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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100조 어디서 나왔나…삼성증권 “소득증가·자산재배분 영향”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쏟아부은 돈이 100조원에 육박한다. 이 돈은 다 어디서 나온 걸까.

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개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순매수 규모는 총 97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56조8천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코스닥에서는 반대로 7조1천억원을 팔았다. 상장지수펀드(ETF)도 47조7천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 자금의 출처를 ▲소득 증가에 따른 투자 확대 ▲가계 금융자산 재배분 ▲빚을 낸 투자, 이렇게 세 가지로 짚었다. 한 곳에서 몰린 게 아니라 여러 경로의 돈이 동시에 증시로 흘러들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를 쓴 김재우 연구원은 먼저 ‘늘어난 소득’ 쪽을 들여다봤다. 올해 소득증가율 4.0%, 저축률 9.0%를 가정해 5월까지 누적 저축액을 98조9천억원으로 추산하고, 이 중 40%가 국내 주식에 들어갔다고 봤다. 계산하면 약 39조5천억원이다. 40%라는 숫자가 과하다 싶을 수도 있지만, 퇴직연금 내 실적배당형 비중이 최근 50%까지 올라온 점을 고려하면 무리한 가정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돈의 이동’이다. 은행 예금 증가폭은 지난해 17조1천억원에서 올해 4조4천억원으로 확 줄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수신은 아예 12조4천억원 순증에서 13조5천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두 군데 변화만 합쳐도 38조7천억원어치다. 안전자산에 머물던 돈이 증시로 옮겨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2024년 기준 가계 금융자산 중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 비중은 24.0%로, 예금(46.3%)이나 보험·연금(28.9%)보다 한참 낮았다.

세 번째는 ‘빚투’다. 신용공여 잔액은 5월 말 38조원으로 연초보다 10조6천억원 늘었고, 가계대출 증가분(2조4천억원)까지 더하면 빚으로 마련한 투자금은 13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다만 신용공여 규모 자체는 역대급이지만, 이것만으로 올해 상반기 개인 순매수 급증을 다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붙었다.

이렇게 세 가지를 다 더하면 89조2천억원. 5월까지 실제 개인 순매수의 91.6%가 설명된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해외 증시에서 국내로 돌아온 계좌(RIA) 자금 2조1천억원도 일부 보탰을 것으로 봤다.

반면 부동산을 팔아 마련한 돈이 증시로 몰렸을 가능성은 낮게 봤다. 집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주식 매매가 서로 상쇄되는 데다, 대출 규제가 강해지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은 오히려 다른 자산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외국인 매도가 계속되는 가운데 “개미마저 매수 여력이 떨어지면 증시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7.1%로 나온 만큼, 기업 실적 개선이 가계 소득 증가로 이어지면서 증시 자금 흐름이 계속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퇴직연금 쪽 머니무브도 이제 막 본격화된 단계라, 앞으로 리밸런싱이 진행될수록 증시 유입 자금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희빈 기자
마이크론 역대급 실적에 코스피 급등…장 초반 매수 사이드카 발동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사상 최고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25일 국내 증시가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타고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오전 9시 7분 3초,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전일 종가보다 79.94포인트(5.81%) 상승한 1,455.56을 기록하면서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이 5분간 정지됐다. 코스피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5% 이상 상승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 자동으로 발동되는 시장 안정화 장치로, 급격한 프로그램 매매로 인한 가격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운영된다. 이날 코스피는 5%대, 코스닥은 2%대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급등의 직접적 도화선은 마이크론의 2026 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이었다. 마이크론은 24일(현지시간) 공시를 통해 해당 분기 매출이 414억6천만 달러(약 64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93억 달러 대비 345.7% 증가한 수치로, 시장조사기관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이 제시한 예상치 358억4천만 달러와 직전 분기 종전 최고 기록인 238억6천만 달러를 모두 뛰어넘은 것이다.

