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 물가

“장바구니 물가 한숨 돌렸나” 5월 농축산물 상승률 1%대 안착에도 축산물은 6% 폭등 비상
  • 채소류 풍작으로 농산물 가격은 안정세 접어들었으나 가축 전염병 여파에 한우·돼지·닭고기 동반 강세
  • 국제 유가 및 원자재 불안 기조 지속에 정부 ‘여름철 수급안정대책반’ 긴급 가동하며 총력 방어전
국내 가계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좌우하는 농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1%대로 둔화하며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결과, 전체 물가는 전년비 3.1%, 농축산물은 1.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가계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좌우하는 농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1%대로 둔화하며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한 반면 농축산물 분과의 상승률은 1.8%에 머물며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작황 호조로 가격이 내려간 농산물과 달리 가축 전염병 여파로 공급이 조여든 축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등 품목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농산물 부문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오히려 0.8% 하락하며 전체 물가 안정세를 견인했다.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양배추와 당근, 양파, 배추 등 주요 채소류의 시장 공급량이 풍부해지면서 가격 하락 폭이 컸던 덕분이다. 다만 주식인 쌀과 필수 식재료인 대파 등 일부 품목은 여전히 높은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파의 경우 최근 밤낮의 극심한 일교차로 인해 생육이 지연되면서 일시적으로 공급이 부족해졌으나, 출하량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6월 이후부터는 점진적으로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지난 2월 발표한 유통 계획에 따라 할인 지원을 이어가는 한편 산지 유통업체의 수요를 파악해 필요할 경우 정부 보유 양곡을 시장에 추가로 방출할 방침이다.

반면 축산물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8%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가계에 무거운 부담을 지우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와 아프리카돼지열병 등 치명적인 가축 전염병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시장에 출하되는 고기 물량이 급감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 한우는 사육 마릿수 자체가 줄어든 데다 도축 가능 물량까지 감소했고, 수입 소고기 역시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생산량 감소와 고환율 기조가 맞물려 높은 가격대를 유지 중이다. 돼지고기 또한 최근 돼지 호흡기 질환 등의 영향으로 고품질 물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가정의 달 연휴 수요까지 겹쳐 시세가 올랐다. 이에 정부는 가공 원료용 돼지고기에 할당관세를 적용해 수입을 유도하고, 계란 생산량 회복 전까지 신선란 수입을 지속하는 등 단기 처방에 나섰다.

여름철을 앞두고 먹거리 물가의 최대 변수는 집중호우와 폭염, 태풍 등 예측 불가능한 기상이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출하를 대기 중인 고랭지 배추를 비롯한 주요 농작물의 재배 면적과 작황 상태는 양호해 단기적인 공급 차질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축 전염병 영향 하에 있는 축산물 공급 역시 대폭 늘어난 입식량 덕분에 7월 이후에는 점차 정상화될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름철 기후 타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차관을 필두로 하는 ‘여름철 농축산물 수급안정대책반’을 조직하고 일일 모니터링 체계에 돌입했으며, 수급 불안 징후가 포착되는 즉시 비축 물량을 시장에 풀어 시세를 억제할 계획이다.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는 전년 대비 각각 0.8%, 2.6% 상승하며 비교적 완만한 추세를 보였으나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로 인해 국제 유가와 나프타 등 에너지를 비롯한 기초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고 있어 향후 가공식품 가격의 도미노 인상 압박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관 부처는 식품·외식 업계의 원가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기존의 세제 혜택과 정책 자금 지원 기한을 연장하는 한편, 민간 기업들과의 긴밀한 소통 채널을 가동해 부당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상생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정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