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돈

라이프2026-10-27
[라이프 포커스] 내 돈인데 어디 있는지 모른다?…‘금융의 날’ 잠자는 돈 찾는 방법
  • 숨은 금융자산 18조 4482억원…지난해 캠페인서 1조 6329억원 환급
  • 은행 계좌부터 보험금·카드포인트까지…공식 사이트에서 조회하고 돌려받는 법
  • 환급 문자 눌렀다가 돈 잃을 수도…가짜 조회 사이트와 금융사기 주의
오래된 계좌와 미청구 보험금, 카드포인트 등은 시간이 지나며 존재를 잊기 쉽다. 금융의 날을 맞아 공식 조회 서비스를 통해 잠자던 금융자산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오래전 첫 직장에서 만들었던 급여통장, 이직 후 사용하지 않게 된 계좌, 만기가 지났지만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 당시에는 필요해서 만들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존재를 잊어버린 금융상품들이 있다. 여러 카드사에 흩어진 포인트도 마찬가지다.

금융위원회가 집계한 2025년 6월 말 국내 숨은 금융자산은 18조 4482억원이다. 예·적금과 보험금, 증권계좌에 남은 투자자예탁금, 신탁, 카드포인트 등을 합친 금액이다. 금융위원회가 올해 2월 공개한 실적을 보면 지난해 9월 15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된 범금융권 ‘숨은 금융자산 찾아주기 캠페인’에서 1조 6329억원이 환급됐다. 인터넷·모바일 등 비대면 환급 비중은 66.0%였다. 이제는 금융회사를 일일이 방문하지 않고도 여러 계좌와 보험금, 카드포인트를 조회할 수 있다. 다만 자산의 종류와 지급 조건에 따라 환급 방법은 다르다. 제11회 ‘금융의 날’을 맞아 잊어버린 내 돈을 찾는 방법을 알아봤다.

잊어버린 통장부터 미청구 보험금까지…잠자는 돈은 왜 생길까

숨은 금융자산은 오래된 예금계좌만을 뜻하지 않는다. 미청구 보험금, 증권계좌 잔액, 카드포인트 등 다양한 형태로 남아 있을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숨은 금융자산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직하면서 급여계좌를 바꾸거나 새로운 금융상품에 가입한 뒤 기존 계좌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사하면서 금융회사에 등록된 주소가 바뀌지 않아 보험금 지급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하기도 한다. 소액의 잔액이나 포인트는 굳이 찾아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그대로 두는 사례도 있다.

금융위원회가 공개한 2025년 6월 말 기준 숨은 금융자산 18조 4482억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예·적금이다. 약 7조 5209억원이 찾아가지 않은 상태였으며, 보험금 5조 8506억원, 카드포인트 2조 9060억원, 증권 관련 자산 2조 686억원, 신탁 1021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장기 미거래 계좌는 일정 기간 입출금 등의 거래가 없는 계좌를 뜻한다. 금융결제원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서는 일반적으로 1년 동안 거래가 없고 잔액이 100만 원 이하인 계좌를 소액 비활동성 계좌로 분류한다. 반면 휴면예금은 장기간 찾아가지 않아 관련 법령이나 약관에 따른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예금이다.

서민금융진흥원이 안내하는 휴면예금의 소멸시효는 일반적으로 5년, 휴면보험금은 3년이다. 다만 개별 금융상품의 약관과 거래 상태에 따라 실제 소멸시효의 기산점과 적용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사용하지 않은 통장이라고 해서 곧바로 휴면예금으로 분류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올해 9월 금융회사가 보유한 휴면자산이 2025년 말 기준 약 1조 5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에 금융회사별 휴면자산 환급액과 잔액, 장기 미거래 자산 잔액을 2027년부터 매년 3월 말까지 공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수치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뒤에도 금융회사가 보유한 자산을 대상으로 하므로, 장기 미거래 자산과 카드포인트 등을 포함한 전체 숨은 금융자산 통계와는 집계 범위가 다르다.

