘리거나, 반대로 혈압이 낮게 나왔다고 약을 끊어서는 안 된다. 혈당도 마찬가지다. 계절 변화에 따른 혈압 차이가 반복해서 확인되더라도 약제 조정은 가정혈압 기록과 증상, 다른 위험요인을 토대로 의료진과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계절에 따른 혈압 변화를 다룬 전문가 합의문 역시 반복적인 진료실 측정과 가정 또는 활동혈압 측정으로 변화를 확인한 뒤 치료 조정을 판단하도록 권고한다.

생활습관 관리의 기본은 오히려 단순하다. 짜게 먹는 습관을 줄이고, 금연과 절주를 실천하며,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은 심뇌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권고하고 있으며, 신체활동은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내 혈관 숫자, 이렇게 확인하세요

□ 혈압은 한 번의 측정값보다 같은 조건에서 반복해 기록한다.

□ 120/80mmHg을 넘었다고 곧바로 고혈압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 공복혈당은 최소 8시간 이상 공복 여부를 확인한 뒤 해석한다.

□ 공복혈당 100~125mg/dL이 반복되면 당뇨병 전단계를 의심해 추가 검사를 고려한다.

□ 건강검진에서 총콜레스테롤뿐 아니라 LDL·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도 함께 본다.

□ 평소와 다른 혈압·혈당이 반복되면 날짜와 시간, 식사·운동·약 복용 여부를 기록한다.

□ 혈압약이나 당뇨병 약은 측정값 하나만 보고 임의로 줄이거나 끊지 않는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8-25
[건강 SOS] 운전 중 갑자기 식은땀·손 떨림…사고까지 부르는 ‘저혈당 쇼크’ 신호
혈당 떨어지면 판단력·반응 속도부터 저하…초기 신호 놓치면 의식 소실
운전 중 증상 나타나면 즉시 안전한 곳에 정차…당질 섭취 후 혈당 재확인
의식 흐린 환자에게 음식 먹이면 질식 위험…즉시 119 신고해야
운전 중 식은땀과 손 떨림, 어지럼증 등 저혈당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목적지까지 버티지 말고 즉시 가까운 안전지대에 차량을 세워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운전 중 발생한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렸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50분께 충남 논산시 계백로 강경도서관 인근 도로에서 40대 남성이 몰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1t 화물차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SUV 운전자와 화물차 탑승자 2명 등 모두 3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SUV 운전자는 의식이 혼미하고 식은땀을 흘리는 등 이상 증상을 보였으며, 병원 이송 후 저혈당 쇼크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운전자에게서 음주나 약물 복용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저혈당이 단순한 허기나 피로를 넘어 운전자의 판단력과 반응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위험성을 다시 환기한다.

저혈당이 찾아오면 초기에는 식은땀이나 손 떨림, 갑작스러운 공복감처럼 비교적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이를 무시하면 시야가 흐려지고 말과 행동이 어눌해지며, 결국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운전 중이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운전자는 어떤 신호를 알아차려야 하고, 도로 위에서 증상이 시작됐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식은땀·손 떨림 뒤 판단력까지 흐려진다

저혈당이 진행되면 식은땀과 손 떨림, 두근거림 같은 초기 신호에 이어 시야 흐림과 집중력 저하, 혼란과 의식 소실이 나타날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저혈당은 일반적으로 혈당이 70mg/dL 미만으로 내려간 상태를 말한다. 다만 저혈당 증상이 나타나는 수치는 사람마다 다르다. 평소 혈당이 높게 유지된 사람은 70mg/dL 미만이 아니어도 급격한 혈당 변화로 증상을 느낄 수 있고, 반대로 저혈당을 자주 경험한 사람은 수치가 상당히 떨어질 때까지 별다른 경고 신호를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혈당이 내려가기 시작하면 몸은 이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한다.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식은땀과 손 떨림, 가슴 두근거림, 불안감, 갑작스러운 허기, 창백함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몸이 보내는 일종의 조기경보다. 문제는 운전 중 이런 증상을 에어컨 바람이나 피로, 긴장, 단순한 공복감으로 오해하기 쉽다는 점이다.

저혈당이 계속되면 뇌가 사용할 포도당도 부족해진다. 이때부터 어지럼증과 두통, 흐릿한 시야, 집중력 저하,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운전 상황에서는 차선을 유지하거나 신호를 판단하는 능력, 앞차와의 거리를 계산하는 능력, 돌발 상황에 반응하는 속도가 함께 떨어질 수 있다. 겉으로는 술에 취한 것처럼 비틀거리거나 말과 행동이 이상해 보일 수도 있다.

혈당이 더 떨어지면 혼란과 이상 행동, 경련, 의식 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당분을 섭취하거나 위기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태를 의료적으로는 ‘중증 저혈당’이라고 한다. ‘저혈당 쇼크’는 이러한 심각한 상황을 가리킬 때 일상적으로 널리 쓰이지만, 의학적으로는 중증 저혈당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특히 인슐린이나 저혈당 위험이 있는 혈당 강하제를 사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평소 용량대로 약을 사용하고 식사를 거르거나 늦췄을 때, 예상보다 운동량이 많았을 때, 공복 상태에서 술을 마셨을 때 저혈당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신장 기능이 떨어져 약물이 몸에서 평소보다 늦게 배출되는 경우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당뇨병을 오래 앓았거나 저혈당을 반복적으로 경험한 사람은 ‘저혈당 무감지증’도 살펴야 한다. 식은땀과 떨림 같은 전조 증상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판단력이 흐려지거나 의식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저혈당이 잦아졌거나 이전과 달리 초기 증상을 알아차리기 어렵다면 운전 여부를 포함한 치료 계획을 의료진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 배가 고프고 식은땀이 난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의 상태를 저혈당으로 단정할 필요는 없다. 비슷한 증상은 탈수, 부정맥, 공황 증상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의식 변화, 흉통, 호흡곤란이 동반된다면 원인을 확인하기 위한 진료가 필요하다.

“조금만 더 가자”가 가장 위험…정차가 먼저다

운전 중 저혈당 증상을 느꼈다면 안전하게 정차한 뒤 혈당을 확인하고, 의식이 또렷할 경우 빠르게 흡수되는 당질 15~20g을 섭취한 후 15분 뒤 다시 측정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운전 중 식은땀이나 손 떨림, 갑작스러운 허기, 어지럼증, 흐릿한 시야, 집중력 저하가 나타났다면 목적지나 휴게소까지 참고 가려 해서는 안 된다. 저혈당이 진행되면 자신이 위험한 상태라는 사실을 판단하는 능력 자체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비상등을 켜고 가능한 한 가까운 안전한 공간에 차량을 세워야 한다. 갓길 역시 2차 사고 위험이 있으므로 주차장이나 졸음쉼터 등 도로에서 분리된 장소로 이동할 수 있다면 그곳에 정차한다. 다만 증상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면 무리하게 먼 곳까지 이동하지 말고 가장 가까운 안전지대를 선택한다. 정차한 뒤에는 시동을 끄고 혈당을 측정한다. 차량 밖으로 이동해야 한다면 주변 교통 상황과 2차 사고 위험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혈당이 70mg/dL 미만이고 의식이 또렷해 스스로 음식을 삼킬 수 있다면 빠르게 흡수되는 당질 15~20g을 섭취한다. 혈당을 바로 측정할 수 없더라도 인슐린이나 저혈당 위험이 있는 약물을 사용하는 사람이 전형적인 증상을 보인다면 안전하게 정차한 뒤 저혈당에 준해 대처한다. 포도당 정제가 있다면 제품에 표시된 함량을 확인해 먹는다. 준비된 제품이 없다면 설탕이나 꿀 1큰술, 당질 15~20g이 들어 있는 일반 주스나 당이 든 탄산음료, 사탕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제품마다 당류 함량이 다르므로 영양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이때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 빵처럼 지방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응급식품으로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지방이 당의 흡수를 늦춰 혈당을 신속하게 올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맛이 나는 음식이면 무엇이든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무설탕 사탕이나 제로 음료 역시 혈당을 올릴 당질이 충분하지 않아 저혈당 처치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

당질을 섭취한 뒤에는 15분간 휴식하고 혈당을 다시 측정한다. 여전히 70mg/dL 미만이거나 증상이 남아 있다면 같은 양의 당질을 한 차례 더 섭취한다. 혈당이 회복된 뒤 다음 식사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면 재발 방지를 위해 적절한 간식을 추가로 먹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증상이 사라질 때까지 무작정 많은 음식을 먹으면 반대로 혈당이 지나치게 오를 수 있어 정해진 양을 섭취하고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혈당이 저혈당 범위를 벗어났다고 곧바로 운전대를 다시 잡아서는 안 된다. 혈액 속 포도당이 회복된 뒤에도 집중력과 판단력, 반응 속도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 의료 전문가들은 저혈당을 처치한 뒤에도 판단력과 반사신경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약 40분간 운전을 미룰 것을 권고한다.

