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 오늘 실시…민주당 하원 탈환 유력, 상원도 과반 노린다
2026 미국 중간선거가 3일(현지시간) 미 전역에서 치러진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의회 권력을 가르는 이번 선거에서 하원은 민주당의 탈환이 유력하고, 상원도 민주당이 넘볼 수 있는 구도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투표는 미 동부시간 3일 오전 5시(한국시간 3일 오후 7시) 버몬트주 일부 지역에서 시작되며, 뉴욕·뉴저지·버지니아 등 동부 지역은 오전 6시부터 순차적으로 투표소 문을 연다. 개표는 투표가 끝나는 지역부터 진행된다. 인디애나와 켄터키 일부 지역이 동부시간 오후 6시(한국시간 4일 오전 8시)로 가장 먼저 투표를 마감하고, 50개 주 가운데서는 알래스카 서부가 동부시간 4일 오전 1시(한국시간 4일 오후 3시) 마지막으로 투표를 마친다.
이번 선거에서는 임기 6년의 연방 상원의원 100석 가운데 35석(정규선거 33석, 보궐선거 2석)과 임기 2년의 하원의원 435석 전체, 36개 주 주지사 등을 선출한다. 4년 대통령 임기의 중간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현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하원 판세는 민주당 쪽으로 기울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하원 의석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으로 공화당이 근소하게 앞서 있다. 선거 분석기관 쿡 폴리티컬 리포트는 지난달 30일 민주당이 공화당 의석을 12~25석 빼앗아 올 것으로 내다봤고, 디시전 데스크 HQ는 민주당의 하원 장악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평가했다. 하원을 되찾으면 민주당은 입법뿐 아니라 의회 소환조사와 증언 강제권을 동원해 행정부 견제를 강화할 수 있다.
상원은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에 민주당과 함께 표결하는 무소속 2석을 더한 민주당 진영 47석 구도다. 이번 선거 대상 35석 가운데 공화당 현역 의석이 22석, 민주당 현역 의석이 13석이다. 민주당 진영이 이 중 17석 이상을 확보하면 과반(51석)에 이른다. 반면 공화당은 상원의장을 겸하며 가부 동수 때 결정권을 갖는 부통령이 있어 50석만 지켜도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다.
선거 직전 공개된 뉴욕타임스·시에나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공화당 현역 의석인 오하이오와 메인에서 각각 5%포인트, 6%포인트 앞섰다.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와 캔자스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우위를 보였다. 미 언론 집계에 따르면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도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반면 같은 조사에서 아이오와와 알래스카는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 두 곳 모두 격차가 오차범위 안이다.
다만 주요 경합지 상당수가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 지역이어서 여론조사가 실제 결과와 얼마나 맞아떨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선거에서 여론조사가 공화당 지지를 과소평가해 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조사에 응하지 않는 공화당 지지자가 늘어 이번에는 오차가 더 클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출마하는 대선과 함께 치러지지 않는 만큼 오차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2년 국정 운영을 좌우할 전망이다. 공화당이 상원을 지키면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을 방패로 삼아 기존 국정 노선과 행정부 인선을 이어갈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하원만 차지해도 예산과 주요 법안을 둘러싼 교착은 피하기 어렵고, 행정부를 겨냥한 의회 조사도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가져가면 조기 레임덕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란 전쟁과 고물가가 선거 쟁점을 지배한 가운데 에머슨대가 지난달 24~26일 실시한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37%로 9월(39%)보다 낮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주도 의회에 대비해 거부권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지난달 23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교착 상태가 오면 모든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며, 그러면 민주당이 협상하자고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상·하원 모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해 민주당이 이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합지 후보의 당락은 3일 늦은 밤이나 자정(한국시간 4일 오후 2시) 무렵부터 하나둘 발표될 전망이다. 미 언론은 우편투표 집계와 재검표 가능성을 고려하면 상원 다수당의 윤곽은 빨라야 4일에야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알래스카와 메인은 상원 선거에 유권자가 후보에게 선호 순위를 매기는 순위선택투표제를 적용한다. 1순위 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순위 집계를 거쳐야 해 결과 확정까지 며칠이 걸릴 수 있다.
한국계 후보들의 성적도 관심사다. 하원 선거에서는 캘리포니아 제47선거구 데이브 민(민주) 의원이 재선에, 워싱턴 제10선거구 매릴린 스트리클런드(민주) 의원이 4선에 도전한다. 스트리클런드 의원은 한국계 크리스 정 후보와 맞붙는다. 매사추세츠 제6선거구 댄 고(민주) 후보는 첫 당선을 노린다. 캘리포니아 제40선거구에서는 영 김(공화) 의원이 선거구 재조정으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하게 된 같은 당 17선 켄 캘버트 의원과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오클라호마 주지사 선거에서는 신디 먼슨(민주) 후보가 미국 역사상 첫 한국계 주지사에 도전한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공화당 마이크 마제이 후보가 49%로 먼슨 후보(45%)를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