보험금 역시 구분이 필요하다. 보험금 지급금액이 확정됐지만 아직 청구하지 않은 돈을 숨은보험금이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중도보험금과 만기보험금, 휴면보험금 등이 포함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7월 공개한 2025년 말 기준 숨은보험금은 약 10조 3000억원이다. 2025년 한 해 동안 약 3조 2470억원, 80만 건이 환급됐다. 다만 이 수치는 앞선 2025년 6월 말 전체 숨은 금융자산 통계와 집계 시점과 범위가 다르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의 환급 비중이 4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50대 24.9%, 40대 16.6%, 30대 10.2%로 나타났다. 이는 캠페인 기간의 연령별 환급 비중으로, 전체 숨은 금융자산 보유자의 연령 분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이나 고령의 가족이 예전에 가입한 금융상품을 확인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이유다. 다만 가족이라도 본인 동의 없이 계좌를 조회하거나 대신 인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본인이 직접 확인하도록 돕고, 대리 신청이 필요한 경우 금융기관에서 안내하는 정식 절차를 이용해야 한다.

은행 계좌부터 보험·카드포인트까지…내 돈을 직접 찾는 방법

숨은 금융자산은 종류에 따라 공식 조회 서비스가 다르다. 계좌는 어카운트인포, 휴면예금은 ‘휴면예금 찾아줌’, 보험금은 ‘내보험찾아줌’, 카드포인트는 통합조회 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미지=AI로 생성)

오래된 금융자산을 찾기 위해 반드시 은행이나 보험회사를 직접 방문할 필요는 없다. 금융결제원과 서민금융진흥원, 보험업계, 여신금융협회 등이 운영하는 공식 조회 서비스를 이용하면 여러 금융회사에 흩어진 자산을 확인할 수 있다.

-오래된 은행·증권계좌는 ‘어카운트인포’

어카운트인포(Account Info)는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다.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회사, 증권사 등에 개설된 본인 명의의 계좌를 한눈에 조회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계좌통합조회 메뉴를 선택하고 본인확인 절차를 마치면 금융회사별 계좌와 잔액을 확인할 수 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계좌가 발견됐다면 잔고이전과 해지 가능 여부도 살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1년 이상 거래가 없고 잔액이 100만 원 이하인 소액 비활동성 계좌는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온라인에서 해지하고 잔액을 본인 명의의 다른 계좌로 옮길 수 있다.

다만 모든 계좌가 대상은 아니다. 청약 관련 계좌나 세금우대계좌, 압류 등의 법적 제한이 있는 계좌, 투자재산이 남아 있는 증권계좌 등은 온라인 잔고이전이나 해지가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어카운트인포의 잔고이전은 계좌 해지를 전제로 하며, 신청 후에는 취소할 수 없다는 점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잔액만 옮기고 기존 계좌를 유지하고 싶다면 해당 금융회사의 인터넷뱅킹이나 영업점을 이용해야 한다. 계좌를 해지하면 연결된 자동이체나 카드 이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신청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소멸시효가 완성된 예금은 ‘휴면예금 찾아줌’

오래된 예금이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된 상태라면 ‘휴면예금 찾아줌’을 이용할 수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은 금융회사로부터 출연받은 휴면예금과 휴면보험금 등을 관리하고 원권리자가 이를 찾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출연된 휴면예금은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와 디지털센터, ‘서민금융 잇다’ 앱 등을 통해 조회할 수 있다.

본인확인 후 출연 내역을 조회하고 지급받을 본인 명의 계좌를 입력해 전자서명 등 신청 절차를 진행하면 된다.

온라인 지급 신청은 원권리자 본인의 2000만 원 이하 휴면예금에 대해 가능하다. 이를 초과하는 금액이나 상속인·대리인이 신청하는 경우에는 출연 금융회사 영업점 또는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방문 신청을 위해서는 본인확인 서류와 지급 청구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해야 하며, 신청 유형에 따라 요구되는 서류가 달라질 수 있다.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방문하려면 서민금융콜센터 1397을 통한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휴면예금 찾아줌은 모든 장기 미거래 계좌를 조회하는 서비스는 아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된 자산을 대상으로 하므로 단순히 사용하지 않은 계좌의 잔액을 확인하려면 어카운트인포 등 다른 서비스를 함께 이용해야 한다.

-보험금이 남아 있는지 궁금하다면 ‘내보험찾아줌’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운영하는 서비스로, 본인 명의의 보험계약 내역과 숨은보험금을 조회할 수 있다. 보험금을 받을 권리가 있지만 아직 청구하지 않은 금액이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본인인증과 개인정보 활용 동의 절차를 거치면 보험계약과 숨은보험금 조회 결과가 나온다.