따라서 혈당이 안정되고 떨림이나 어지럼증뿐 아니라 멍한 느낌과 집중력 저하까지 완전히 사라졌는지 충분히 확인해야 한다. 증상이 심했거나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중증 저혈당이라면 다시 직접 운전하지 말고 가족이나 보호자의 도움을 받거나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의식 흐린 환자 입에 사탕 넣으면 오히려 위험

의식이 흐리거나 음식을 삼킬 수 없는 저혈당 환자에게 사탕이나 음료를 억지로 먹이면 질식할 수 있다. 즉시 119에 신고하고 호흡 상태를 살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저혈당이 의심되는 사람을 발견했을 때는 환자가 의식이 있는지, 음식을 안전하게 삼킬 수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의식이 또렷하고 대화가 가능하며 삼키는 데 문제가 없다면 운전을 중단시키고 안전한 곳에 앉힌 뒤 혈당을 확인한다. 저혈당이 확인되거나 전형적인 증상이 뚜렷하다면 앞서 설명한 당질 섭취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그러나 말이 통하지 않을 정도로 혼미하거나 제대로 삼키지 못하는 사람에게 사탕이나 주스, 물을 억지로 먹여서는 안 된다. 환자가 의식 없이 누워 있다고 해서 입안에 사탕을 넣거나 설탕물을 흘려 넣는 행동도 위험하다. 음식물이나 액체가 기도로 넘어가 질식이나 흡인성 폐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저혈당에는 무조건 단것부터 먹이면 된다’는 대응은 환자의 의식 상태에 따라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환자가 스스로 먹을 수 없거나 의식이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한다. 호흡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지 확인하고, 호흡은 있지만 의식이 없다면 구토물로 인한 질식을 막을 수 있도록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힌다. 경련이 나타나면 억지로 몸을 붙잡거나 입안에 물건을 넣지 말고, 주변의 위험한 물체를 치워 머리와 몸이 다치지 않도록 한다.

환자가 호흡하지 않거나 정상적인 호흡으로 보기 어려운 상태라면 119 상황요원의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글루카곤 응급주사나 비강 투여제를 처방받아 가지고 있고 사용법을 미리 교육받은 가족이나 보호자라면 정해진 방법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이후 의식을 회복하더라도 중증 저혈당이 발생한 원인을 확인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의료기관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예방의 출발점은 ‘증상이 생기면 대처하겠다’가 아니라 ‘운전 전에 위험을 확인하겠다’는 원칙이다. 인슐린이나 저혈당 위험이 있는 혈당 강하제를 사용하는 사람은 출발 전 혈당을 확인하고, 식사를 거르거나 늦춘 상태에서 운전하지 않는 것이 좋다. 평소보다 운동량이 많았거나 음주한 다음 날에는 예상하지 못한 시간에 혈당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포도당 정제나 사탕, 소용량 주스 같은 응급식품은 트렁크보다 운전석에서 손이 닿는 곳에 둔다. 다만 여름철 차량 내부는 온도가 크게 오를 수 있으므로 변질되기 쉬운 식품은 피하고 보관 상태와 유통기한을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한다면 현재 수치뿐 아니라 혈당이 내려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추세 화살표도 함께 살펴야 한다.

장거리 운전 때는 중간에 쉬면서 혈당을 확인하고, 동승자에게 자신의 저혈당 증상과 응급식품 위치를 알려두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저혈당이 반복되거나 경고 신호를 잘 느끼지 못한다면 스스로 약의 용량을 줄이기보다 의료진과 약물·식사·운동 계획을 조정해야 한다. 저혈당은 개인의 건강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운전대를 잡는 순간 동승자와 다른 도로 이용자의 안전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운전 전 ‘저혈당 안전 점검’

□ 식사를 거르거나 평소보다 늦추지 않았는가

□ 출발 전 혈당을 확인했는가

□ 최근 인슐린이나 혈당 강하제 용량이 달라지지 않았는가

□ 평소보다 운동량이 많거나 술을 마신 다음 날은 아닌가

□ 포도당 정제·사탕·주스 등 응급식품이 손이 닿는 곳에 있는가

□ 응급식품의 유통기한과 차량 내 보관 상태를 확인했는가

□ 장거리 운전 중 휴식과 혈당 확인 계획을 세웠는가

□ 식은땀·떨림·허기·어지럼증이 나타나면 즉시 정차한다는 원칙을 기억하고 있는가

□ 중증 저혈당이나 저혈당 무감지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운전 가능 여부를 상의했는가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8-20
[건강 SOS] 벌침 뽑고 뱀독 빨아낸다?…야외서 물리고 쏘였을 때 ‘하면 안 되는 행동’
  • 7~9월 벌 쏘임 71.9%·뱀 물림 56.8% 집중…늦여름 야외활동 주의
  • 벌 쏘인 뒤 숨차고 어지럽다면 ‘아나필락시스’…에피네프린이 1차 치료
  • 진드기는 억지로 뜯지 말고, 뱀독 빨기·상처 절개·강한 지혈은 금물
늦여름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에는 벌 쏘임, 진드기 교상, 뱀 물림이 모두 발생할 수 있어 상황별로 다른 응급대처법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휴가철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고 야외에서 맞닥뜨리는 위험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늦여름부터 초가을은 벌의 활동이 활발하고 풀숲에서 진드기나 뱀과 마주칠 가능성도 높은 시기다. 특히 산행과 캠핑은 물론 벌초와 농작업이 본격화되면서 물리거나 쏘이는 사고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질병관리청이 2021~2025년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를 분석한 결과 벌 쏘임 사고는 총 3405건 발생했고 77명이 입원했으며 15명이 사망했다. 연간 벌 쏘임의 71.9%가 7~9월에 집중됐다. 같은 기간 뱀 물림은 665건으로 9월이 24.7%로 가장 많았고 7월 15.3%, 8월 16.8%를 합하면 전체의 56.8%가 7~9월에 발생했다. 특히 뱀 물림 환자의 입원 비율은 60.2%에 달했다.

문제는 사고 직후의 잘못된 대응이다. 벌에 쏘였다고 침 주변을 무리하게 주무르거나, 진드기를 발견하자마자 손으로 뜯고, 뱀에 물린 상처를 칼로 짼 뒤 독을 빨아내는 행동은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반대로 겉보기에는 작은 벌레 물림에 불과해 보여도 호흡곤란과 저혈압을 동반하는 아나필락시스라면 몇 분 사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야외에서 물리고 쏘였을 때 중요한 것은 ‘뭔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정확히 구분하는 것이다.

벌은 ‘즉시’, 진드기는 ‘2주 뒤’까지…같은 벌레라도 봐야 할 것이 다르다

벌에 쏘였을 때는 벌침 제거와 세척이 우선이지만, 진드기는 억지로 뜯지 말고 제거 후 발열 등 이상 증상을 2주가량 관찰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벌에 쏘였다면 가장 먼저 벌이 있는 곳에서 벗어나 추가 공격을 피해야 한다. 이후 피부에 벌침이 남아 있는지 확인한다. 침이 보인다면 가능한 한 빨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은 신용카드와 같은 물체로 침을 밀어내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이후 쏘인 부위를 깨끗한 물로 씻고 차가운 찜질을 하면 통증과 부종 완화에 도움이 된다.

벌 쏘임 뒤 쏘인 자리만 붉어지고 아프거나 가려운 정도라면 대부분 국소 반응에 해당한다. 하지만 부종이 계속 커지거나 통증이 심해지고 전신 증상이 나타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특히 여러 마리의 벌에게 한꺼번에 쏘였거나 입안·목 주변을 쏘인 경우, 기존에 벌독 알레르기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상태를 더욱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모기나 등에, 개미 등 일반적인 곤충에 물렸을 때도 기본 대처는 비슷하다. 우선 상처를 깨끗하게 씻고 냉찜질을 해 부종과 가려움을 줄이는 것이 좋다. 가렵다고 계속 긁으면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서 세균에 의한 2차 감염이 생길 수 있다. 물린 자리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붉어지고 뜨거워지거나 통증·고름·발열 등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벌레 물림으로 넘기지 않는 편이 좋다.

반면 진드기는 물린 직후보다 이후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 야외활동 뒤 피부에 붙어 있는 진드기를 발견했다면 손톱으로 잡아 뜯거나 몸통을 비틀어 떼려고 해서는 안 된다. 질병관리청은 가능하면 의료기관에서 안전하게 제거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즉시 병원 방문이 어렵다면 핀셋 등을 이용해 피부에 최대한 가까운 부위를 잡고 진드기가 부서지지 않도록 천천히 제거한 뒤 물린 부위를 소독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이후 약 2주다. 국내에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참진드기에 물릴 경우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될 수 있다. SFTS는 주로 4~11월 발생하며 감염 후 5~14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과 구토·설사, 식욕저하, 림프절 비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중증으로 진행하면 신경계 이상이나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예방백신이나 특정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이 집계한 2015~2024년 국내 SFTS 누적 치명률은 18.0%다.