마이크론 HBM4 반도체 (출처=마이크론 홈페이지 캡쳐)

사업 부문별로는 고대역폭메모리(HBM)가 핵심 제품으로 편입된 ‘클라우드 메모리’ 부문이 137억7천만 달러(약 21조 원)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코어 데이터센터’ 부문이 115억2천만 달러(약 17조6천억 원), ‘모바일 클라이언트’ 부문이 그 뒤를 이었으며, 자동차·산업용 부문도 46억3천만 달러(약 7조1천억 원)를 기록했다. AI 데이터센터에서 출발한 메모리 수요 증가가 일반 서버, 모바일, 자동차·산업용 등 전 영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수익성 지표도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 26.8%에서 이번 분기 81.2%로 수직 상승했으며, 직전 분기의 69%보다도 10%p 이상 높아진 수준이다.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25.11달러를 기록해 월가 컨센서스인 20.78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마이크론은 4분기(6∼8월)에도 성장 궤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 측은 4분기 매출이 500억 달러(약 76조5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이는 시장 기대치 435억8천만 달러를 상당 폭 웃도는 수치다. 마이크론은 6세대 HBM인 ‘HBM4’가 고객사 플랫폼에 대량 탑재되고 있으며, 7세대 ‘HBM4E’ 개발도 차질 없이 진행돼 내년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자이 메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사상 최고 기록을 달성한 3분기 실적과 더욱 강력한 4분기 전망은 AI 시대에 메모리의 전략적 가치를 반영한 것”이라며 “다년간의 전략적고객협약(SCA)이 실적의 지속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 전 정규장에서 0.3% 하락으로 마감했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 15% 넘게 급등하기도 했다.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의 개별 호재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90조 원에 달하는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고 밝혔으며, SK하이닉스는 다음 달 10일 미국주식예탁증서(ADR)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두 재료 모두 각사의 주가 상승 여력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희빈 기자
코스피, ‘검은 화요일’ 충격 딛고 반등…’마이크론 실적’이 다음 고비

코스피가 23일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한 충격에서 하루 만에 벗어나 24일 3%대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은 이번에도 불발에 그쳤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가 오늘밤 예정돼 있어 시장의 긴장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24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98.67포인트(3.64%) 오른 8,502.51에 거래됐다. 지수는 장 초반 1.86% 상승으로 출발한 뒤 매수세가 몰리며 상승 폭을 확대했고, 장중 한때 8,577.52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1조 200억 원, 개인이 8,554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1조 9,664억 원을 순매도하며 팔자 우위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전날 9,114.55에서 8,203.84로 910.71포인트(9.99%) 폭락하며 증시 역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 미실현 이익 과세 논란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고, 장중 서킷브레이커(주식 거래 일시 중단)가 발동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조 원대 매도에 나서며 낙폭을 키웠고, 개인은 사상 최대 순매수로 맞섰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은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MSCI는 23일(현지시간) 공개한 ‘2026년 연례 시장분류 검토’에서 한국 증시를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MSCI는 한국 시장당국의 개혁 조치들을 인정하면서도, 투자자들은 근본적인 문제들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원화의 역외 거래 제한, 외환시장 유동성 부족, 공매도 관련 규제 부담 등 핵심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한국이 선진국지수 관찰대상국 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2014년 이후이며, 이번에도 워치리스트 등재조차 이루지 못했다.

반등을 견인한 것은 ‘삼전닉스’였다. 전날 12% 넘게 급락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7.74%, 3.44% 오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특히 삼성전자는 상승률이 더 높아 이날 장중 SK하이닉스에 내줬던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삼성생명(2.47%), 삼성전기(1.61%), 현대차(0.78%) 등도 올랐고 SK스퀘어(-3.28%), KB금융(-0.52%)은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제약(6.83%), 유통(6.02%), 전기·전자(4.82%) 등 대부분이 올랐고 금융(-0.31%)은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시각 전 거래일 대비 25.68포인트(2.88%) 오른 917.20을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알테오젠(12.16%), 에코프로(5.73%), 레인보우로보틱스(4.17%), 에코프로비엠(2.92%) 등 시가총액 상위 16위권 종목이 일제히 오름세를 나타냈다.

