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라이프2026-08-19
[반려생활 리포트] 집에서만 지내도 안심 못한다…심장사상충, 모기 한철 문제가 아닌 이유
  • 서울 도심 야생 너구리서 감염 확인…실내 생활도 ‘완전한 안전지대’ 아냐
  • 개는 폐혈관 손상, 고양이는 진단 더 까다로워…종별 차이도 뚜렷
  • 예방약만 먹이면 끝?…투약 간격·정기검사 함께 챙겨야
집 안에서만 생활하는 반려동물도 모기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심장사상충은 한철 질환이 아니라 꾸준한 예방 관리가 중요한 감염병이다. (이미지=AI로 생성)

반려동물 건강관리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심장사상충이다. 모기가 옮기는 기생충 질환인 만큼 흔히 장마철이나 한여름에만 조심하면 되는 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감염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을 수 있고, 몸속에 들어온 유충이 수개월에 걸쳐 성장하면서 폐혈관 등에 손상을 일으킨다는 점에서 증상이 나타난 뒤 대응하기보다는 감염 자체를 막는 것이 중요한 질환이다.

도심이라고 안심할 수도 없다. 최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서울시야생동물센터와 함께 서울 도심에서 발견된 야생 너구리 51마리를 조사한 결과 33.3%에서 개심장사상충(Dirofilaria immitis) 감염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국내 야생 너구리에서 개심장사상충 감염을 분자생물학적으로 확인한 첫 사례로 국제학술지 ‘Parasitology’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를 야생동물과 모기, 반려동물 사이에서 감염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로 평가했다.

물론 조사 대상이 야생 너구리이며 반려동물 유병률을 조사한 연구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공원과 하천 등 반려동물이 자주 이용하는 도심 생활권 주변에도 감염된 야생 숙주와 모기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즉 심장사상충은 단순히 ‘야외에서 오래 생활하는 개가 걸리는 병’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심장사상충은 어떻게 몸을 망가뜨리고, 개와 고양이는 어떻게 다를까. 또 예방약을 깜빡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름은 ‘심장사상충’인데…먼저 손상되는 곳은 폐혈관

심장사상충은 이름과 달리 폐동맥과 폐혈관 손상에서 문제가 시작될 수 있다. 감염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예방과 정기 점검이 중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심장사상충 감염은 이미 감염된 개나 야생 개과동물의 혈액을 흡혈한 모기가 다른 동물을 물면서 시작된다. 모기의 몸속에서 감염 가능한 단계로 발달한 유충은 흡혈 과정에서 새로운 숙주에게 전달되고, 이후 조직과 혈관을 이동하며 성장한다. 반려견에서는 감염 후 약 6~7개월이 지나면 성충과 번식 단계에 이를 수 있으며 성충은 수년간 생존할 수 있다.

이름 때문에 심장 안에만 기생하는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병의 중심은 폐혈관이다. 미국 머크 수의학 매뉴얼(Merck Veterinary Manual)에 따르면 심장사상충은 주로 폐동맥에 자리 잡아 혈관 내피 손상과 염증, 혈관 변형을 일으킨다. 질환이 진행되면 폐고혈압이 발생하고 오른쪽 심장에 압력 부담이 증가해 심한 경우 우심부전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심장사상충을 단순히 ‘심장에 벌레가 생기는 병’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 큰 문제는 감염됐다고 바로 티가 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감염된 개 가운데 상당수는 초기 또는 감염 정도가 가벼울 때 뚜렷한 임상 증상이 없을 수 있다. 질환이 진행하면서 기침이나 쉽게 지치는 모습, 운동능력 저하, 호흡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복부 팽창이나 실신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따라서 ‘기침을 하지 않으니 괜찮다’는 판단만으로 감염 여부를 알기는 어렵다.