따라서 진드기에 물린 뒤 바로 아무 증상이 없다고 끝난 것이 아니다. 약 14일 동안 몸 상태를 살피고 발열이나 심한 몸살,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진에게 최근 야외활동 여부와 진드기 교상 사실을 알려야 한다.

두드러기 없어도 위험하다…숨차고 어지럽다면 ‘아나필락시스’ 의심

벌 쏘임 뒤 호흡곤란, 어지럼증, 입술·목 부종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국소 반응이 아니라 아나필락시스를 의심하고 즉시119와 응급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에피네프린 보유 시 허벅지 근육에 주사하는 것이 좋다. (이미지=AI로 생성)

벌 쏘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상황은 아나필락시스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물질에 노출된 뒤 급격하게 나타나는 전신 알레르기 반응으로 수분에서 수시간 이내 빠르게 악화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성인에서는 약물과 식품뿐 아니라 벌독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초기에는 전신 두드러기나 가려움,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으로 시작할 수 있다. 여기에 입술·혀·목이 붓거나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증상, 목이 조이는 느낌이 나타난다면 위험 신호다.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이나 혈압 저하, 실신, 심한 복통과 구토가 동반될 수도 있다.

특히 “두드러기가 없으니 아나필락시스가 아니다”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알려진 원인 중에는 피부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갑작스러운 기도수축이나 목 안의 부종, 혈압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아나필락시스가 의심된다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지 기다려보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환자를 평평한 곳에 눕히고 의식과 호흡 상태를 확인하면서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한다. 과거 아나필락시스를 진단받아 자가주사용 에피네프린을 처방받은 사람이라면 지체하지 말고 허벅지 바깥쪽 근육에 주사한다. 에피네프린은 아나필락시스 응급치료의 1차 약제다.

간혹 집에 있는 항히스타민제를 먼저 먹고 상태를 지켜보려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위험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는 두드러기나 가려움 같은 일부 증상을 완화하는 데 쓰이는 2차 약제일 뿐 기도 부종이나 저혈압을 빠르게 되돌리는 에피네프린을 대신할 수 없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바로 안심해서도 안 된다. 아나필락시스는 처음 증상이 호전된 뒤 다시 악화되는 2차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응급처치 뒤에도 6~12시간 이내 2차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응급실 이송과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결국 벌에 쏘인 뒤 봐야 할 것은 상처 크기만이 아니다. ‘피부가 얼마나 부었느냐’보다 ‘숨을 제대로 쉬는가, 어지럽지는 않은가, 의식이 또렷한가’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

뱀독 빨아내고 상처를 짼다?…움직임 줄이고 ‘병원까지의 시간’을 줄여야

뱀에 물렸을 때는 상처를 째거나 독을 빨아내려 하지 말고, 환자의 움직임을 최소화한 채 신속히 119에 신고하고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뱀에 물렸을 때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던 응급처치는 금물이다. 상처를 칼로 째 독을 빼거나 입으로 피와 독을 빨아내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독이 퍼지는 것을 막겠다며 끈이나 허리띠로 팔다리를 강하게 묶는 것도 위험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상처 절개나 흡입, 좁고 강한 지혈대 사용을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거나 오히려 위험할 수 있는 응급처치로 분류한다. 질병관리청 역시 상처를 째거나 입으로 독을 빨아내고 약초를 바르는 행동을 피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술이나 카페인을 마시는 행동 역시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뱀에 물렸다면 먼저 뱀에게서 안전한 거리까지 벗어나고 119에 신고해야 한다. 뱀을 잡거나 죽여서 병원에 가져가려는 행동은 다시 물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안전한 거리에서 가능하다면 사진 정도만 남기고 환자 이송을 우선해야 한다.

이후 환자를 안정시키고 걷거나 뛰지 못하게 해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팔이나 다리를 물렸다면 반지와 시계, 팔찌, 꽉 끼는 신발 등 부종이 발생했을 때 압박할 수 있는 물건을 미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질병관리청은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게 두고 움직임을 제한하도록 권고한다. WHO 역시 환자의 움직임을 최대한 억제하고 물린 팔다리를 고정한 채 가능한 빨리 의료기관으로 이송하는 것을 핵심 응급처치로 제시한다.

‘압박붕대’를 임의로 적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일부 뱀독에서는 압박 고정법이 독의 전신 확산을 지연시킬 수 있지만 WHO는 주로 국소 조직 손상이 크지 않은 신경독성 뱀 교상 등에 제한해 권고한다. 어떤 뱀에게 물렸는지 일반인이 현장에서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조건 세게 묶거나 압박하기보다 팔다리를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고 119의 지시에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

얼음을 직접 대거나 불로 지지는 행동, 검증되지 않은 약초나 민간요법을 사용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독사에 물렸는지 확신이 없더라도 상처 모양만 보고 스스로 판단해 귀가해서는 안 된다. 뱀독은 조직 손상뿐 아니라 혈액응고 이상, 신경계 증상, 저혈압 등 전신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신속한 의료기관 평가가 필요하다.

실제로 최근 5년간 국내 뱀 물림 사고의 60.2%가 입원으로 이어졌다. 사고 장소도 산속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체 뱀 물림의 43.0%는 야외·강·바다에서, 27.7%는 밭 등 농장·일차산업장에서 발생했으며 집에서 발생한 사고 가운데는 정원과 마당이 60.2%를 차지했다. 늦여름 산행뿐 아니라 집 주변 풀을 베거나 창고와 적치물을 정리하는 순간에도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야외에서 물리고 쏘였다면…‘바로 119’가 필요한 신호*

  • 벌이나 곤충에 쏘인 뒤 갑자기 숨이 차거나 쌕쌕거린다.
  • 입술·혀·목이 빠르게 붓거나 목이 조이는 느낌이 든다.
  • 갑자기 심한 어지럼증이 생기거나 의식을 잃는다.
  • 전신 두드러기와 함께 호흡곤란·구토·복통 등이 나타난다.
  • 여러 마리의 벌에게 한꺼번에 공격받았다.
  • 진드기에 물린 뒤 약 2주 이내 고열·심한 몸살·구토·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 뱀에 물렸거나 뱀에 물린 것으로 의심되며 부종·통증이 빠르게 넓어진다.
  • 뱀에 물린 뒤 출혈, 심한 구토, 어지럼증, 호흡곤란 또는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8-05
[건강 SOS] 휴가 뒤 피부가 가렵고 벗겨진다…일광화상 대처법은?
  • 붉어짐은 뒤늦게 심해지고 피부 벗겨짐은 며칠 뒤 시작
  • 오이·감자 팩보다 냉습포…알로에는 성분 확인해야
  • 물집·발열·어지럼증 동반하면 단순 피부 문제 아닐 수도
일광화상은 햇볕에 달궈진 피부가 단순히 건조해진 상태가 아니다. 강한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세포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붉어짐과 열감, 부기, 통증이 나타나는 화상의 일종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여름휴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피부에는 햇볕의 흔적이 남는다. 바닷가나 야외 수영장에서 하루를 보낸 뒤 어깨와 등이 붉어지고 화끈거리더니, 며칠이 지나자 피부가 가렵고 하얗게 일어나기 시작한다. 거슬린다는 이유로 들뜬 피부를 손으로 뜯거나 때수건으로 밀었다가는 회복 중인 피부를 다시 손상시킬 수 있다.

일광화상은 햇볕에 달궈진 피부가 단순히 건조해진 상태가 아니다. 강한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세포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붉어짐과 열감, 부기, 통증이 나타나는 화상의 일종이다. 과도한 햇빛에 노출된 뒤 3~6시간이 지나 증상이 시작되고, 12~24시간 사이 가장 심해질 수 있다. 여행지에서는 견딜 만했던 피부가 숙소나 집에 돌아온 뒤 더 뜨겁고 아파지는 이유다.

가벼운 일광화상은 대개 며칠에서 일주일가량 지나면서 호전된다. 그러나 피부가 벗겨진다고 해서 손상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피부에 남은 열과 통증을 줄이고, 각질이 일어나기 시작한 뒤에는 새로 드러난 피부를 보호해야 한다. 가려움이 유난히 심하거나 작은 발진이 무리 지어 생긴다면 일광화상이 아닌 광과민성 피부질환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붉고 뜨거운 첫날…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열 빼기’

피부를 식힐 때는 시원한 물로 짧게 샤워하거나 깨끗한 수건을 시원한 물에 적셔 화상 부위에 올린다. 얼음이나 아이스팩을 피부에 직접 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햇볕을 쬔 부위가 붉고 뜨거우며 따갑다면 추가적인 자외선 노출부터 중단해야 한다. 잠시 그늘에서 쉬는 데 그치지 말고 가능하면 실내로 이동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미 염증이 시작된 피부에 햇빛이 다시 닿으면 통증과 붉어짐이 심해질 수 있다.

