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울할수록 SNS ‘좋아요’에 더 반응”…트위터 1700만건 분석
우울증 진단을 받았거나 우울 증상이 심한 사람일수록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은 뒤 다음 날 게시물을 더 자주 올리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프린스턴대 댄 미르체아 미레아 박사가 이끄는 국제 공동연구팀은 9일(현지시간) 미국의사협회 저널 ‘JAMA 정신의학'(JAMA Psychiatry)에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트위터(현 X) 이용자 7천736명이 작성한 1천700만 건 이상의 게시물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성격이 다른 세 가지 자료를 썼다. 첫 번째는 트위터에 우울증 진단 사실을 직접 밝힌 이용자 1천45명과, 무작위로 뽑은 이용자 5천1명의 게시물을 모은 자료다. 두 번째는 광고로 모집한 이용자 601명이 최근 4주간 느낀 우울감을 직접 답한 자료다. 세 번째는 검증된 우울증 척도인 ‘중씨 자가평가 우울척도’로 우울 증상을 측정한 이용자 1천89명의 자료다.
연구팀은 이용자마다 전날 받은 ‘좋아요’ 수와, 다음 날 올린 게시물 수의 관계를 살폈다. ‘좋아요’를 많이 받을수록 다음 날 게시물을 더 많이 올리는지를 계산한 것이다.
세 자료 모두에서 우울 진단을 받았거나 우울 증상이 심한 이용자일수록 ‘좋아요’에 따른 게시 활동 증가 폭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관성은 나이와 성별 등을 통제한 뒤에도, 그리고 우울 증상 측정 방식이 서로 다른 세 자료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됐다. 특히 세 번째 자료은 사전에 분석 계획을 등록한 재현연구였는데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 연관성 자체의 통계적 효과 크기는 크지 않다고 밝히면서도, 서로 다른 세 데이터셋에서 반복 확인된 만큼 신뢰할 만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세 번째 자료에서 정신건강 증상을 세분화해 분석한 결과, ‘좋아요’에 따른 게시 활동 증가는 우울·불안 관련 요인과 특히 관련이 깊다는 점을 확인했다. 강박·침습적 사고 관련 요인은 게시 빈도의 일관성(습관적 패턴)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 연관성은 다른 변수를 추가로 통제하자 통계적 유의성이 사라져 우울·불안 요인만큼 견고하지는 않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번 결과는 우울증이 있으면 보상에 둔감해진다는 기존 실험실 연구들과 다른 방향이다. 연구팀은 실험실의 소액 금전 보상과 달리 SNS의 사회적 보상은 실제 삶 속에서 자발적으로 얻어지는 것이어서, 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더 민감하게 반응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자료만 비교한 횡단연구여서, 우울 증상이 SNS 반응성을 높이는 것인지, SNS의 보상 구조가 거꾸로 우울 증상을 악화시키는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조사가 SNS에 글을 올리는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했고, 우울 증상도 본인 응답에 의존했다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트위터에서 나온 결과가 인스타그램이나 틱톡 등 다른 플랫폼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