시장의 이목은 이날 밤 발표되는 마이크론의 2026회계연도 3분기(3~5월) 실적에 집중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메모리 반도체 수급 개선과 가격 상승세를 반영해 마이크론의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마이크론이 양호한 실적과 가이던스를 내놓을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대형주의 실적 기대감도 높아진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전날 폭락이 펀더멘털 악화가 아닌 기술적 조정에서 비롯됐다고 보며, 상승 추세는 훼손되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25일에는 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발표도 예정돼 있어 향후 증시 방향성을 가를 또 하나의 변수로 꼽힌다.

김희빈 기자
코스피, 전일 대비 10% 대폭락…8200선 간신히 유지

코스피가 23일 전 거래일 대비 910.71포인트(9.99%) 급락한 8,203.84로 장을 마감하며 8,200선을 간신히 유지했다. 전날 코스피가 9,114.55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직후 하루 만에 벌어진 충격적인 급락이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31.01포인트(0.34%) 내린 9,083.54로 출발했다. 개장 직후 반등을 시도했으나 이내 하락 전환하며 급격한 낙폭을 키웠다.

(AI 생성 이미지)

전날 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인공지능(AI)·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일제히 하락한 여파가 국내 증시로 번지며 반도체 대형주 중심의 차익 실현 매물이 대거 출회됐다.

오전 11시 40분께에는 지수 급락에 따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후에도 하락세가 멈추지 않아 2시 33분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이에 따라 20분간 모든 매매 거래가 중단됐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 간 극명한 대조가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거래소(KRX)와 넥스트레이드(NXT) 합산 기준 5조7천92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시장에 매물을 집중적으로 쏟아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11조1천124억원을 순매수했다. 역대 최대 순매수액이다.

코스닥 지수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이날 코스닥은 전장 대비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로 장을 마감하며 9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6분께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돼 극심한 변동성이 확인됐다.

김희빈 기자
코스피 8% 폭락에 서킷브레이커 발동…8,000선 붕괴

8일 국내 증시가 개장과 동시에 패닉 양상을 보이며 코스피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고 코스닥 시장에도 사이드카가 작동하는 등 주요 시장 안전장치가 잇따라 가동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분 42초, 코스피가 전일 종가 대비 685.85포인트(8.40%) 하락한 7,474.74를 기록하며 8,000선이 붕괴됐다.

낙폭이 1분간 8% 이상 유지되면서 유가증권시장 서킷브레이커 발동 요건이 충족됐고, 거래소는 즉시 20분간 전 종목 매매를 중단시켰다. 주식 관련 선물·옵션 시장도 동시에 거래가 멈췄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같은 날 오전 9시 6분 2초께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코스닥150선물이 전일 종가 대비 7.95% 하락하고 코스닥150지수가 8.11% 급락한 상태가 1분간 지속되면서 발동 요건을 충족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달 22일 이후 약 2주 만이다. 사이드카는 코스닥150선물 가격이 기준 대비 6% 이상, 코스닥150지수가 직전 거래일 최종 수치 대비 3% 이상 동시 하락한 상태가 1분간 유지될 경우 작동하는 단기 시장 충격 완충 장치다.

앞서 거래소는 개장 전인 이날 오전 8시께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어 전날 미국 증시 및 야간선물 급락 등 대외 변수를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거래소는 금융당국과 공조 체계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증시 동향, 중동 정세, 환율 변동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전사적 IT 대응 태세도 강화하기로 했다. 시장 변동성을 틈탄 불공정거래 사전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불법 공매도 점검도 확대할 방침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거래소 전 임직원은 시장 급변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말고 안정적 시장 운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급락은 글로벌 반도체주 조정 흐름과 맞물려 나타난 것으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희빈 기자
하나증권 “연말 코스피 1만 가능”…내년 순이익 선반영 시 10,380 제시

8,000선 돌파 직후 급락이라는 충격파가 채 가시지 않은 국내 증시에서 연말 코스피 1만 포인트론이 제기됐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18일 보고서를 통해 시장의 불안 심리와 달리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핵심 논거는 기업 이익이다. 올해 코스피 구성 종목의 예상 순이익 합계는 689조 원, 내년에는 853조 원으로 뛴다는 것이다.