치료 역시 가볍지 않다. 개의 성충 치료에는 멜라소민(melarsomine)을 중심으로 한 치료가 사용되는데, 성충이 죽고 분해되는 과정에서 폐혈전색전증(Pulmonary Thromboembolism·PTE)과 같은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미국심장사상충학회(American Heartworm Society·AHS)는 3회 멜라소민 투여법을 권고하며, 치료 과정과 마지막 주사 후 6~8주 동안 엄격한 운동 제한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결국 감염된 뒤 치료하는 것보다 예방하는 편이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강아지만 걸리는 병?…고양이는 오히려 발견하기 어렵다

심장사상충은 반려견만의 질환이 아니다. 반려묘도 감염될 수 있으며, 고양이는 증상과 검사 결과 해석이 더 까다로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심장사상충을 ‘개과동물 질환’으로 생각하는 것도 대표적인 오해다. 고양이 역시 감염될 수 있다. 다만 개와 고양이에서는 감염 양상이 상당히 다르다.

개는 심장사상충의 주요 자연 숙주인 반면 고양이는 비정상 숙주에 가깝다. 고양이 몸에 들어온 심장사상충 가운데 상당수는 성충으로 자라기 전에 죽고, 성충이 되더라도 보통 개보다 적은 수가 존재한다. 문제는 이것이 곧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미성숙 심장사상충이 폐혈관에 도달했다가 죽는 과정만으로도 폐와 기도에 강한 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이를 심장사상충 연관 호흡기질환(Heartworm-Associated Respiratory Disease·HARD)이라고 한다. 기침이나 숨가쁨, 천명 등 다른 호흡기 질환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도 개보다 까다롭다. 개에서는 성충 암컷이 만드는 항원을 찾는 항원검사와 혈액 속 미세사상충 검사를 함께 활용할 수 있지만, 고양이는 성충 숫자가 적고 한쪽 성별의 성충만 존재하는 경우도 있으며 혈액에서 미세사상충이 확인되는 경우도 드물다. 반려동물기생충협의회(Companion Animal Parasite Council·CAPC)는 고양이에서 검사 결과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흔한 만큼 항체·항원 검사와 임상 상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AHS 역시 2024년 고양이 심장사상충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일상적인 심장사상충 선별검사와 항원·항체 검사를 함께 활용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집 안에서만 사는 고양이는 예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은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실외 생활을 하는 개와 고양이의 감염 위험이 더 높지만 실내·실외 생활 여부와 관계없이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CAPC도 생활 형태와 관계없이 고양이의 연중 예방을 권고하고 있다. 모기가 현관이나 창문 등을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이상 ‘완전 실내 생활’이 감염 위험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양이는 치료 측면에서도 예방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 개의 성충 제거에 사용하는 멜라소민은 고양이에게 사용할 수 없다. 수의학계에서는 증상이 없는 감염 고양이에 대해 현재 특정한 성충 제거 치료를 권고하지 않는다. 증상이 있다면 염증과 호흡기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 등을 시행한다. 고양이에서는 감염 후 ‘잡아내는 치료’보다 애초에 감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특히 중요한 이유다.

예방약 한 번 빼먹어도 괜찮다?…예방과 정기검사는 따로 봐야

심장사상충 예방은 ‘약을 먹이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투약 일정 관리와 정기검사를 함께 챙겨야 예방 공백을 줄일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심장사상충 예방에서 또 하나의 오해는 모기가 눈에 많이 보이는 몇 달만 예방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국제 수의학 지침은 이보다 보수적인 접근을 취한다. 올해 1월 갱신된 CAPC 지침은 모든 개에게 연중 예방을 유지하고, 매년 항원검사와 미세사상충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다. 고양이 역시 연중 예방 대상에 포함한다. 이는 기온과 미세환경에 따라 모기의 활동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고 예방 공백이 감염 가능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방약은 대부분 이미 성충이 된 심장사상충을 정기적으로 없애기 위한 약이 아니다. 모기를 통해 최근 유입된 어린 단계의 유충이 성충으로 성장하는 것을 막는 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정해진 간격을 벗어나 투약 공백이 길어질수록 예방이 어려운 단계로 성장할 가능성이 생긴다.

그렇다면 한두 차례 예방약 투여를 잊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임의로 두 배 용량을 투여하거나 다음 투약일까지 기다리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AHS는 월별 예방 투여에 공백이 생겼다면 수의사와 상의해 예방을 다시 시작하고, 개의 경우 당시 검사와 함께 약 6개월 뒤 재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감염 직후에는 현재 사용되는 항원검사에서 확인되지 않을 수 있어 뒤늦게 감염 사실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방약을 꼬박꼬박 투여하고 있더라도 정기검사가 필요하다는 점도 중요하다. 보호자가 투약했다고 생각해도 반려견이 경구약을 뱉거나 복용 직후 토할 수 있고 외용제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CAPC가 예방 중인 개도 매년 항원검사와 미세사상충 검사를 받도록 권고하는 이유다.