피부를 식힐 때는 시원한 물로 짧게 샤워하거나 깨끗한 수건을 시원한 물에 적셔 화상 부위에 올린다. 얼음이나 아이스팩을 피부에 직접 대는 것은 피해야 한다. 지나치게 낮은 온도가 자외선으로 예민해진 피부를 다시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샤워를 마친 뒤에도 수건으로 문지르지 말고 가볍게 두드려 물기를 제거한다.

물기를 가볍게 닦은 뒤 피부가 촉촉할 때 향료와 알코올 성분이 적은 순한 보습제를 바르면 건조함과 당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통증이나 가려움이 심해 약이 필요하다면 연령과 기저질환, 복용 중인 약을 고려해야 한다. 약사나 의료진에게 적절한 성분과 사용법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넓은 부위에 일광화상을 입었다면 평소보다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체액이 손상된 피부 쪽으로 몰리면서 탈수가 동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은 체내 수분 손실과 피부 열감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증상이 가라앉을 때까지 피하는 것이 좋다.

오이·감자·알로에 팩, 무엇이 다를까

생오이나 생감자가 모든 사람에게 무해한 것도 아니다. 식재료가 손상된 피부를 자극하거나 접촉성 두드러기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나 식품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 장벽이 손상된 사람은 식재료를 갈아 만든 팩을 피하는 편이 낫다. (이미지=AI로 생성)

일광화상 부위에 차가운 오이나 감자를 얹는 민간요법도 흔하다. 그러나 오이와 감자가 자외선으로 인한 염증을 치료하거나 회복을 앞당긴다는 의학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일시적으로 시원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일광화상 관리에서는 식재료보다 시원한 샤워와 깨끗한 냉습포가 우선이다.

생오이나 생감자가 모든 사람에게 무해한 것도 아니다. 식재료가 손상된 피부를 자극하거나 접촉성 두드러기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이나 식품 알레르기가 있거나 피부 장벽이 손상된 사람은 식재료를 갈아 만든 팩을 피하는 편이 낫다. 물집이 터졌거나 피부가 벗겨져 진물이 나는 부위에는 오이와 감자는 물론 검증되지 않은 재료를 올려서는 안 된다.

알로에는 오이·감자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알로에 성분이 든 보습제나 젤은 가벼운 일광화상의 열감과 건조함을 완화하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손상된 피부를 즉시 복구하는 치료제로 볼 수는 없다.

생알로에 잎을 잘라 피부에 직접 문지르기보다 향료·색소·알코올이 적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처음에는 좁은 부위에 소량만 발라 반응을 살피는 것이 좋다. 알로에도 드물게 화끈거림이나 접촉성 피부염, 두드러기를 일으킬 수 있다. 바른 뒤 더 따갑거나 붉어지면 바로 씻어내고 사용을 중단한다.

피부가 벗겨지기 시작했다면…‘제거’보다 장벽 보호

일광화상을 입은 지 며칠이 지나면 붉은 기운이 줄어드는 대신 피부가 가렵고 얇은 껍질처럼 벗겨질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물로 짧게 씻고 순한 보습제를 여러 차례 덧바르는 정도면 충분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일광화상을 입은 지 며칠이 지나면 붉은 기운이 줄어드는 대신 피부가 가렵고 얇은 껍질처럼 벗겨질 수 있다. 이는 자외선에 손상된 피부 표면의 세포가 떨어져 나가는 회복 과정이다. 피부를 깨끗하게 정리해야 빨리 낫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억지로 각질을 떼어내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피부가 노출돼 통증과 자극이 길어질 수 있다.

들뜬 피부를 손톱이나 핀셋으로 잡아당기거나 때수건과 스크럽으로 미는 행동은 피한다. 뜨거운 물로 오래 씻거나 사우나를 이용하는 것도 열감과 가려움을 다시 키울 수 있다. 필링 제품과 각질 제거제, 레티놀을 비롯한 자극적인 기능성 화장품, 알코올이나 향이 강한 제품도 피부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사용을 쉬는 편이 안전하다.

이 시기에는 미지근하거나 시원한 물로 짧게 씻고 순한 보습제를 여러 차례 덧바르는 정도면 충분하다. 옷은 피부에 달라붙지 않는 부드럽고 넉넉한 소재를 선택한다. 몸에 꼭 끼는 운동복이나 수영복처럼 지속적으로 마찰을 일으키는 옷은 벗겨지는 피부를 자극해 가려움을 악화시킬 수 있다.

물집이 생겼다면 임의로 터뜨리지 말아야 한다. 물집을 덮은 피부는 상처를 외부 오염과 마찰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물집이 크거나 통증이 심하고 얼굴과 손처럼 관리하기 어려운 부위에 생겼다면 집에서 터뜨리기보다 의료기관에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물집이 저절로 터진 뒤에도 덮여 있는 피부를 손으로 벗겨내서는 안 된다. 붉은 부위가 주변으로 번지거나 통증과 부기가 심해지고, 진물에서 냄새가 나거나 고름이 보인다면 2차 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손상 부위를 계속 긁으면 감염 위험도 커질 수 있으므로 가려움이 참기 어렵다면 의료진에게 증상 완화 방법을 문의한다.

통증보다 가려움이 심하다면…일광화상 아닐 수도

가려움이 훨씬 심하고 작은 붉은 반점이나 오돌토돌한 발진이 무리 지어 나타난다면 다형광발진과 같은 광과민성 질환을 고려해야 한다. (사진=AI로 생성)

휴가 뒤 햇빛을 받은 부위가 가렵다고 해서 모두 일광화상인 것은 아니다. 전형적인 일광화상은 노출된 부위가 비교적 넓고 고르게 붉어지면서 뜨겁고 따갑거나 아픈 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 부기가 생기고, 심하면 물집을 거쳐 피부 표면이 벗겨질 수 있다.

반면 통증보다 가려움이 훨씬 심하고 작은 붉은 반점이나 오돌토돌한 발진이 무리 지어 나타난다면 다형광발진과 같은 광과민성 질환을 고려해야 한다. 다형광발진은 햇빛을 받은 뒤 수시간에서 수일 안에 팔과 다리, 가슴처럼 평소 햇빛에 자주 노출되지 않던 부위에 가려운 발진이나 작은 물집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햇빛 노출을 중단하면 호전될 수 있지만 다시 햇볕을 받으면 반복되기도 한다.

자외선 차단제나 향수, 화장품을 바른 부위에 햇빛 노출 이후 발진이 생겼다면 접촉성 피부염이나 광접촉피부염 가능성도 있다. 특정 물질이 피부를 직접 자극하거나 햇빛과 반응해 광독성 또는 광알레르기성 반응을 일으키면 붉어짐과 따가움, 가려움, 작은 물집이 나타날 수 있다. 휴가지에서 처음 사용한 자외선 차단제나 보디 제품이 있었다면 제품명과 사용 부위를 기록해 두는 것이 진료에 도움이 된다.

새로운 약을 복용한 뒤 평소보다 쉽게 피부가 붉어지거나 발진이 생겼다면 약물로 인한 광과민 반응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다만 피부 이상이 생겼다고 처방약을 임의로 끊어서는 안 된다. 복용 중인 약의 이름과 복용 시점, 햇빛에 노출된 시간, 발진 시작 시점을 정리해 처방 의료진이나 약사에게 알려야 한다.

발진이 햇빛을 받지 않은 부위까지 퍼지거나 집에서 관리해도 계속 악화되는 경우에도 단순한 일광화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반복되는 광과민 반응은 정확한 원인 확인과 진단이 필요하다.

물집에 어지럼증까지…피부 문제로만 보면 위험

피부 증상과 함께 오한이나 발열, 심한 두통, 메스꺼움, 어지럼증, 근육 경련, 극심한 무기력이 나타난다면 탈수나 온열질환이 동반됐을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대부분의 가벼운 일광화상은 집에서 피부를 식히고 보습하면서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넓은 부위가 심하게 붓거나 물집이 생기고 통증이 계속 커진다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얼굴과 손, 생식기 주변에 심한 물집이 생겼거나 영유아가 일광화상을 입은 경우에도 의료진의 판단을 받는 편이 안전하다.

피부 증상과 함께 오한이나 발열, 심한 두통, 메스꺼움, 어지럼증, 근육 경련, 극심한 무기력이 나타난다면 탈수나 온열질환이 동반됐을 가능성을 살펴야 한다. 강한 햇빛과 더위에 장시간 노출된 상황에서는 일광화상과 열탈진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의식이 흐려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쓰러지거나 체온이 급격히 높아진다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 몸을 식혀야 한다. 피부에 생긴 붉은 자국만 살피다가 전신의 경고 신호를 놓쳐서는 안 된다.

일광화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새로 드러난 피부는 자외선과 마찰에 민감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 통증이나 따가움이 남아 있다면 의복과 양산 등 물리적인 차단을 우선한다. 피부가 안정된 뒤에는 자외선 A와 자외선 B를 함께 차단하는 제품을 사용한다.