급락한 코스피 (사진=연합뉴스)

여기에 2010년 이후 코스피의 장기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인 9.96배를 적용하면, 내년 이익이 올해 주가에 미리 반영되는 선반영 시나리오에서 연말 지수가 10,38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고 이 연구원은 계산했다.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으로는 8,499조 원 규모다.

고유가와 고금리를 우려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연구원은 현재의 유가 상승이 전쟁이라는 외부 충격에서 비롯된 만큼 중장기 추세보다는 일시적 이벤트에 가깝다고 봤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의 전년 대비 상승률이 63%인 데 반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테크 섹터의 설비투자 증가율이 80%에 달한다는 점도 기술 산업의 투자 동력이 에너지 비용 압박을 상회하고 있다는 근거로 제시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48%를 차지하는 쏠림 현상을 두고 일각에서 ‘버블 징후’를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 연구원은 선을 그었다.

2000년 닷컴 버블 당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시가총액 1위였던 시스코시스템즈(Cisco Systems)는 마이크로소프트나 GE의 순이익 대비 20~28%에 불과한 빈약한 이익 기반 위에 올라섰다가 붕괴했다는 것이다. 현재 두 반도체 대형주는 그 구조와 다르다는 판단이다. 이익 실체가 뒷받침되는 시총 집중이라는 점에서 단순 과열론을 경계했다.

김희빈 기자
코스피 사상 첫 8,000 시대…향후 전망은 양방향?

코스피가 15일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하며 한국 증시가 새로운 국면에 진입했다.

이날 오전 9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8,015.49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보다 34.08포인트(0.43%) 오른 수치다. 장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7,951.75로 출발해 하락 흐름을 이어가던 지수는 이내 방향을 틀었고, 한때 8,028.43까지 치솟았다. 이달 6일 7,000선을 처음 넘어선 지 9일 만이자 거래일 기준 7일 만의 기록이다.

이날 지수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이 7,642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매수 주체로 나섰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7,441억원, 414억원 순매도로 맞섰다. 전날 밤 미국 증시는 기술주 강세에 힘입어 3대 지수가 일제히 올랐다. S&P 500지수(0.77%)와 나스닥 종합지수(0.88%)는 동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도 0.75% 상승했다.

베이징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협력 기조를 확인하면서 글로벌 투자심리가 안정됐다. 젠슨 황 CEO가 방중단에 합류한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 내 H200 칩 공급 재개 가능성이 부각되며 4.39% 뛰었다.

수치로 보면 시장의 낙관은 현재 진행형이다.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증시 대기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137조4천1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7일 세운 최고치(136조9천890억원)를 닷새 만에 갈아치웠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같은 날 36조2천677억원으로, 지난달 29일의 종전 기록(36조683억원)을 넘어섰다. 일부 증권사들이 신규 신용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제동을 걸었지만 잔고는 꺾이지 않았다. 코스피가 4월 중 미·이란 전쟁 여파로 107조원대까지 줄었던 예탁금이 두 달여 만에 130조원을 회복하더니 최고치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 방향의 베팅도 함께 부풀고 있다. 공매도의 선행 지표로 통하는 주식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 14일 182조4천3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일 180조원을 처음 돌파한 이후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 11일(182조9천967억원)에 바짝 다가선 수치다. 주가 하락을 겨냥해 주식을 빌리는 수요가 함께 불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추가 상승론의 논거는 탄탄하다. 외국인 자금의 한국 증시 재유입 흐름, 코스피 시가총액의 4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역대급 실적 기대가 맞물리며 국내외 증권사들은 연내 코스피 목표치를 1만선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조정론은 1년여 전 2,300선 아래였던 지수가 8,000선을 돌파하기까지의 속도 자체를 경고 신호로 읽는다.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꺾일 경우 공매도와 빚투 반대매매가 맞물리면서 낙폭이 예상보다 가파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도윤 기자
코스피가 전장보다 200.86p(2.63%) 오른 7,844.01 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 7,400대 급락 딛고 7,844 신고가…개인·기관이 주체

