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리호 5차 큐브위성 10기 우주로…치매약 결정 연구부터 LG 부품 실증까지
누리호 5차 큐브위성 10기가 7일 우주로 올라가 의약품 연구와 국산 부품 실증, 도시 관측 등 각자의 임무를 시작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는 7일 낮 12시 25분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예정된 시각에 발사됐다. 이번 발사에는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네온샛) 2~6호 5기를 비롯해 국내 기업·대학·연구기관·지방자치단체가 개발한 큐브위성 10기 등 역대 최다인 15기의 위성이 실렸다. 누리호는 발사 약 13분 뒤 고도 약 570㎞에서 네온샛을 차례로 분리한 데 이어 큐브위성을 2기씩 10초 간격으로 내보냈다.

스페이스린텍은 12U급 큐브위성 ‘비-1012’에 치매치료제 도네페질을 실었다. 미세중력 환경에서 의약품 결정이 지상과 어떻게 다르게 성장하는지 비교하기 위해서다. 의약품 결정은 용해도와 안정성, 제조공정을 좌우하는 요소로, 글로벌 제약사와 우주기업들도 항체와 저분자 의약품을 대상으로 우주 실험을 벌이며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스페이스린텍은 이번 임무에서 인공지능(AI)이 실험을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 영상과 센서 데이터로 실험 과정을 어디까지 관찰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핀다. 이 회사는 2025년 11월 누리호 4차 발사 때 항암제 키트루다를 싣고 우주 실험을 진행한 바 있다. 윤학순 스페이스린텍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발사부터 우주 실험, 데이터 분석, 시료회수와 생산으로 연결되는 상업적인 우주의약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가 개발한 위성이 누리호에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전시의 16U급 ‘대전샛-1호’는 1.5m급 카메라로 도시 공간의 변화를 관측하면서 지역 우주기업의 기술도 검증한다. 사업 주관기관인 스텝랩의 오현웅 대표는 “대전샛 사업은 지자체가 기업을 지원해 지역 우주산업 역량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대기업 부품의 우주 검증도 이뤄진다. 무인탐사연구소가 보낸 6U급 위성은 달 탐사 로버 부품을 시험한다. 이 위성에는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팩, LG전자 파워 모듈·자세제어 구동기·위성 통신용 안테나 등 LG 계열사 부품 5종이 탑재됐다. LG 계열사가 우주에서 공동 실증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12U급 ‘국산 부품 검증 플랫폼 2호’는 SK하이닉스의 D램과 범용 플래시 저장장치(UFS) 등 국산 소자·부품 6종의 우주 헤리티지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이 밖에 코스모웍스는 앞선 발사에 이어 5m급 지구관측 위성 ‘잭-007’을 다시 우주로 보냈다. 오앤비스페이스의 ‘슬레지’는 위성항법시스템 신호로 지구 대기를 관측하는 기술을, 스페이스앤빈의 ‘에스디원샛’은 저전력 측정기로 우주 방사선 데이터를 수집하는 기술을 각각 검증한다. 큐브위성 경연대회를 거쳐 선정된 조선대의 우주 광통신 검증 위성 ‘시피샛(CP샛)’과 대학생 팀의 우주환경 조사 위성 ‘GB샛’도 함께 실렸다.
다만 쿼터니언의 해양쓰레기 감시 위성 ‘퍼샛02’는 누리호에서 분리되지 않았다. 발사 직후 비행 결과에서는 15기 모두 분리된 것으로 집계됐으나,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누리호에서는 정상적으로 사출 신호를 보냈으나 해당 위성이 사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쿼터니언은 4차 발사에서도 같은 임무의 위성을 쏘아올린 바 있다.
정부는 국내 기업과 연구기관의 기술 검증과 우주 헤리티지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누리호에 꾸준히 큐브위성을 실어 왔다. 2023년 5월 3차 발사 때 7기, 4차 발사 때 12기가 우주로 향했다. 2027년 6차 발사에서는 네온샛 7~11호 5기와 함께 큐브위성 등 부탑재위성 8기를 보낼 계획이며, 2028년 7차 발사에는 차세대중형위성 5호가 실릴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