휴가 뒤 벗겨지는 피부에 필요한 것은 빠른 각질 제거가 아니라 기다림이다. 첫날에는 피부의 열을 낮추고, 이후에는 보습과 마찰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냉장고 속 식재료를 피부에 올리기보다 깨끗한 냉습포와 검증된 보습제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물집이나 전신 증상이 나타나거나 발진 양상이 전형적인 일광화상과 다르다면 자가 관리만 고집하지 말고 의료진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일광화상 뒤 피부 관리 체크리스트*

□ 얼음이나 아이스팩을 피부에 직접 대지 않는다

□ 뜨거운 물로 오래 씻거나 사우나를 이용하지 않는다

□ 오이와 감자를 갈아 피부 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 알로에는 향료·색소·알코올이 적은 제품인지 확인한다

□ 들뜬 각질을 손이나 핀셋으로 잡아당기지 않는다

□ 때수건·스크럽·필링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 물집을 임의로 터뜨리거나 덮인 피부를 벗기지 않는다

□ 꽉 끼는 옷으로 화상 부위를 마찰하지 않는다

□ 물을 충분히 마시고 음주는 피한다

□ 새로 복용한 약이 있다면 광과민 가능성을 확인한다

□ 발열·어지럼증·심한 물집이 나타나거나 고름이 보이면 진료받는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7-29
[건강 SOS] 더위 먹은 줄 알았는데…놓치면 위험한 폭염 건강 이상 신호 7가지
  • “어지럼증부터 의식 저하까지”…폭염이 보내는 위험 신호
  • 열탈진과 열사병, 비슷해 보여도 대응은 완전히 다르다
  • 고령자·어린이·만성질환자는 더 위험…증상별 대처법 숙지해야
폭염은 단순한 더위가 아니라 몸이 보내는 다양한 경고 신호를 통해 온열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열대야로 몸이 회복할 시간마저 부족해지고 있다. 낮 동안 강한 햇볕과 높은 습도에 노출된 뒤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으면 체온을 조절하는 신체 기능에 부담이 쌓인다. 야외근로자나 농업인처럼 더위에 장시간 노출되는 사람뿐 아니라, 냉방이 충분하지 않은 실내에서 생활하는 고령자와 만성질환자도 온열질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문제는 온열질환의 초기 증상이 일상적인 피로나 몸살과 비슷하다는 데 있다.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럽고 속이 메스꺼워도 “날이 더워서 그렇다”며 넘기기 쉽다. 그러나 수분과 전해질 손실이 계속되고 체온 상승이 이어지면 열탈진이 생명을 위협하는 열사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폭염 속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초기에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휴식과 수분 보충으로 회복할 수 있는 증상인지,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하는 응급상황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어지럼증과 심한 갈증, 메스꺼움, 근육경련, 이상행동, 경련, 의식 저하 등은 몸이 보내는 대표적인 폭염 경고 신호로, 증상에 따라 대응 방법도 달라진다. 특히 의식 변화나 경련처럼 뇌 기능 이상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나타났다면 지켜보는 것 자체가 위험할 수 있다.

“잠깐 쉬면 괜찮겠지”…열탈진이 보내는 초기 경고

심한 갈증과 어지럼증, 근육경련은 열탈진의 대표적인 초기 신호다. (이미지=AI로 생성)

폭염 때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온열질환은 열탈진이다. 더운 환경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땀을 배출한다. 이 과정이 계속되면 수분과 나트륨 등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가면서 혈액순환과 체온 조절 기능에 부담이 생긴다.

열탈진은 심한 갈증이나 피로감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머리가 아프고 어지럽거나 속이 메스꺼워질 수 있으며, 식은땀이 많이 나고 피부가 차갑고 축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맥박이 평소보다 빨라지거나 종아리와 허벅지, 복부 등에 근육경련이 나타나는 것도 주의해야 할 신호다. 해수욕이나 등산, 골프, 캠핑, 야외 작업을 마친 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겨서는 안 된다.

증상을 느꼈다면 즉시 활동을 멈추고 냉방이 되는 실내나 그늘진 장소로 이동해야 한다. 조이는 옷은 느슨하게 풀고 물이나 전해질을 함께 보충할 수 있는 음료를 한꺼번에 들이켜기보다 조금씩 나눠 마시는 편이 좋다. 젖은 수건으로 몸을 닦거나 선풍기와 부채를 이용해 체온을 낮추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충분히 쉬었는데도 어지럼증과 구토, 두통이 계속되거나 증상이 더 심해진다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특히 스스로 물을 마시기 어렵거나 의식이 흐려지기 시작하면 단순 열탈진 단계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어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말이 어눌하고 행동이 이상하다면…열사병 의심해야

의식 저하와 이상행동이 나타난다면 열사병을 의심하고 즉시 응급처치를 시작해야 한다. (이미지=AI로 생성)

폭염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질환은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체온 조절 기능이 무너지면서 중심체온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고 중추신경계 이상이 동반되는 응급질환이다. 치료가 늦어지면 뇌와 심장, 간, 신장 등 주요 장기가 손상될 수 있어 신속한 체온 저하와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열사병을 판단할 때 가장 주의 깊게 살펴야 할 신호는 의식과 행동의 변화다. 평소와 달리 말이 어눌해지거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방향 감각을 잃거나 엉뚱한 행동을 보인다면 즉시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심한 두통과 반복되는 구토, 휘청거림, 경련, 의식 소실도 대표적인 응급 신호다.

흔히 열사병에 걸리면 땀이 완전히 멈춘다고 생각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고온에 노출돼 발생하는 일반적인 열사병에서는 피부가 뜨겁고 건조해질 수 있지만, 운동 중 발생하는 운동성 열사병은 땀이 계속 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땀의 유무만으로 열사병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피부가 뜨겁고 의식이 흐려지거나 이상행동을 보인다면 땀을 흘리고 있더라도 응급상황으로 봐야 한다.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냉방이 되는 장소나 그늘로 옮겨야 한다. 겉옷을 벗기고 피부에 시원한 물을 뿌리거나 젖은 수건을 대고 바람을 일으켜 체온을 낮춰야 한다. 목과 겨드랑이, 사타구니 주변을 차갑게 하는 것도 응급 냉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의식이 흐리거나 구토하는 사람에게 물을 억지로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 물이나 음료가 기도로 넘어가 질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열사병은 뇌졸중이나 심혈관질환과 증상이 비슷할 수 있으므로 일반인이 원인을 구분하려 하기보다 구조 요청과 체온 저하를 우선해야 한다.

고령자만 위험한 게 아니다…폭염 취약군의 공통점

고령자와 영유아, 만성질환자는 폭염 시 체온 조절 능력이 떨어져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폭염은 누구에게나 부담을 주지만 체온 조절 기능이 약하거나 탈수에 취약한 사람에게 더 큰 위험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으로 65세 이상 고령자와 영유아, 심혈관질환·당뇨병·만성 신장질환을 앓는 사람, 거동이 불편한 사람 등이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고령자는 젊은 사람보다 갈증을 늦게 느끼고 땀을 통한 체온 조절 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 혼자 생활하면서 냉방기 사용을 줄이거나 외부와의 연락이 뜸한 경우에는 건강 이상을 제때 발견하기도 어렵다. 가족이나 주변인은 폭염 기간 고령자의 실내 온도와 수분 섭취 상태, 평소와 다른 행동이 나타나는지를 주기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성질환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신장질환이 있으면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이 쉽게 흔들릴 수 있다. 이뇨제를 비롯한 일부 약은 소변 배출을 늘리거나 체온 조절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처방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어서는 안 되며, 폭염 시 수분 섭취와 복약 관리에 대해서는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

영유아는 체온 조절 능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고 자신의 불편함을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다. 유모차나 차량처럼 열이 빠져나가기 어려운 환경에 짧은 시간만 머물러도 체온이 빠르게 오를 수 있다. 잠시 볼일을 보는 동안이라도 어린이를 차 안에 혼자 남겨서는 안 된다.

젊고 건강한 사람도 온열질환에서 예외는 아니다. 폭염 속에서 러닝과 축구, 등산, 자전거 등 고강도 운동을 이어가면 운동성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기록 달성이나 체중 감량을 위해 휴식 없이 운동하거나 통풍이 잘되지 않는 복장을 착용하면 체온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날에는 운동 시간을 이른 아침이나 해가 진 뒤로 조정하더라도 온도와 습도를 확인하고, 평소보다 강도와 시간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땀 나면 괜찮다?”…폭염 때 잘못 알려진 건강 상식

폭염에서는 잘못된 상식보다 몸의 변화와 정확한 대응이 더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폭염과 관련해 가장 흔한 오해는 땀이 많이 나면 체온 조절이 잘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땀은 체온을 낮추기 위한 정상적인 반응이지만, 과도한 발한이 이어지면 수분과 전해질 손실이 커져 열탈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땀이 나지 않는다고 무조건 열사병인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땀의 양보다 의식 상태와 체온, 피부 상태, 구토나 경련 등 동반 증상이다.