코스피가 하루 만에 추락과 부활을 동시에 연출했다.

코스피가 13일 장 초반 7,400대까지 주저앉았다가 오후 들어 극적으로 방향을 틀어 7,844에 장을 마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새로 썼다.

코스피가 전장보다 200.86p(2.63%) 오른 7,844.01 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 경신(사진=연합뉴스)

악재는 겹쳤다. 전날 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대 하락하며 반도체주 차익 실현이 출회됐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8% 오르며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되살아났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 조정 절차를 거쳤지만 결국 합의 없이 결렬을 선언하면서 개별 악재까지 겹쳤다. 코스피는 7,513선에서 출발한 뒤 오전 한때 7,448선까지 밀렸다.

반전의 주체는 개인과 기관이었다. 장 마감 직전인 15시 40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조 8,090억 원, 기관은 1조 8,246억 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3조 8,657억 원을 순매도하며 거센 매물을 쏟아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장 초반 급락 구간에서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결과로 시장은 풀이했다.

낙폭이 컸던 삼성전자도 노사 악재를 단기 충격으로 소화하며 빠르게 반등했고, SK하이닉스 역시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코스닥은 외국인이 7,355억 원을 팔아치우며 하락 마감해 대형주 중심 장세의 온도차를 다시 확인했다.

코스피 질주의 중심에는 반도체 업황 개선이 있다. AI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111%, 144% 급등했다. 두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44%를 웃도는 수준까지 불어났다.

증권가는 코스피 목표치를 경쟁적으로 높이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NH투자증권이 9,000을, 씨티그룹은 8,500을, 현대차증권은 9,750을 각각 제시했으며, JP모건은 강세 시나리오에서 코스피 1만까지 열어뒀다.

다만 반도체를 걷어내면 코스피는 4,100선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이외 업종 대부분이 지수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도 상존하는 변수다.

이날 장 흐름이 보여줬듯 악재를 단기 충격으로 흡수할 만큼 시장 체력이 두터워졌다는 평가와 함께, 반도체 편중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김희빈 기자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 7,500 돌파하며 장중 최고치 (사진=연합뉴스)
이틀 연속 역사 쓴 코스피…7,500 고지 넘보다 7,490에 안착

코스피가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7,500선 돌파를 목전에 뒀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5.49포인트(1.43%) 오른 7,490.05로 장을 마쳤다. 전날 국내 증시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넘어선 데 이어 단 하루 만에 또 한 번 기록을 새로 썼다.

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 7,500 돌파하며 장중 최고치 (사진=연합뉴스)

이날 장은 강세로 출발했다. 개장과 함께 전 거래일 대비 114.51포인트(1.55%) 오른 7,499.07을 기록하며 전날 세운 장중 최고치(7,426.60)를 단숨에 뛰어넘었다. 이후 매수세가 이어지며 한때 7,531.88까지 올라 7,500선마저 처음으로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고점에서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상승폭이 줄어들었고, 등락을 거듭하다 결국 7,490선에서 마감했다.

전날 코스피는 6% 넘게 폭등하며 7,000선을 처음 돌파한 바 있다. 이로써 이틀 사이 7,000선 첫 돌파와 7,490대 안착이라는 두 개의 이정표가 나란히 세워졌다.