다만 예방약의 종류와 투여 간격, 검사가 필요한 시점은 반려동물의 나이와 체중, 기존 투약 이력과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장기간 예방을 하지 않았거나 투여 시기를 여러 차례 놓쳤다면 보호자가 임의로 약을 다시 시작하기보다 동물병원에서 감염 가능성과 검사 시점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심장사상충 예방, 보호자 체크리스트*

  • 마지막 심장사상충 예방약 투여 날짜를 확인한다.
  • 제품별로 정해진 투여 간격을 지킨다.
  • 반려견은 예방 중이더라도 정기적인 심장사상충 검사를 받는다.
  • ‘실내 생활만 하니까 괜찮다’고 예방 여부를 임의로 판단하지 않는다.
  • 경구약을 먹은 뒤 토하거나 약을 뱉지는 않았는지 확인한다.
  • 외용제를 사용했다면 제품 사용법에 맞게 제대로 적용됐는지 확인한다.
  • 예방약을 장기간 중단했거나 투여를 여러 번 놓쳤다면 수의사와 검사·재투약 시점을 상담한다.
  • 지속적인 기침이나 운동능력 저하, 호흡 이상 등 평소와 다른 증상이 있다면 진료를 받는다.
황주영 기자
라이프2026-07-02
[반려생활 리포트] 반려견 양육비 계산법…월평균보다 무서운 건 ‘갑자기 드는 돈’

사료값만 계산하면 부족하다…반려견 양육비의 기본 구조

한 달 평균보다 무서운 돌발 병원비…의료비는 왜 커질까

비용 부담 줄이는 핵심은 절약보다 예방과 준비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할 때 실제 양육비는 사료 한 봉지 가격으로 끝나지 않는다. 매달 반복되는 간식·배변용품·미용비가 있고, 예방접종과 검진처럼 정기적으로 챙겨야 하는 의료비도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강아지를 가족으로 맞이하기 전 가장 먼저 떠올리는 비용은 대개 사료값이다. 하지만 실제 양육비는 사료 한 봉지 가격으로 끝나지 않는다. 매달 반복되는 간식·배변용품·미용비가 있고, 예방접종과 검진처럼 정기적으로 챙겨야 하는 의료비도 있다. 여기에 피부질환, 외이염, 치과 질환, 관절 문제, 사고·상해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병원비가 더해지면 보호자가 체감하는 부담은 월평균 비용을 훌쩍 넘어설 수 있다.

‘반려생활 리포트’는 반려견과 함께 사는 보호자가 일상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보를 다루는 기획 시리즈다. 첫 편은 가장 기본적이지만 자주 과소평가되는 문제, 바로 양육비다. 반려견 양육비를 계산할 때 중요한 것은 “한 달에 얼마가 드는가”만이 아니다. 매달 반복되는 고정비, 해마다 발생하는 예방 의료비, 어느 날 갑자기 커질 수 있는 치료비를 나눠 보는 것이 출발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25년 반려동물 양육현황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현재 거주지에서 직접 양육하는 가구 비율은 29.2%로 나타났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 중 개를 기르는 비율은 80.5%로 가장 높았다. 반려동물 1마리당 월평균 양육비는 약 12만1000원이었고, 개의 월평균 양육비는 13만5000원으로 고양이보다 높았다. 이 수치는 반려견 양육비를 가늠하는 출발점이지만, 실제 지출은 반려견의 체중, 나이, 건강 상태, 생활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월평균 비용은 출발점일 뿐…내 반려견 비용은 왜 달라질까

반려견 양육비에서 가장 먼저 체감되는 항목은 사료와 간식이다. 배변패드, 배변봉투, 세정제, 탈취제, 샴푸, 귀 세정제 같은 위생용품도 반복 지출 항목이다. (이미지=AI로 생성)

반려견 양육비에서 가장 먼저 체감되는 항목은 사료와 간식이다. 농식품부 조사에서도 반려동물 1마리당 월평균 사료·간식비는 약 4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다만 사료비는 보호자가 선택하는 제품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반려견의 체중과 활동량, 나이, 알레르기 여부, 소화기 상태에 따라 급여량과 사료 종류가 달라진다. 소형견과 중대형견은 하루에 먹는 양부터 차이가 나고, 처방식이나 기능성 사료가 필요한 경우 월 지출은 더 커질 수 있다.