수분만 충분히 섭취하면 된다는 생각도 주의해야 한다. 가벼운 탈수에는 물 섭취가 도움이 되지만, 장시간 많은 땀을 흘렸다면 전해질도 함께 손실됐을 수 있다. 그렇다고 소금이나 스포츠음료를 과도하게 섭취할 필요는 없다. 심장이나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수분과 전해질 섭취에 제한이 있을 수 있어 기존 치료 지침을 따라야 한다.

실내에 머무르면 온열질환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 역시 틀릴 수 있다. 직사광선이 없더라도 환기가 되지 않거나 냉방이 부족한 실내는 열이 축적될 수 있다. 특히 최상층 주택이나 옥탑방, 창고, 비닐하우스, 조리시설 주변에서는 실내 온도가 외부 못지않게 높아질 수 있다.

폭염은 단순히 불쾌하고 피곤한 날씨가 아니다. 우리 몸이 열을 배출하지 못하면 짧은 시간 안에도 응급상황으로 진행할 수 있는 건강 위험요인이다. 어지럼증이나 두통, 메스꺼움이 나타났을 때 즉시 활동을 멈추는 것, 의식 변화가 생겼을 때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는 것이 폭염 피해를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대응이다.

*폭염 건강 체크리스트*

□ 갈증이 없어도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신다.

□ 폭염특보가 내려진 날에는 한낮의 야외활동과 고강도 운동을 줄인다.

□ 어지럼증·두통·메스꺼움·근육경련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장소로 이동한다.

□ 휴식과 수분 섭취 후에도 증상이 계속되거나 악화하면 의료기관을 찾는다.

□ 말이 어눌해지거나 이상행동·경련·의식 저하가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한다.

□ 의식이 흐린 사람에게 물이나 음료를 억지로 먹이지 않는다.

□ 혼자 사는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의 건강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한다.

□ 어린이나 반려동물을 차량 안에 잠시라도 혼자 남겨두지 않는다.

□ 복용 중인 약은 임의로 중단하지 말고, 폭염 시 복약 및 수분 관리 방법은 의료진과 상담한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7-22
[건강 SOS] 여름 감기인 줄 알았는데…여름 휴가철 조심해야 할 바이러스 감염병 다섯 가지
  • 수족구병 영유아 중심 증가…손·장난감·분비물 통한 전파 주의
  • 파라인플루엔자·코로나19, 냉방 속 밀집된 실내에서도 방심 금물
  • 일본뇌염 경보에 SFTS까지…휴가철 모기·진드기 노출도 살펴야
여름철에는 영유아 사이에서 번지는 수족구병부터 호흡기 바이러스, 모기·진드기가 매개하는 감염병까지 노출 경로가 다양하다. 증상뿐 아니라 최근 머문 장소와 활동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한여름 건강을 위협하는 감염병이라고 하면 상한 음식이나 식중독부터 떠올리기 쉽다. 높은 기온과 습도 속에서 세균성 감염병에 대한 경계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여름철 주의해야 할 감염원이 세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이 함께 만지는 장난감과 놀이시설, 냉방을 위해 창문을 닫아둔 실내 공간, 휴가지의 풀숲과 야영장까지 일상 곳곳에서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해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

이미 일부 감염병에서는 뚜렷한 증가세도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2026년 감염병 표본감시 자료에 따르면 수족구병 의사환자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26.4명으로 전주 19.4명보다 증가했다. 특히 0~6세에서는 36.9명에 달했다. 같은 기간 표본감시 대상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의 병원체별 분포에서는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가 37.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도 의원급 호흡기감염병 의심환자 검체에서 바이러스 검출률이 3.3%로 전주 3.2%보다 소폭 상승했다.

야외로 눈을 돌리면 또 다른 감염 경로가 있다. 질병관리청은 대구지역에서 채집한 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됨에 따라 지난달 17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도 국내에서 주로 4~11월 발생해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시기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 환자가 늘고 있는 감염병부터 늦여름 이후 위험이 커지는 감염병까지 시기와 위험 정도는 서로 다르지만 휴가철을 앞두고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문제는 초기 증상만으로 원인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여름 감기’처럼 시작해도 아이의 입과 손발에 물집이 생겼는지, 최근 밀집된 실내에 오래 머물렀는지, 모기나 진드기에 노출될 만한 야외활동을 했는지에 따라 살펴봐야 할 감염병은 달라진다. 단순히 ‘열이 난다’는 증상만 볼 것이 아니라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했는지, 어떤 경로로 감염원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손과 장난감 따라 번지는 수족구병…아이 입·손·발의 물집 살펴야

수족구병은 환자의 분비물이나 대변, 오염된 손과 물건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어린이가 자주 만지는 장난감과 공용물품을 청결하게 관리하고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예방의 기본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여름철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가장 먼저 주의할 감염병 가운데 하나가 수족구병이다. 콕사키바이러스 등 엔테로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며 주로 어린 영유아에게 많이 나타난다. 질병관리청은 수족구병이 통상 6~9월 유행하는 특성이 있으며, 올해도 영유아를 중심으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에는 발열이나 인후통, 식욕 저하, 무력감처럼 흔한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후 입안의 볼 안쪽이나 잇몸·혀에 붉은 반점이나 물집, 궤양이 생기고 손과 발 등 피부에도 발진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7~10일 안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드물게 뇌수막염이나 뇌염 등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상태가 악화된다면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수족구병이 까다로운 이유는 전파되는 길이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환자의 대변이나 침·가래·콧물, 물집의 진물 등 분비물과 접촉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건을 만지는 과정에서 감염될 수 있다. 직접 접촉이나 비말을 통한 사람 간 전파도 가능하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뿐 아니라 놀이터와 여름캠프처럼 아이들이 밀접하게 접촉하고 물건을 함께 사용하는 장소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예방의 기본은 손 씻기다. 외출 후와 식사 전후, 배변 후는 물론 보호자가 아이의 기저귀를 갈거나 환자를 돌본 뒤에도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 것이 좋다. 장난감과 놀이기구, 문손잡이 등 여러 사람이 반복해서 만지는 표면과 공용물품도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렸다면 열이 조금 내렸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어린이집이나 물놀이 시설에 보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질병관리청은 환자의 물집이 완전히 나을 때까지 어린이집·유치원 등의 등원·등교와 키즈카페, 수영장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증상이 호전된 뒤에도 손 씻기 등 위생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에어컨 켠 실내도 안전지대 아니다…파라인플루엔자·코로나19

파라인플루엔자와 코로나19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는 여름에도 발생한다. 냉방을 위해 장시간 닫힌 실내에 많은 사람이 머물 경우 환기와 기침 예절 등 기본적인 예방수칙을 챙길 필요가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두 번째로 살펴볼 바이러스는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다. 이름 때문에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의 한 종류처럼 생각하기 쉽지만 서로 다른 바이러스다. 감염되면 발열과 콧물, 기침, 재채기, 인후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어린아이에서는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사람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소아에게 후두와 기관 등에 염증이 생기는 크루프를 일으킬 수 있고 기관지염·세기관지염·폐렴 등 하기도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감기 증상과 함께 개가 짖는 듯 ‘컹컹’거리는 기침을 하거나 목소리가 쉬고 숨쉬기 힘들어하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여름 감기로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현재 국내 감시에서도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두드러진다. 최근 표본감시 대상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보고된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입원환자는 1098명이었고, 병원체별 비중은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37.1%, 리노바이러스 32.0%, 사람 메타뉴모바이러스 12.3% 순이었다. 의원급 호흡기바이러스 감시에서도 파라인플루엔자바이러스 검출률이 26.6%로 가장 높았다.

세 번째는 코로나19다. 코로나19는 특정 계절에만 발생하는 감염병은 아니지만 여름이라고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입원환자는 14명으로 최근 3주 증가했다. 의원급 외래 호흡기감염병 의심환자의 바이러스 검출률도 증가세에 있다. 아직 수치 자체가 높은 수준은 아니므로 ‘재유행’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주의하는 것이 좋다.

주목할 것은 여름의 생활환경이다. 폭염이 이어지면 에어컨을 켜고 창문을 닫은 채 장시간 실내에 머물기 쉽다. 휴가철에는 공항과 기차·버스, 숙박시설, 대형 실내시설처럼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 모이는 상황도 많아진다.

