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테크/IT2026-06-16
호주發 청소년 SNS 금지, 유럽·미주·아시아로 확산

호주에서 시작된 청소년 소셜미디어(SNS) 이용 금지 정책이 유럽과 미주, 아시아로 빠르게 확산하며 전 세계 디지털 규제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AI 생성 이미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SNS 계정 보유를 금지한 호주에 이어, 영국과 캐나다가 최근 잇따라 유사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을 연말에 통과시키고 내년 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캐나다 정부도 16세 미만의 SNS 계정 개설을 제한하는 디지털 안전법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규제는 영미권에 그치지 않는다. 프랑스는 2026년 9월부터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전면 금지할 예정이며, 그리스도 2027년부터 15세 미만 아동의 SNS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지난 4월 16세 미만의 SNS 접근을 제한하는 법안을 올해 안에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는 “아이들이 아이답게 자랄 수 있는 유년기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라며 기술 기업에 이용자 연령 확인 책임을 지우겠다고 밝혔다. 덴마크와 스페인, 폴란드 등도 관련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방 차원의 통일된 규제 대신 주(州) 단위 입법이 활발하다. 뉴욕주는 부모 동의 없이 18세 미만 이용자에게 중독성 피드를 노출시킬 수 없도록 하는 알고리즘 규제법을 시행했다. 캘리포니아주도 16세 미만의 SNS 계정 개설을 원천 차단하는 규제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텍사스주 등 일부 주의 청소년 SNS 규제법은 표현의 자유 침해 소지를 이유로 법원에서 시행이 정지된 사례도 있어 사법적 충돌도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가 지난 3월 28일부터 16세 미만 이용자의 고위험 디지털 플랫폼 계정 생성을 금지하는 규정을 시행하며 아시아 최초 사례로 꼽혔다. 유튜브, 틱톡,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엑스(X), 로블록스 등이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무티아 하피드 인도네시아 통신디지털부 장관은 “분명 어려운 과제”라면서도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국제앰네스티 인도네시아 사무국은 이번 조치가 아동의 소통·정보 접근 권리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비판했다. 말레이시아도 2026년 6월부터 16세 미만의 SNS 이용을 금지했다.

이 같은 규제 확산의 배경에는 청소년 SNS 사용과 정신건강 악화의 연관성을 지적하는 연구 결과들이 있다. 호주 머독 어린이연구소(MCRI) 난디 비자야쿠마르 박사 연구팀은 멜버른 지역 청소년 약 1,200명을 9세부터 19세까지 10년간 추적한 ‘아동-성인 전환 연구(CATS)’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하루 2시간 이상 SNS를 사용한 청소년이 1시간 미만 이용 청소년보다 이듬해 우울 증상이 심화되고 행복도가 저하될 위험이 더 높았다.

특히 12~13세 여학생에게서 그 영향이 가장 두드러졌다. 비자야쿠마르 박사는 “위험 증가폭은 크지 않지만 다수 청소년이 SNS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공중보건 차원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다만 이번 결과가 SNS의 전면 금지를 뜻하지는 않으며, 청소년 초기 연령층을 중심으로 한 예방적 개입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도 SNS와 청소년 정신건강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앞서 청소년 대다수가 SNS를 사용하고 있음에도 이것이 충분히 안전하다고 결론지을 근거가 부족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최근에는 AI 챗봇과의 대화가 청소년 자살이나 약물 피해로 이어진 사건들을 계기로, 피해 가족들이 빅테크 기업의 안전장치 마련을 의회에 촉구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관련 논의가 시작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청소년 SNS 이용 제한과 관련한 법안 6건을 검토하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교육부는 이달 초부터 전국 청소년 약 6만 명을 대상으로 인터넷·SNS 중독 실태를 포함한 청소년건강행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규제의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청소년들이 우회 접속 등으로 규제를 피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표현의 자유나 교육 목적의 SNS 활용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도윤
이슈2023-01-14
소셜미디어는 민주주의에 ‘좋을까, 나쁠까’?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있을 수 있고 또한 그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열성팬'들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선거과정을 거치며 윤석열 대통령이나 경쟁자였던 이재명 대표에 대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팬덤'(fandom) 현상은 낯선 일이 아니다.  최근에 방송인 김어준이 새로 만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흘 만에 슈퍼챗으로 1억 5천만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일종의 '팬덤'의 힘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팬덤'은 사람들을 극단으로 이끌어가는 속성이 있습니다.  '팬덤'으로 인한 정치적 양극화를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요즘 여론조사에 나타난 대통령 지지율이나 정당 지지도를 살펴보면 지지자별로 쏠림 현상에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를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회의가 들 정도입니다. 

기존 언론 미디어의 영향도 있겠지만, 특히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정치적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향실(Echo Chambers)' 효과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반향실' 효과란 소셜미디어 등의 알고리즘이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선별해 주기 때문에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둘러싸이면서 좀처럼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런데 '반향실' 효과에 대한 견해 차이로 인해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와 정치적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논란이 있더군요. 

영국 옥스퍼드대학 인터넷 연구소에선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로 인한 '반향실' 효과가 크지 않으며, 오히려 사람들의 의견 다양성을 인터넷이 돕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다양한 미디어를 복합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반향실' 효과가 줄어들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검증하기도 한답니다. 

단일 소셜미디어로만 정치 뉴스를 접할 경우 '반향실' 효과에 빠질 위험이 있지만, 그런 경우는 전체 인구의 8%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비영리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2022년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특히 미국의 경우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나쁜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국민이 64%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습니다. '좋은 것'이란 의견은 34%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 액세스로 인해 정치적 의견이 분열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미국 국민 5명 중 4명에 해당하는 79%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의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며, 한국 국민의 경우엔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좋은 것’이란 의견이 61%였고 ‘나쁜 것’이란 견해는 32%로,  미국의 경우와는 상반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더군요. 

평소 제 생각은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좋은 것"이라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인터넷 연구소보다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나쁜 것"이란 미국 퓨리서치센터 쪽 결과에 기울어져 있었는데, 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저와는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와 정치적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놓고 어느 한 쪽,  즉 긍정적 혹은 부정적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어쩌면 비중의 차이가 있을 뿐 두 가지 측면이 공존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그럼에도 연구자의 분석과 일반 국민 여론의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판단하는 일은 늘 어렵습니다. 가끔 소개되고 있는 소위 글로벌 여론조사의 경우는 어떤 과정을 거쳐 얼마나 정교하게 실사가 이루어지는지 알 길이 없어 섣부른 추론을 하기도 어렵고요. 

신창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