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통제

여론2023-02-01
우리 사회 성인 4명 중 1명, “‘데이트 폭력’ 직·간접 경험”

우리 사회에서 데이트 폭력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험해 본 적 있는 사람이 2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발표된 한국리서치 정기여론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4명 중 1명(24%)이 데이트 폭력을 직접 경험하거나 가족 또는 지인이 경험한 것을 보거나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데이트 폭력의 '직·간접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29%로 남성(18%)에 비해 11%포인트 정도 높았으며,  연령별로는, 40대가 31%로 직·간접 경험률이 가장 높은데 비해,  60대에서는 16%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한국여성의전화'의 <데이트 폭력 대응을 위한 안내서>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을 크게 ‘통제’, ‘언어적·정서적·경제적’, ‘신체적’, ‘성적’ 폭력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응답자들에게 이들 유형과 관련된 여섯 가지 사례를 제시하여 '데이트 폭력'에 해당하는지 물어 보았다.

먼저 ‘통제’ 유형에 해당하는 사례로 ‘나의 휴대폰, 이메일, SNS 등을 점검한다'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0%가 데이트 폭력에 해당한다고 답했으며, '성적 폭력'에 해당하는 사례로 ‘나의 의사에 상관없이 신체부위를 만진다’에서도 엇비슷하게 응답자의 59%가 데이트 폭력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서적 폭력이라 할 수 있는 ‘통제’가 신체적인 ‘성적’ 폭력 이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언어·정서적 폭력' 사례로 '내가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느낄 정도로 비난한다’(57%), ‘신체적 폭력'으로서 '나의 팔목이나 몸을 힘껏 움켜쥔다’(55%), ‘언어·정서적 폭력'으로서 '나와는 관계 없는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너 때문이야”라는 말을 자주 한다’(52%) 등의 사례에 대해서도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데이트 폭력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통제' 유형으로 '함께 있지 않을 때, 내가 누구와 있는지 항상 확인한다’는 사례에 대해서는 데이트 폭력에 해당한다는 응답이 49%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한편 데이트 폭력이 단순한 '사랑싸움'이나 '애정표현'으로 무마할 일이 아니라는데 다수가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인 관계 혹은 연인이었던 관계 등에서의  다음의 폭력과 관련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신체적’, ‘언어·정서적‘, ‘성적‘ 폭력 등의 데이트 폭력이 ‘사랑의 한 형태일 수 있다’는 인식에 동의한 비율은 모두 10% 수준에 그쳤다. (신체적 폭력 10%, 언어·정서적 폭력11%, 성적 폭력 9%)

‘둘만의 일 혹은 사랑싸움으로 무마할 수 있다’는 인식에 대해서도 ‘성적’ 폭력의 경우 15%, ‘언어·정서적’ 폭력 19%, ‘신체적’ 폭력 20% 등 단순히 둘만의 일이나 다툼으로 무마할 건 아니라는데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또한 ‘한 명이 조심하거나 순응하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일이다’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비율도 ‘성적’ 폭력이 13%, ‘신체’ 및 ‘언어/정서적’ 폭력이 각각 16%로 10%대에 그쳤다. 이는 응답자 대다수가 데이트 폭력을 피해자의 행동과는 무관한 것으로 인식하는 결과이다.

다만, ‘사적인 문제로, 법적·공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어렵다’에 대해서는 ‘성적’ 폭력과 다른 폭력 유형 간 차이가 확인되었다(‘성적’ 폭력 30%, ‘언어/정서적’ 폭력 38%, ‘신체적’ 폭력 40%). ‘신체’ 및 ‘언어·정서적’ 폭력에 대해서는 공적 개입이 어렵다는 인식이 ‘성적’ 폭력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 물리적 폭력인 신체적, 성적 폭력과 마찬가지로 언어·정서적 폭력에 대해서도 ‘폭력’으로 인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리적 폭력과 심리적 폭력 간 큰 차이 없이 모두 데이트 폭력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트 폭력에 대해서도 단순한 ‘사랑싸움’, ‘피해자가 잘못해서 벌어진 일’ 로만 바라보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신체적 폭력이나 언어·정서적 폭력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사람(10명 중 4명)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어렵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