에어컨을 켠다고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냉방을 위해 창문을 장시간 닫아 환기가 부족해지고 많은 사람이 한 공간에 머물면 호흡기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 냉방 중에도 주기적으로 환기하고,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기침 예절을 지키며 상황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같은 ‘감기 같은 증상’이라도 원인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재차 명심하자. 특히 영유아에게 컹컹거리는 기침과 호흡곤란이 나타나거나 고열이 지속되는 경우, 고령자나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에게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단순 냉방병이나 여름 감기로 판단하지 말고 상태에 따라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모기와 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일본뇌염·SFTS는 야외활동 뒤가 중요

여름철 산과 계곡, 캠핑장 등에서는 모기와 진드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에도 주의해야 한다. 긴 옷을 착용하고 기피제를 사용하며 풀숲과의 직접 접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여름철 바이러스 감염은 사람 사이에서만 퍼지는 것이 아니다. 휴가철 산과 계곡, 캠핑장, 농촌 지역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면 모기와 진드기를 매개로 한 바이러스 감염에도 노출될 수 있다.

네 번째로 주의할 일본뇌염은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올해는 대구지역에서 채집된 모기에서 일본뇌염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되면서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됐다. 국내 일본뇌염 매개모기는 통상 8~9월에 밀도가 정점에 이르고, 환자는 대부분 8~9월에 첫 신고가 나온 뒤 11월까지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지금부터 모기 물림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하는 이유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증상에 그칠 수 있다. 그러나 드물게 뇌염으로 진행하면 고열과 두통, 발작, 착란, 경련, 마비, 방향감각 상실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사망이나 신경계 후유증 위험도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야외활동 때 밝은색의 긴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줄이고 노출된 피부나 옷에는 허가된 모기 기피제를 사용한다. 숙소나 집에서는 방충망 상태를 확인하고 주변의 물웅덩이나 막힌 배수로 등 고인 물을 없애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일본뇌염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국가예방접종 대상 아동은 표준 일정에 맞게 접종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과거 접종 경험이 없는 만 18세 이상 성인 가운데 논이나 돼지 축사 인근 등 위험지역에 거주하거나 전파 시기에 해당 지역에서 활동할 예정인 경우, 일본뇌염 위험국가 여행자 등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다섯 번째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다. 주로 SFTS 바이러스를 가진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며 국내 환자는 주로 4~11월 사이 발생한다. 등산과 캠핑, 농작업, 텃밭 작업, 벌초 등 풀숲과 접촉하는 활동이 많을수록 주의가 필요하다.

진드기에 물린 뒤 약 2주 이내 고열과 오한, 근육통, 식욕 저하, 오심·구토·설사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몸살이나 장염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중증으로 진행하면 혈소판과 백혈구 감소,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예방백신과 효과가 확립된 특이 치료제가 없어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풀숲에서는 긴소매와 긴바지, 긴 양말과 발을 덮는 신발을 착용하고 풀밭에 그대로 눕거나 옷을 벗어두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야외활동을 마친 뒤에는 옷을 세탁하고 가려움 등의 이상 증상이 있을 때는 샤워하면서 머리카락과 귀 주변, 겨드랑이, 허리, 무릎 뒤, 사타구니 등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확인한다.

열이 난다고 모두 같은 감염은 아니다

여름철 감염병은 발열이나 피로감 같은 초기 증상만으로 원인을 구별하기 어렵다. 진료를 받을 때는 최근 놀이시설이나 밀집된 실내 방문, 여행·캠핑·등산 등 노출 가능성이 있는 활동을 의료진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여름철 바이러스 감염은 발열이나 피로감 같은 증상만으로 원인을 구분하기 어렵다. 아이의 입·손·발에 물집이 생겼는지, 밀집된 실내에 오래 머물렀는지, 캠핑·등산·농작업 등 야외활동을 했는지 같은 최근 노출 이력이 중요한 단서가 된다.

결국 다섯 가지 바이러스 감염병을 막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다. 손과 오염된 물건을 따라 퍼지는 감염에는 손 씻기와 환경 위생이, 호흡기를 통해 퍼지는 바이러스에는 환기와 기침 예절, 상황에 따른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 모기와 진드기가 매개하는 감염병은 긴 옷과 기피제 사용, 야외활동 후 몸을 확인하는 별도의 예방 행동이 필요하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이달 말부터는 ‘여름 감기겠지’ 하고 증상만 넘겨짚기보다 최근 어떤 장소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다. 같은 발열이라도 아이가 다녀온 놀이시설, 장시간 머문 밀집된 실내, 주말에 걸었던 풀숲길이 서로 다른 감염 가능성을 가리키는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바이러스 감염 예방 체크리스트

□ 외출·식사·배변 후 손을 제대로 씻었나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다. 아이의 기저귀를 갈거나 환자의 분비물을 닦은 뒤에도 반드시 손을 씻는다.

□ 아이들이 자주 만지는 물건을 청결하게 관리했나

장난감과 문손잡이, 놀이기구 등 여러 사람이 반복해서 만지는 물건과 표면을 청결하게 관리한다.

□ 에어컨을 켠 실내도 환기하고 있나

냉방 중에도 주기적으로 환기한다. 기침이나 콧물 등 호흡기 증상이 있다면 기침 예절을 지키고 상황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한다.

□ 야외활동 전·중·후 진드기와 모기 노출을 줄였나

산·계곡·캠핑장·풀숲에서는 긴소매와 긴바지, 발을 덮는 신발을 착용하고 허가된 모기·진드기 기피제를 사용법에 맞게 사용한다. 풀밭에 그대로 앉거나 눕지 말고 돗자리를 이용하며, 귀가한 뒤에는 옷을 세탁하고 샤워하면서 몸에 진드기가 붙어 있지 않은지 확인한다.

□ 열이 나기 전 어디에 다녀왔는지 기억하고 있나

놀이시설과 밀집된 실내 방문, 캠핑·등산·농작업 등 최근 활동 이력을 확인한다. 진료를 받을 때 모기나 진드기 노출 가능성을 포함한 최근 활동을 의료진에게 알린다.

이럴 땐 ‘여름 감기’로 넘기지 마세요

  • 아이에게 발열과 함께 입안·손·발에 물집이나 발진이 나타난다.
  • 아이에게 컹컹거리는 기침이나 쉰 목소리와 함께 호흡하기 힘든 증상이 나타난다.
  • 등산·캠핑·농작업 등 야외활동 후 2주 이내 고열과 심한 몸살, 구토·설사 등이 생긴다.
  • 모기 노출 뒤 고열·심한 두통과 함께 의식 변화나 경련 등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난다.
  • 원인과 관계없이 호흡곤란, 의식저하, 경련, 심한 탈수 등 전신 상태가 급격히 나빠진다.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특정 바이러스 감염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기보다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특히 진료 과정에서 최근 어린이집·놀이시설 이용, 가족이나 주변 사람의 호흡기 증상, 여행과 캠핑·등산·농작업 등 ‘최근 노출 이력’을 함께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7-15
[건강 SOS] 몸보신하려다 탈 난다…초복 보양식, ‘음식 궁합’ 보다 더 따져야 할 것은?
  • 삼계탕 국물에 소금·김치 더하면 나트륨 부담 가중
  • 장어 먹은 날 간 요리·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 중복 주의
  • 음식의 고정된 ‘상극’보다 건강 상태와 한 끼 전체 살펴야
초복 보양식은 ‘무엇을 먹느냐’만큼 ‘어떻게 함께 먹느냐’도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삼복더위’라는 말이 실감 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본격적인 삼복더위의 시작을 알리는 초복이다. 삼계탕과 백숙, 장어구이 등 보양식을 찾는 발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양식을 둘러싸고는 특정 음식끼리 함께 먹으면 설사하거나 영양소의 효능이 사라진다는 식의 ‘음식 상극’ 이야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일반적인 식사 수준에서 서로 다른 음식 두 가지가 만나 독성 물질을 만든다는 주장은 의학적·영양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살펴야 할 음식 궁합은 따로 있다. 삼계탕 국물과 김치·소금에서 나트륨이 겹치거나, 장어와 간 요리·고함량 영양제를 통해 동물성 비타민 A를 중복 섭취하는 경우다. 삼계탕을 먹은 직후 홍삼 농축액을 추가하거나 고단백 보양식에 술과 탄수화물 중심의 후식을 곁들이는 식사도 몸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결국 음식 궁합은 특정 식재료의 상극을 찾는 문제가 아니다. 한 끼에 어떤 영양소와 위험 요인이 얼마나 겹치는지, 현재 자신의 몸이 해당 음식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삼계탕에 소금·김치까지? 먼저 살펴야 할 ‘나트륨 중복’

삼계탕 한 그릇보다 더 문제일 수 있는 것은 국물과 짠 반찬의 중복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삼계탕은 닭고기를 통해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지만 닭 한 마리와 찹쌀, 국물까지 모두 먹으면 한 끼의 열량과 단백질 섭취량이 상당해질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가정식 삼계탕’ 표준 분석값을 보면 총 내용량 900g을 기준으로 100g당 열량은 101㎉, 단백질 10.68g, 지방 4.8g, 나트륨 82㎎이다. 이를 전체 중량으로 환산하면 약 909㎉, 단백질 96.1g, 지방 43.2g, 나트륨 738㎎이다. 음식점 삼계탕은 닭의 크기와 국물 양, 간을 맞추는 방식에 따라 영양성분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삼계탕을 먹을 때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궁합은 닭고기와 특정 채소가 아니라 국물과 짠 반찬의 조합이다. 이미 간이 된 국물에 소금을 추가하고 김치와 깍두기, 장아찌·젓갈까지 곁들이면 나트륨 섭취량이 빠르게 늘어난다. 국물을 끝까지 마시는 습관도 나트륨 부담을 키운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세계보건기구 권고에 따라 하루 나트륨 섭취량을 2000㎎, 소금으로는 약 5g 이하로 줄이도록 안내한다. 김치와 장아찌, 젓갈처럼 염분이 많은 반찬을 줄이고 국물 섭취를 제한하는 것도 나트륨을 줄이는 방법이다.