배변패드, 배변봉투, 세정제, 탈취제, 샴푸, 귀 세정제 같은 위생용품도 반복 지출 항목이다. 실내 배변을 하는 반려견은 배변패드 사용량이 꾸준히 발생하고, 산책을 자주 하는 반려견은 배변봉투와 발 세정용품 사용량이 늘어난다. 하네스, 리드줄, 이동가방, 방석, 계단, 미끄럼 방지 매트, 장난감 같은 생활용품도 필요하다. 입양 초기에는 이런 용품을 한꺼번에 마련해야 해 첫 달 비용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미용비도 견종에 따라 차이가 크다. 털이 계속 자라는 견종이나 엉킴이 잦은 견종은 정기 미용이 필요하다. 반면 단순 목욕과 위생미용만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반려견도 있다. 결국 반려견 양육비는 “사료값이 얼마인가”가 아니라 사료, 간식, 위생용품, 미용, 생활용품을 합친 고정비 구조로 봐야 한다.

병원비는 평균이 아니라 ‘최대치’를 생각해야 한다

반려견 양육비에서 보호자가 가장 크게 당황하는 항목은 병원비다. (이미지=AI로 생성)

반려견 양육비에서 보호자가 가장 크게 당황하는 항목은 병원비다. 농식품부 조사에서 최근 1년 이내 동물병원 이용 경험은 95.1%로 나타났다. 반려견과 함께 산다는 것은 동물병원을 예외적인 공간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 인프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다.

문제는 병원비가 매달 일정하게 나가는 비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평소에는 예방접종, 심장사상충 예방, 외부기생충 예방, 구충, 간단한 진찰 정도로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피부질환, 외이염, 소화기 질환, 치과 질환, 관절 문제, 사고·상해가 생기면 지출 규모가 달라진다. 혈액검사, 엑스선, 초음파 같은 검사 항목이 포함되거나 입원·수술로 이어지면 한 번에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월평균 병원비만 보고 의료비 부담을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평균은 지출을 고르게 나눈 숫자일 뿐, 실제 병원비는 특정 시점에 몰리는 경우가 많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도 반려동물 지출에서 치료비를 간헐적으로 발생하지만 비용 규모가 큰 항목으로 짚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가구는 최근 2년간 반려동물 치료비로 평균 102만7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병원비는 월 고정비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보호자의 예산을 흔드는 변수인 셈이다.

동물병원비 정보, 아플 때가 아니라 미리 확인해야 한다

같은 진료 항목이라도 병원 위치와 장비, 진료 체계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보호자가 치료가 필요한 순간에 처음 비용을 알아보면 선택지가 좁아진다. (이미지=AI로 생성)

병원비 부담이 커지는 또 다른 이유는 진료 항목, 지역, 병원별 편차다. 같은 진료 항목이라도 병원 위치와 장비, 진료 체계에 따라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보호자가 치료가 필요한 순간에 처음 비용을 알아보면 선택지가 좁아진다.

농식품부는 동물병원 진료비용 공개 제도를 통해 전국 동물병원의 주요 진료비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2025년 조사 대상은 전국 동물병원 3950개소였고, 공개 항목은 진찰료, 상담료, 입원비, 예방접종비, 혈액검사비, 영상검사비, 투약·조제비 등 20종으로 확대됐다. 공개 시스템에서는 지역별 최저값, 최고값, 평균값, 중간값을 확인할 수 있다.