조회 결과에 미청구 보험금이 나타나면 해당 보험금을 선택해 청구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다만 모든 보험금이 즉시 입금되는 것은 아니다. 추가 확인이나 서류 제출이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보험회사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

보험금을 찾기 전에는 지급 사유와 계약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부 보험금은 지급 시점과 관련된 이자 조건이 적용되기 때문에 무조건 오래 보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

-여러 카드사에 흩어진 포인트는 ‘카드포인트 통합조회’

여신금융협회가 운영하는 ‘카드포인트 통합조회’는 여러 카드사의 잔여 포인트와 소멸 예정 포인트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본인확인을 거쳐 카드사별 포인트를 조회한 뒤 현금화 가능한 포인트를 선택해 본인 명의 계좌로 입금을 신청하면 된다.

다만 카드포인트라고 해서 모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통합 계좌입금 서비스는 주로 카드사별 대표 포인트 중 현금 전환이 가능한 항목을 대상으로 한다. 특정 제휴처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나 일부 특별 포인트는 현금화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입금 시점 역시 카드사와 신청 시간에 따라 다르다. 일부는 신청 후 빠르게 처리되지만 다른 카드사는 다음 영업일에 입금될 수 있다. 조회 화면에 표시되는 처리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여러 종류의 금융자산을 한꺼번에 점검하고 싶다면 금융감독원의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fine.fss.or.kr)에서 시작하는 방법도 있다. 파인은 금융소비자에게 필요한 각종 금융정보와 조회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포털로, 해당 자산의 조회 서비스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숨은 돈 찾아드립니다’ 문자, 믿어도 될까…환급 사기 피하는 법

휴면예금이나 보험금 환급을 안내하는 문자라고 해도 무조건 믿어서는 안 된다. 링크를 바로 누르기보다 공식 사이트에 직접 접속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미지=AI로 생성)

‘휴면예금 환급 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미수령 보험금이 있으니 지금 확인하세요’, ‘카드포인트 소멸 전 환급 신청이 필요합니다’와 같은 문자는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쉽다. 실제로 오래된 계좌나 보험금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안내된 인터넷주소를 누르거나 개인정보를 입력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숨은 금융자산 조회·환급을 안내하는 과정에서 금융회사나 금융협회를 사칭한 스미싱과 보이스피싱을 주의하도록 당부해 왔다. 특히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해 신분증 등 개인정보, 계좌 비밀번호 등 민감한 금융정보를 요구하거나 환급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먼저 보내라고 한다면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금융기관에서 발송한 환급 관련 문자 자체가 모두 가짜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 금융회사와 서민금융진흥원 등은 우편이나 문자, 모바일 전자고지 등을 활용해 소비자에게 휴면예금이나 숨은보험금 관련 정보를 안내하고 있다.

문자에 포함된 인터넷주소를 바로 누르지 말고, 해당 기관의 공식 홈페이지 주소를 직접 입력하거나 공식 앱에서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금융회사 이름이나 로고가 표시됐다는 이유만으로 메시지를 신뢰해서도 안 된다. 발신 정보를 위장하거나 실제 기관의 명칭과 유사한 인터넷주소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본인인증 과정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적인 금융서비스는 공식 사이트에서 정해진 인증 절차를 제공한다. 반면 메신저나 전화로 계좌 비밀번호와 카드 비밀번호, 보안카드 번호 전체 등을 알려달라고 요구하거나 원격제어 앱 설치를 유도한다면 대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미 의심스러운 인터넷주소를 눌렀거나 개인정보를 입력했다면 즉시 추가 입력을 중단하고, 설치한 앱이 있다면 악성 앱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금융정보를 제공했거나 돈을 송금한 경우에는 즉시 거래 금융회사와 경찰에 연락해 지급정지 등 필요한 조치를 요청해야 한다.

스미싱이 의심되는 문자와 악성 앱 관련 상담은 한국인터넷진흥원 118, 보이스피싱 신고와 긴급 대응은 경찰 112, 금융 관련 상담은 금융감독원 1332를 이용할 수 있다.

고령의 가족이 숨은 금융자산을 찾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주의사항은 중요하다. 온라인 인증에 익숙하지 않다면 가족이 옆에서 공식 사이트 접속과 조회 절차를 안내할 수 있지만, 금융정보를 대신 보관하거나 비밀번호를 공유하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잊고 있던 돈을 찾는 첫걸음은 새로운 금융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복잡한 투자 전략을 세우는 것도 아니다.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돈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황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