고혈압이나 심부전, 만성콩팥병이 있는 사람에게는 국물과 짠 반찬의 중복이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만성콩팥병 환자는 콩팥 기능과 치료 단계에 따라 단백질과 나트륨, 칼륨, 인 섭취량을 개별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모든 환자에게 같은 식사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주치의나 임상영양사와 상의하는 것이 적절하다.

싱겁게 먹기 위해 사용하는 ‘저나트륨 소금’도 성분표를 살펴야 한다. 일부 제품은 염화나트륨의 일부를 염화칼륨으로 대체한다. 일반 성인에게는 소금 섭취를 줄이는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콩팥 기능이 떨어지거나 칼륨 배설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오히려 고칼륨혈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찹쌀이 들어간 삼계탕에 공깃밥이나 국수를 추가하고 식사 뒤 달콤한 음료나 빙수를 먹는 조합도 주의해야 한다. 음식끼리 맞지 않아서가 아니라 탄수화물과 총열량이 한 끼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당뇨병이나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사람은 삼계탕 속 찹쌀과 추가로 먹는 밥·면·후식을 하나의 식사로 계산해야 한다.

한의학적 관점에서도 특정 음식 두 가지의 고정된 상극보다는 음식의 성질과 먹는 사람의 체질, 당시의 소화 상태를 함께 살핀다. 사상의학에서는 삼계탕처럼 따뜻한 성질의 음식이 체질과 몸 상태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얼굴이 붉거나 갈증이 난다는 몇 가지 증상만으로 체질을 자가 판단하기는 어렵다. 평소 열감이나 소화 불편이 심하다면 매운 양념과 마늘·생강을 지나치게 더하거나 삼계탕을 연이어 과식하지 않는 정도로 접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장어에 간 요리·영양제까지? 비타민 A 중복 섭취 주의

장어는 보양식이지만, 간 요리나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와의 중복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고추장 장어구이 100g에는 열량 259㎉, 지방 17.21g, 단백질 19.82g, 나트륨 322㎎이 들어 있다. 비타민 A는 686㎍ RAE로 1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98%에 해당한다.

다만 1일 영양성분 기준치가 곧 과잉 섭취 위험을 나타내는 상한섭취량은 아니다. 장어 100g을 먹었다고 곧바로 비타민 A 과잉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또 음식점마다 장어의 종류와 양념 배합, 1인분 중량도 달라 실제 섭취량에는 차이가 있다.

오히려 장어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실제 조합은 복숭아와 같은 특정 과일이 아니라 소·돼지 간 요리와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다. 장어를 넉넉히 먹은 날 간 요리를 추가하거나 레티놀·레티닐 팔미테이트 등 동물성 비타민 A가 든 영양제를 함께 섭취하면 비타민 A 섭취량이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성인의 동물성 비타민 A 상한섭취량을 하루 3000㎍ RAE로 제시한다. 음식과 보충제를 통해 섭취한 레티놀과 레티놀 에스터 형태의 비타민 A를 합산한 값이다. 한 끼의 장어가 곧바로 비타민 A 중독을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간 요리나 고함량 보충제를 반복적으로 겹쳐 먹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좋다.

또 임신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고함량 동물성 비타민 A 보충제를 임의로 추가하지 않아야 한다. 과도한 동물성 비타민 A 섭취는 태아의 선천성 결함 위험과 연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드름이나 건선 치료 등에 사용하는 일부 레티노이드 계열 약물도 비타민 A 보충제와 함께 복용할 경우 과잉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해당 약물을 복용 중이라면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를 임의로 추가하지 말고 의료진에게 확인해야 한다.

양념 장어구이에 밥과 냉면, 달콤한 음료까지 더하면 총열량과 탄수화물·나트륨 섭취량이 커질 수 있다. 장어를 먹을 때는 양념을 지나치게 덧바르거나 밥과 면을 함께 먹는 것을 줄이고, 짜지 않은 채소 반찬을 곁들이는 편이 낫다.

통풍이나 고요산혈증이 있다면 장어 한 가지보다 보양식 식탁 전체를 살펴야 한다. 내장류와 육류·일부 어패류를 많이 먹고 술까지 곁들이는 식사 패턴은 요산 관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많은 양의 음주는 통풍 발작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삼계탕 먹고 홍삼액까지? 복용 약과 조리 위생 확인해야

보양식의 효과를 더하려는 추가 섭취보다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약물 복용 여부와 조리 위생이다. (이미지=AI로 생성)

삼계탕과 백숙에는 인삼이나 황기, 대추, 마늘 등이 들어간다. 음식에 들어가는 소량의 인삼과 인삼 추출물을 농축한 건강기능식품을 같은 수준으로 볼 필요는 없다.

주의할 상황은 보양 효과를 높이겠다며 삼계탕을 먹은 직후 홍삼 농축액이나 인삼 추출물, 여러 한방 원료가 든 보충제를 추가로 섭취하는 경우다. 특히 약을 매일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천연 원료라는 이유만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인삼은 혈당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어 당뇨병 환자가 농축 제품을 섭취할 때는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일부 혈압약과 스타틴 계열 지질저하제, 항우울제와의 상호작용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 근거는 일관되지 않다. 와파린 등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임의로 홍삼·인삼 농축 제품을 추가하기보다 의사나 약사에게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삼계탕에 든 인삼 한 조각을 과도하게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문제는 음식 속 소량의 재료가 아니라 농축 제품을 여러 종류 추가하거나 복용 중인 약과의 상호작용을 확인하지 않는 식습관이다.

영양 궁합만큼 중요한 것이 조리 위생이다. 생닭에는 캠필로박터균 등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균이 존재할 수 있다. 생닭을 씻는 과정에서 튄 물이나 생닭을 만진 손과 칼·도마를 통해 균이 채소와 다른 음식으로 옮겨갈 수 있다.

생닭은 가급적 물에 씻지 않고 바로 조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씻는 과정에서 물방울을 통해 균이 싱크대와 조리도구, 주변 식재료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닭을 만진 손과 조리도구는 즉시 깨끗이 씻고, 채소와 생닭에는 서로 다른 칼과 도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닭고기는 중심부 온도가 75℃ 이상이 되도록 충분히 익혀야 한다. 많은 양의 삼계탕이나 백숙을 미리 조리한 뒤 여름철 실온에 오래 두는 것도 피해야 한다. 먹을 만큼만 덜어내고 남은 음식은 가능한 한 신속하게 식혀 냉장 보관해야 한다. 다시 먹을 때는 일부만 미지근하게 데우지 말고 음식 전체가 충분히 뜨거워지도록 재가열해야 한다.

초복에 따져야 할 음식 궁합은 함께 먹으면 독이 되는 재료를 찾는 일이 아니다. 국물과 짠 반찬, 장어와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 인삼 농축 제품과 복용 약처럼 한 끼에 같은 영양소와 위험 요인이 얼마나 겹치는지 살펴야 한다. 보양식의 이름보다 자신의 건강 상태와 식탁 전체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복 보양식 먹기 전 ‘건강 궁합’ 체크리스트

□ 삼계탕 국물에 소금을 추가하지 않았는가

□ 김치·장아찌·젓갈 등 짠 반찬을 여러 가지 곁들이지 않았는가

□ 콩팥병이 있다면 저나트륨 소금의 염화칼륨 함량을 확인했는가

□ 찹쌀이 든 삼계탕에 밥·면·달콤한 후식을 추가하지 않았는가

□ 열감이나 소화 불편이 있는데 매운 양념과 마늘·생강을 지나치게 더하지 않았는가

□ 장어를 먹는 날 간 요리와 고함량 비타민 A 보충제를 겹치지 않았는가

□ 통풍이나 고요산혈증이 있는데 육류·내장류·일부 어패류와 술을 한꺼번에 많이 먹지 않았는가

□ 약을 복용하면서 홍삼·인삼 농축 제품을 임의로 추가하지 않았는가

□ 생닭을 물에 씻어 주변 조리도구와 식재료에 물이 튀게 하지 않았는가

□ 생닭과 채소에 서로 다른 칼·도마를 사용했는가

□ 닭고기 중심부까지 충분히 익혔는가

□ 조리한 보양식을 여름철 실온에 오래 두지 않았는가

황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