상승의 핵심 동력은 반도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강세를 보이며 지수를 끌어올렸고, 외국인 투자자가 3조원을 웃도는 대규모 순매수에 나서며 상승세를 뒷받침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구조적으로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상승이 일시적 유동성 효과가 아닌 기업 실적 개선과 정책 환경 변화에 기반한 추세적 흐름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반면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4월 이후 코스피가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30% 안팎 급등하면서 기술적 부담이 누적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5월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될 수 있으며 하반기 조정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3일 예정된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정기 리뷰 결과와 미국 증시 동향을 7,500선 재돌파의 분수령으로 주목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10.99포인트(0.91%) 내린 1,199.18로 마감했다. 코스피 대형주로 수급이 집중되면서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김희빈 기자
코스피가 7천을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코스피, 사상 첫 7천선 돌파…반도체 ‘불기둥’에 역대 최고가 행진

코스피가 6일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 오전 9시 25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76.55포인트(5.43%) 급등한 7,313.54를 기록했다. 장 초반 7,093.01로 출발한 지수는 빠르게 상승폭을 키워 7,311.54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가 7천을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코스피 7천 돌파를 축하하는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7,000선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27일 처음으로 장중 4,000선을 돌파한 이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온 코스피는 올해 1월 22일 5,000선, 2월 25일 6,000선을 차례로 넘어선 데 이어, 이날 2개월여 만에 7,000선 고지마저 밟았다. 거래일 기준으로는 47거래일 만의 달성이다. 지수 급등 여파로 코스피200 선물지수가 폭등하며 한때 프로그램 매수호가 일시 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이번 급등의 핵심 동력은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 섹터의 강세다. 전날 뉴욕 증시에서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인텔이 애플과의 새로운 반도체 공급 협상 소식에 힘입어 13% 가까이 급등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23% 뛰었다. 여기에 미국 반도체 기업 AMD가 장 마감 후 공개한 1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14%대 급등한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중동의 미국·이란 간 휴전 기조가 유지되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6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3.90% 내린 배럴당 102.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에서는 개인과 외국인이 지수를 견인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3,961억 원, 외국인은 4,740억 원을 각각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7,664억 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도 855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26만 1,5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고, SK하이닉스도 장중 160만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의 최대주주 SK스퀘어 역시 11.60% 급등하며 주가 100만 원을 돌파, ‘황제주’ 반열에 올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4%대 강세와 AMD의 시간 외 주가 급등 효과가 외국인의 수급 여건을 개선하면서 7,000 돌파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증권주도 강세 흐름을 탔다. 미래에셋증권은 13.09%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고, 키움증권도 15.0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현대차(2.60%), 기아(1.75%), LG에너지솔루션(0.85%), 두산에너빌리티(1.02%) 등도 강세를 보였다. 업종별로는 정보기술(13.04%), 전기전자(8.22%), 증권(6.53%) 순으로 오름폭이 컸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2.53%), HD현대중공업(-2.79%), 삼성SDI(-2.41%) 등은 하락했다.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HMM 운용 화물선에서 화재가 발생한 가운데, HMM 주가도 장 초반 1.65%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코스피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오전 9시 25분 기준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4.71포인트(1.21%) 내린 1,199.03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749억 원, 1,544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3,576억 원을 사들였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3.0원 오른 1,465.8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김희빈 기자
코스피가 21일 2% 넘게 상승해 사상 최고치에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9.38포인트(2.72%) 오른 6,388.47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월 26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점(6,307.27)을 약 2개월 만에 경신했다.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SK하이닉스도 ‘120만 닉스’ 첫 돌파

국내 증시가 21일 반도체 대형주의 동반 강세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9.38포인트(2.72%) 오른 6,388.47로 장을 마감해 지난 2월 26일 세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점(6,307.27)을 약 두 달 만에 갈아치웠다.

