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07조…국내 기업 첫 ‘분기 100조’ 돌파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107조4천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기업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는 8일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195조원, 영업이익 107조4천억원의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26.6%, 영업이익은 782.5% 증가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3.7%, 영업이익은 20.0%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55.1%로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제조업에서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번 실적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05조7,533억원을 1.6% 웃돌았다.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도 분기 영업이익 100조원 고지는 밟지 못했다. 이 수준을 넘어선 기업은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인 2022년 2분기 약 116조원(865억달러)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유일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8천억원, 영업이익 20조1천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세운 것을 시작으로 4개 분기 연속 매출과 영업이익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번 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3조6천억원의 2.5배에 육박한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거둔 영업이익 합계 126조3천억원에도 근접한 규모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500조3,700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254조1,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7%, 980.0% 늘었다. 이에 따라 연간 영업이익 350조원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부문별 실적은 이달 말 확정 실적 발표 때 공개된다. 업계는 반도체(DS)부문, 그 가운데서도 메모리 사업부가 전사 실적을 사실상 홀로 견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용인공지능(AGI) 주도권을 둘러싼 글로벌 경쟁 속에 메모리 수요가 좀처럼 꺾이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DS부문 영업이익이 전사 영업이익과 비슷하거나 이를 소폭 웃돌았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메모리 호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10~15%, 낸드플래시 가격은 15~20%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도 내년부터 실적에 본격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의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550조원 안팎이며, 메리츠증권은 추정치를 562조원에서 632조원으로 끌어올렸다.
다만 사업부별 명암은 뚜렷하다. DS부문 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는 1조원 안팎의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가동률이 개선되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가동에 따른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완제품(DX)부문은 직전 분기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MX)·네트워크 사업부의 영업손실 추정치는 증권사별로 9천억원에서 1조9천억원까지 엇갈린다. 이 사업부는 지난 2분기 매출 33조2천억원, 영업손실 7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로 모바일 D램과 낸드 가격이 급등하면서, 반도체 사업에는 호재가 스마트폰 사업에는 원가 부담이 되는 엇갈린 구조가 만들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갤럭시 Z폴드7·플립7 고용량 모델의 국내 출고가를 올린 데 이어 최근 갤럭시 S26 일부 모델 가격도 인상했다.
TV(VD)와 생활가전(DA) 사업부도 5천억원 수준의 적자를 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원, 하만은 2천억~4천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시장도 곧바로 반응했다. 이날 오전 8시 4분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86% 오른 27만3,500원, SK하이닉스는 1.28% 오른 174만5,000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