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마을

이슈2026-10-28
강남 구룡마을 화재로 77가구 107명 피해…되풀이되는 화재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화재가 밤샘 진화 끝에 발생 12시간 49분 만인 28일 새벽 완전히 꺼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불은 27일 오후 3시 50분께 마을 2지구 가건물에서 시작됐다. 소방은 9분 뒤인 오후 3시 59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불길이 확산하자 오후 4시 29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오후 10시 5분께 더 이상 번질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1단계로 하향한 소방은 28일 오전 2시 21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이어 잔불 정리를 거쳐 오전 4시 39분께 불을 완전히 끄고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를 모두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화재가 발생한 구룡마을 (사진=연합뉴스)

불은 바람을 타고 1·3·7지구로 번졌으며, 인근 구룡산 일부에도 옮겨붙었다가 잔불 정리 과정에서 모두 꺼졌다. 소방은 인력 232명과 헬기 6대 등 장비 110대를 투입했으나, 해가 진 데다 용수 부족과 강풍까지 겹쳐 진화에 애를 먹었다. 현장에서 치솟은 연기는 서울 도봉구와 경기 안양시에서도 관측됐다. 인근 주민들은 가스통 폭발음으로 추정되는 굉음이 여러 차례 들렸다고 전했다.

인명피해는 30대 여성 1명이 다리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데 그쳤다. 주민 39명은 스스로 몸을 피했다. 1·2·3지구에 살던 77가구 107명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으며, 강남구는 개포중학교와 구룡중학교 체육관, 인근 숙소 등에 대피소를 마련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화재 상황을 보고받고 “화재 진압에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거주 중인 주민의 인명 구조와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구룡마을의 대형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불과 9개월여 전인 올해 1월 16일에도 4지구에서 난 불이 5·6지구로 번져 주민 258명이 대피했다. 당시에도 대응 2단계가 발령됐고, 불은 신고 접수 8시간 28분 만에 꺼졌다. 2023년 1월 20일에는 4지구 화재로 약 60가구가 불에 타고 주민 500여 명이 대피했다. 당시 집계로는 2009년부터 2023년 화재까지 이 마을에서만 최소 16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2014년 11월에는 화재로 주민 1명이 숨지기도 했다.

화재가 되풀이되는 배경으로는 마을의 구조적 취약성이 꼽힌다.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서울올림픽 개최 등으로 강남권 개발이 진행되던 시기, 철거민 등이 옮겨와 형성한 무허가 판자촌이다. 축구장 약 40개 넓이에 8개 지구가 자리 잡고 있다. 보온용 솜인 ‘떡솜’과 비닐, 합판 등 불에 잘 타는 자재로 지은 판잣집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 불이 나면 순식간에 번진다. 골목이 좁아 소방차가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 마을 곳곳에 액화석유가스(LPG) 가스통과 전선이 뒤엉켜 있는 점도 진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김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