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ㄹㄷ 뜨면 주가 폭등”…’특징주 기사’로 93억 삼킨 기자들 덜미
  • 금감원 특사경, ‘선행매매 주가조작’ 전·현직 기자 등 7명 검찰 송치
  • 회계사가 기사 초안 짜고 현직 기자가 배포…압수수색 전까지 범행 지속
언론사 기자의 고유 권한인 기사 송출 권한을 악용해 호재성 정보를 포털과 증권사 거래 시스템에 노출시키기 직전 주식을 매수하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전·현직 기자들과 주가조작 세력이 사법당국에 적발됐다.
지난 2월 5일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에 “주가조작 패가망신”이라며 강력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언론사 기자의 고유 권한인 기사 송출 권한을 악용해 호재성 정보를 포털과 증권사 거래 시스템에 노출시키기 직전 주식을 매수하는 수법으로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전·현직 기자들과 주가조작 세력이 사법당국에 적발됐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국(특사경)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전·현직 언론인 등 총 7명을 서울남부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정 종목의 호재성 기사가 보도되기 전 주식을 대량 매집했다가 보도 직후 주가가 오르면 즉시 되파는 이른바 ‘특징주 선행매매’ 수법을 동원해 총 93억 원이 넘는 부당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 범행을 총괄 기획한 공인회계사와 보도를 담당한 현직 기자 등 핵심 피의자 2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이번에 적발된 금융 범죄는 주가조작 세력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건과 현직 기자의 대담한 단독 범행 두 가지 형태로 정밀하게 전개됐다. 구속된 공인회계사는 지난 2020년 10월부터 현직 언론인 3명과 공모해 조직적인 유통 시장 교란 세력을 구축했다. 회계사가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적은 매수세로도 시세 변동이 용이한 중·소형주 중심의 이른바 ‘특징주 기사 초안’을 직접 작성하면, 가담한 기자들이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으며 원하는 타이밍에 기사를 내보냈다. 메신저 대화방에 준비 완료를 뜻하는 은어인 ‘ㄹㄷ(레디)’가 올라온 지 불과 1분 만에 기사가 화면에 뿌려졌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정보가 확산되면서 추종 매수세를 유입시키는 방식을 취했다.

이들은 이러한 선행매매 방식을 통해 지난해 6월까지 무려 4년 8개월 동안 총 1,800여 건에 달하는 가짜 호재성 기사를 포털에 쏟아냈다. 수사 당국의 압수수색이 본격화되기 직전까지 계속된 이 조직적 범행으로 이들이 챙긴 불법 부당이득은 85억 6,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는 별개로 또 다른 현직 기자는 2022년 10월부터 자신이 보유한 데스크 승인 없는 기사 즉시 송출 권한을 전적으로 악용해 단독 범행을 일삼았다. 호재성 기사를 작성한 뒤 주식을 미리 사두고 평균 1분 뒤 보도하는 수법으로 주가를 띄운 뒤, 평균 3분 만에 주식을 전량 매도해 차익을 실현했다. 이 기자는 1년 10개월간 약 300건의 기사를 동원해 7억 5,000만 원을 독식했으며, 한 번에 최고 3,823만 원의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이번 수사는 지난해 2월 금융감독원 조사국이 이상 매매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고발하면서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서울남부지검의 지휘 하에 특사경은 관련 언론사와 피의자 주거지 등 총 50여 곳에 달하는 광범위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범행에 쓰인 메신저 대화록과 계좌 내역 등 결정적 물증을 확보했다. 금감원 특사경 측은 언론의 신뢰도를 실추시키고 공정한 거래 질서를 무너뜨린 금융 교란 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와 엄정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반 투자자들을 향해 포털 기사 제목에 특징주나 테마주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는 이유만으로 섣불리 투자에 나설 경우 선행매매 세력의 사기 표적이 될 수 있으므로 기사 내용의 진위와 합리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소현
이슈2026-06-18
금융감독원, 기자 연루 주가조작 사건 2건 적발…7명 검찰 송치

금융감독원이 회계사와 현직 기자들이 가담한 주가조작 사건과 현직 기자 단독 범행 사건을 동시에 적발해 관련자 7명을 검찰에 넘겼다.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18일 이 같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주가조작 조직의 총책인 공인회계사 A씨와 선행매매를 단독으로 저지른 현직 기자 B씨를 구속 송치하고 나머지 관련자 5명은 불구속 상태로 기소의견과 함께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특사경에 따르면 A씨는 2020년 10월 무렵 현직 기자 3명을 끌어들여 주가조작 조직을 결성했다. 이들은 특정 종목에 대한 호재성 기사, 이른바 ‘특징주’ 기사를 이용해 시세 차익을 노렸다. 기사가 보도되기 전 미리 주식을 사들인 뒤, 보도 이후 주가가 오르면 팔아치우는 방식이었다.

A씨는 거래량이 적거나 주가 변동이 큰 중소형주를 골라 직접 기사 초안을 작성한 뒤, 조직에 가담했거나 금품을 받은 기자들에게 배포를 맡겼다. 기사는 사전에 공모한 시점에 맞춰 내보내졌고, 매수와 매도는 본인 또는 다른 사람 이름을 빌린 차명 계좌를 통해 이뤄졌다.

조직은 여러 언론사의 기자를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현금 등으로 끌어들였으며 특사경의 압수수색이 임박한 시점까지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6월까지 1,800여 건의 기사를 동원해 85억6,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별도 사건으로, 2022년 10월부터 2024년 7월까지 비슷한 수법을 혼자서 반복했다. 본인이 작성한 기사가 보도되기 전 차명 계좌 등을 활용해 주식을 매수하고, 보도 뒤 주가가 오르면 매도해 차익을 거뒀다.

거래량이 적거나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를 골라 기사를 직접 쓰고, 자신에게 기사 송출 권한이 있다는 점을 이용해 원하는 시점에 보도를 내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B씨가 챙긴 부당이득은 300여 건의 기사에서 총 7억5,000만 원에 달했으며, 건당 평균 약 200만 원, 최대 3,823만 원의 이득을 본 경우도 있었다.

금감원 측은 기자가 연루된 이번 선행매매 사건처럼 자본시장의 공정한 거래 질서를 해치고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엄정하게 수사와 조사를 이어가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힘쓰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투자자들에게는 기업의 공시 내용과 재무 상태, 주가 상승 요인 등을 스스로 점검해 기사 내용의 타당성을 따져본 뒤 신중하게 투자 결정을 내릴 것을 당부했다.

김소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