예비 보호자라면 입양 전 집 주변 동물병원의 초진료, 예방접종비, 검사비를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이미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보호자도 마찬가지다. 평소 다니는 병원의 기본 진료비와 검사비, 야간·응급 진료 가능 여부, 인근 2차 동물병원 위치를 알아두면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판단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비용 관리는 ‘덜 쓰기’가 아니라 ‘덜 아프게 준비하기’다

반려견 양육비를 관리한다는 말은 필요한 지출을 무조건 줄인다는 뜻이 아니다. 필요한 진료를 미루면 작은 문제가 큰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과적으로 더 큰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현실적인 비용 관리는 반복 지출을 파악하고, 질병 가능성을 낮추며, 돌발 의료비에 대비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가장 기본은 예방관리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는 성견도 건강 상태와 생활환경에 따라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특히 나이, 품종, 기저질환 여부에 따라 검진 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반려견의 상태에 맞는 검진 주기는 보호자가 임의로 정하기보다 수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중 관리도 비용 관리와 직결된다. 비만은 관절, 심장, 호흡기, 대사성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장기적으로 의료비 부담을 키울 수 있다. 간식을 많이 주거나 사람 음식을 자주 먹이는 습관은 단기적으로는 별문제가 없어 보여도 체중 증가와 소화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사료량을 정해 급여하고, 간식은 하루 섭취 열량 안에서 조절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치아 관리도 빼놓기 어렵다. 반려견은 치석과 치주질환이 흔하다. 입 냄새가 심해지거나 딱딱한 음식을 피하고, 잇몸 출혈이 보이면 이미 관리가 필요한 상태일 수 있다. 치과 치료는 마취와 스케일링, 발치가 포함될 수 있어 비용이 커지기 쉽다. 어릴 때부터 양치 습관을 들이고, 정기 검진 때 구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부담을 줄이는 방법이다.

펫보험이든 의료비 계좌든 ‘나에게 맞는 방식’이 필요하다

반려견 의료비에 대비하는 방식은 보호자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펫보험에 가입할 수도 있고, 별도 의료비 계좌를 만들어 매달 일정 금액을 적립할 수도 있다. 보험은 질병과 상해 보장 범위, 자기부담금, 갱신 조건, 기왕증 제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적금이나 별도 계좌는 보장 제외 항목 걱정 없이 쓸 수 있지만, 큰 치료비가 갑자기 발생했을 때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떤 방식을 택하든 “아프면 그때 생각하자”는 태도를 피하는 것이다. 반려견 양육비는 ‘월 고정비 + 연간 의료비 + 비상 의료비’로 나눠 계산하는 편이 현실적이다. 사료·간식·배변용품·미용비가 매달 반복되는 비용이라면, 예방접종·기생충 예방·건강검진은 연간 비용이다. 여기에 입원·수술·치과 치료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비용에 대비해 매달 별도 금액을 적립하면 갑작스러운 지출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한다는 것은 시간과 애정을 나누는 일인 동시에 비용 책임을 함께 지는 일이다. 월평균 양육비는 참고 기준일 뿐, 실제 부담은 반려견의 생애주기와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사료값은 매달 보이지만, 병원비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 핵심은 불안이 아니라 예산 설계다. 한 달 생활비 안에 사료와 간식만 넣는 대신 예방접종, 검진, 기생충 예방, 응급 치료비까지 따로 계산해야 한다. 그래야 반려견과 함께하는 시간이 더 안정적이고 오래 이어질 수 있다.

> 보호자 체크리스트

반려견을 가족으로 맞이한다는 것은 시간과 애정을 나누는 일인 동시에 비용 책임을 함께 지는 일이다. (이미지=AI로 생성)

* 매달 사료·간식·배변용품 비용을 따로 계산했는가

* 미용·위생관리 비용이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견종인지 확인했는가

* 예방접종, 심장사상충, 구충 등 기본 의료비를 연간 예산에 넣었는가

* 집 주변 동물병원의 초진료, 예방접종비, 검사비를 진료비 공개 시스템에서 확인했는가

* 야간·응급 진료가 가능한 동물병원과 인근 2차 동물병원 위치를 알아두었는가

* 입원·수술·치과 치료에 대비한 비상 의료비를 따로 마련했는가

* 피부, 귀, 치아, 관절처럼 반복 진료가 잦은 항목을 평소 관리하고 있는가

* 반려견이 노령기에 들어갈수록 검사비와 치료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는가

* 펫보험, 반려동물 적금, 별도 의료비 계좌 등 대비 수단을 비교했는가

황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