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테크/IT2026-10-12
튀르키예도 ‘아동 SNS 차단’ 합류…15세 미만 금지·10대 무한 스크롤 퇴출

튀르키예의 15세 미만 소셜미디어 금지 조치가 오는 11월 1일부터 시행된다.

튀르키예 정부는 10일(현지시간) 15세 미만 아동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시행 규정을 관보에 게재했다. 사이버안보청이 마련한 이번 규정은 지난 4월 의회를 통과한 법률을 구체화한 것이다.

규정에 따르면 소셜미디어 사업자는 15세 미만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 15세 이상 18세 미만 청소년에게는 별도의 보호 기준이 적용된다. 이들의 계정은 비공개로 기본 설정되며, 라이브 방송과 맞춤형 광고는 허용되지 않는다. 화면을 끝없이 내리며 콘텐츠를 소비하게 하는 이른바 ‘무한 스크롤’ 기능도 쓸 수 없다. 메시지는 본인이 팔로우한 계정과만 주고받을 수 있고, 팔로워 목록은 다른 이용자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아동에게 중독성 효과를 낳을 수 있는 서비스 역시 제공이 금지된다.

사업자는 연령 확인을 비롯한 기술적·행정적 조치를 갖춰야 한다. 연령 확인은 전자정부 포털를 거쳐 이뤄진다. 기존 계정도 내년 3월 31일까지 연령 확인을 마쳐야 하며, 15세 미만으로 확인되면 계정이 폐쇄된다. 사업자는 보호자가 자녀의 계정 설정과 이용 시간, 유료 결제를 관리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해야 한다.

아동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움직임은 세계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규제에 나선 각국 정부는 화면 중독과 수면 부족, 온라인 괴롭힘, 섭식 장애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10일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 금지를 시행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지난달 17일 ‘EU 키즈법’을 제안했다. 13세 미만의 이용을 막고, 본인 명의 계정을 만들 수 있는 최저 연령을 15세로 정한 것이 골자다. 13~14세는 보호자 계정과 연동된 계정만 쓸 수 있으며, 하루 이용 시간은 1시간으로 제한된다.

프랑스 의회는 지난 7월 21일 15세 미만 소셜미디어 금지 법안을 최종 의결했으며, 이 법안은 현재 헌법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오스트리아와 덴마크, 그리스, 스페인 등도 관련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6월 16세 미만 소셜미디어 금지 방침을 발표하고 내년 봄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캐나다도 같은 달 16세 미만의 이용을 제한하는 ‘디지털안전법안(C-34)’을 의회에 제출했다.

아시아에서도 규제가 잇따르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 6월 1일부터 온라인안전법에 따라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했다. 현지 이용자가 800만 명 이상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이 적용 대상이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3월부터 ‘아동 디지털 보호 규정’에 따라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대형 플랫폼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7월 16세 미만 이용자의 게시물 작성과 댓글, 반응 표시를 막는 시행령 초안을 마련했다. 초안에 따르면 16세 미만 계정은 부모나 법정 보호자의 정보로 등록하고, 보호자가 자녀의 콘텐츠 이용과 이용 시간을 관리하게 된다.

국내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지난 7월 16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단계적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14세 미만은 소셜미디어 신규 가입을 제한하고, 14세 이상 19세 미만은 중독성 설계와 추천 알고리즘에 덜 노출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국회에는 관련 법안 8건이 계류돼 있다. 14세 미만의 가입을 제한하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안과 미성년자가 가입할 때 부모 동의를 요구하는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안이 대표적이다. 다만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게임 셧다운제’ 사례를 들며 신중론을 폈다. 셧다운제는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온라인게임 접속을 막았다가 2022년 폐지된 제도다. 김 위원장은 공론화와 청소년 참여 절차를 먼저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규제에 앞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업무보고 이후 두 달이 넘게 지났지만 구체적인 추진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정도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