이날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83.45포인트(1.34%) 높은 6,302.54에서 출발해 장 내내 상승 탄력을 키웠다. 장중에는 6,388.47까지 치솟으며 고가에서 그대로 마감했다. 이로써 이란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월 27일 기록했던 장중 고점(6,347.41)도 넘어서며 전쟁 충격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

코스피가 21일 2% 넘게 상승해 사상 최고치에서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69.38포인트(2.72%) 오른 6,388.47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월 26일 기록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점(6,307.27)을 약 2개월 만에 경신했다.
코스피가 21일 2% 넘게 상승해 사상 최고치에서 장을 마쳤다. (사진=연합뉴스)

코스닥지수도 4.18포인트(0.36%) 상승한 1,179.03에 마감하며 8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대장주 SK하이닉스는 이날 4.97% 급등해 122만4천원에 마감했다. 장 초반 119만6천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한때 122만8천원까지 상승하며 처음으로 ‘120만 닉스’ 고지를 밟았다. 삼성전자도 2.10% 오른 21만9천원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나스닥·S&P500 등 3대 지수가 소폭 하락 마감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데는 복합적인 호재가 작용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45% 상승했고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도 0.55% 올라 긍정적인 신호를 내보냈다.

여기에 오는 23일 예정된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단일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허용하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도 투자심리에 호재로 작용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분산투자 요건에 따라 특정 종목 1개만을 기초로 하는 ETF 출시가 제한됐으나, 이르면 다음 달 22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거래될 전망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증시를 이끌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7천474억원, 기관은 7천964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2조3천634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외국인은 1조1천489억원, 기관은 6천385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으나, 개인은 1조7천240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김희빈 기자
이란전 장기화 신호에 코스피 4.47% 추락…한국 경제 ‘직격탄’

“해협으로 가서 스스로 가져가고 지키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한마디가 2일 한국 금융시장을 강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 오전 10시 백악관에서 진행한 대국민 연설에서 앞으로 2~3주에 걸쳐 이란에 “극도로 강력한 타격”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전쟁이 아주 곧 끝날 것”이라는 발언으로 시장에 안도감을 불어넣은 지 불과 하루 만이었다. 시장이 기다리던 종전 선언 대신 강경 발언이 나오자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무너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44.65포인트(4.47%) 내린 5,234.05로 마감했다. 전날 8.44% 급등하며 종전 기대감을 반영했던 지수가 하루 만에 급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코스닥도 59.84포인트(5.36%) 급락한 1,056.34로 장을 마쳤다.

(연합뉴스 제공)

낙폭이 꾸준히 확대되면서 오후 2시 34분과 46분에는 코스닥 시장과 유가증권시장에서 잇따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전날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했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상승 출발 후 하락 전환해 2.38% 내린 52,463.27로 마감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1.82%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도 각각 0.81%, 1.62% 내렸으며 홍콩 항셍지수도 1.28% 떨어졌다.

이번 충격의 진원지는 단순한 전황 발언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관련해 중동산 에너지 의존국들을 향해 “미국산 석유를 구매하거나 직접 군사력을 투사해 해협을 지키라”고 요구한 것이 결정타였다.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 사실상 에너지 안보 부담을 떠넘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발언이 나온 직후 국제유가는 수직 상승했다. 한때 배럴당 97달러대까지 떨어졌던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연설 이후 급반등해 배럴당 106.36달러까지 치솟았다. 한때 99달러대였던 브렌트유 현물 가격도 배럴당 108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도 직격탄을 맞았다.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8.4원 급등한 1,519.7원을 기록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 반응이 과도하다는 시각을 내놓았다. 정형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이 협상에서 지연전략을 펼치자 단기적으로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발언으로 사료된다”며 “전쟁의 주도권은 여전히 미국이 확보하고 있으며 이란은 협상 테이블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란군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이번 전쟁은 적들의 굴욕과 항복으로 끝날 것”이라며 항전 의지를 재확인했다. 협상과 강경 발언이 동시에 오가는 상황에서 이란전의 출구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아시아 경제에 드리운 불확실성의 그림자는 당분간 걷히기 어려울 전망이다.

김희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