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슈2026-06-09
트럼프 ‘중단 요구’에 이란·이스라엘, 공습 중단 선언

이란과 이스라엘이 8일(현지시간) 상호 공습을 주고받은 끝에 잇따라 작전 중단을 선언하며 중동 긴장이 일시적으로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란군을 통합지휘하는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는 이날 이란 언론을 통해 낸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작전 중지를 공식 선언했다.

성명은 이란군이 이스라엘 측에 “고통스러운 대응”을 가했다고 주장하면서도, 레바논을 포함해 이스라엘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이전보다 훨씬 강력하고 압도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를 함께 담았다.

이번 작전 중지 선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과 이란은 즉각 발포를 멈춰야 한다”고 요구한 지 수십 분 만에 나왔다.

이란 관영 타스님 뉴스는 이날 “상대방이 먼저 휴전을 요청했으며, 이 사실은 트럼프 대통령도 명확히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란이 이른바 ‘새로운 방정식’을 제시하며 조건부로 휴전 요청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이란 공격이 재개될 경우 기존의 등가적 보복 방식을 넘어 더 파괴적인 대응에 나선다는 조건이다. 이란군 관계자도 “적들이 적대 행위를 반복하면 이란군의 대응은 더욱 가혹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앞서 이란군은 이스라엘이 7일 베이루트를 공습한 데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7일 밤부터 8일 새벽 사이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미사일 약 30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에 대응해 8일 새벽과 낮 테헤란, 타브리즈, 카라지, 이스파한 등 이란 주요 도시를 공습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도 이스라엘 공습에 가담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란에 대한 공습을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우리에 대한 공격을 멈췄기 때문”이라며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군에 테헤란의 군사·경제 시설 타격을 직접 지시했다고 언급하면서 “이란과 헤즈볼라는 현재 그 어느 때보다 약해졌고, 이스라엘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만약 이란이 다시 우리를 공격하는 실수를 범한다면 강력한 무력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완전한 자위권을 가지며 필요할 때마다 이를 행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네타냐후 총리는 시사했다.

양측이 동시에 공격 중단을 선언했지만, 이란은 조건부 휴전임을 명시했고 이스라엘 역시 재공격 시 보복 방침을 분명히 한 만큼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김소현
미국과 이란이 2차 종전 회담을 앞둔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주요 도로에 소총을 든 군인이 배치돼 있다.
군인 배치된 이슬라마바드 도로
이슈2026-04-21
이란, 강경 경고 속 파키스탄행 협상단 파견 시사…22일 이슬라마바드 담판 주목

미국과의 2주간 휴전 종료를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이란군이 미국의 어떠한 적대 행위에도 즉각 응전하겠다고 경고하는 가운데, 양국은 파키스탄에서 2차 종전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의 통합 지휘 기구인 하탐 알안비야 중앙군사본부의 알리 압돌라히 지휘관은 이날 성명을 내어 “적들의 어떠한 적대 행위에도 즉각 결정적인 대응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통제를 포함한 군사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미국 대통령이 전장 상황에 대해 허위 서사를 만들어 내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최근 미국 관리들이 보내는 신호는 비건설적이고 모순적”이라며 이란이 강압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란 국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위협의 그림자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협상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이란이 2차 종전 회담을 앞둔 가운데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주요 도로에 소총을 든 군인이 배치돼 있다.
군인 배치된 이슬라마바드 도로 (사진=연합뉴스)

대외적 강경 발언과 별개로, 실제 협상 준비는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협상단을 파키스탄에 보내겠다는 의사를 중재자들에게 전달했다고 20일 보도했다. CNN 방송도 미국과 이란의 2차 회담이 22일 오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미국 측 대표단은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 측은 갈리바프 국회의장이 이끌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지난 1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1차 협상에서도 각국 대표를 맡았다. 이슬라마바드 현지에서는 도로 곳곳에 검문소와 바리케이드가 설치되고 무장 군인들이 경계를 서는 등 삼엄한 보안이 재현됐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2월 28일 전쟁에 돌입했으며, 파키스탄의 중재로 4월 7일 14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미 동부시간 기준 22일 저녁(이란 현지시간 기준 23일)이 시한이다.

휴전 기간 중 본토 공습과 반격은 멈췄으나,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와 이에 맞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가 이어지며 휴전 위반 논쟁이 계속됐다. 1차 협상에서 양국은 우라늄 농축 제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 대이란 제재 완화 등 핵심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결렬됐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란 지도부가 경제 위기 타개를 위해 미국과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과거 대화 기간 중 공격당한 전례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를 깊이 불신한다고 분석했다. 또 전쟁으로 발언권이 커진 이슬람혁명수비대 및 강경파와의 권력 역학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란은 겉으로는 강경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협상을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으나, CNN은 그가 참모들의 만류에도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직 타결되지 않은 내용을 기정사실화해 공표함으로써 협상 진전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측 협상가들은 2차 협상에서 큰 틀의 합의를 먼저 끌어낸 뒤 세부 사항을 수주간 추가 협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같은 접근이 이란 측에 폭격으로 매몰된 미사일 시스템을 회수할 시간을 줄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미측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어 협상 전략을 둘러싼 이견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정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