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이슈2026-07-27
이란 전쟁 5개월째…13일 포성 뒤 다시 찾아온 소강상태

미국과 이란 사이 13일간 이어진 무력 공방이 지난 24일 멈췄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정된 대이란 공습 계획을 승인하지 않고 중단을 지시하면서다. 이란도 보복 작전을 멈췄다. CNN은 25일(현지시간) “미군이 2주 만에 처음으로 신규 공습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앞서 미군은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민간 선박 공격을 재개하자 11일부터 23일까지 이란 군사 목표물을 연쇄 타격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23일 성명에서 미사일·드론 기지, 해군 전력, 탄약고, 통신망 등 약 140개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이란도 역내 미군 기지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보복했고, 미군 측에서도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진지한 대화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26일 NBC 방송에서 “실무진부터 최고위급까지 모든 레벨에서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문제를 둘러싼 오만-이란 외무차관급 협상도 병행됐다. 이란 외무부는 26일 텔레그램을 통해 주말 동안 진행된 회담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CNN은 협상에도 불구하고 해협을 지나는 선박 통항 상태에는 실질적 변화가 없었다고 전했다. 오만 대표단은 협상 후 철수했고, 기술·정치 차원의 협의는 계속되고 있다.

다만 낙관은 이르다. CNN에 따르면 이란군 고위 관계자는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 발언과 배치되는 입장을 내며 오히려 미국의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국가안보최고위원회와 가까운 매체 누르뉴스도 “워싱턴이 이란-미국 양자 위기를 이란과 국제사회 간 대결로 확전시키려 한다”는 논평을 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예멘 후티 반군이 봉쇄한 바브엘만데브 해협도 여전히 위협 요인이다. 후티는 이번 주에도 봉쇄를 위반한 사우디 선박을 공격했다. 두 해협 모두 병목 현상을 빚으면서 국제 유가 상승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자동차협회(AAA) 집계 기준 미국 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11달러로, 2월 말 개전 이후 38% 뛰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7일 워싱턴을 방문해 2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 이번 방미는 최근 별세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장례식 참석을 겸한 일정이다. 네타냐후 총리로선 취임 후 일곱 번째 백악관 방문이지만, 이란전 성과 부진에 대한 워싱턴 내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미 하원에서는 최근 대이스라엘 원조 30억 달러 삭감안에 민주당 의원 103명이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오는 10월 27일 총선을 앞두고 있다.

김희빈 기자
이슈2026-06-27
미군, 이란 드론 공격에 맞불…MOU 체결 이후 첫 군사 충돌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 서명 9일 만인 26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무력으로 충돌했다.

발단은 전날인 25일 이란의 상선 공격이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소속 드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 중이던 싱가포르 선적 컨테이너선 ‘에버 러블리’를 타격했으며, 미국 측은 이란이 드론 최소 4기를 선박을 향해 발사했고 그중 1기가 화물선 상갑판에 직격했다고 밝혔다.

미군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미 중부사령부는 항공기 6대를 동원해 이란 해안선 일대의 미사일·드론 저장시설과 레이더 기지 등 4개 표적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이 이란의 ‘위험한 행동’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라고 규정했다. 중부사령부는 또 이란의 상선 공격이 명백한 휴전 위반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국제 상업 물동량의 항행의 자유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란도 반격했다. IRGC는 미군 공습에 맞서 역내 미군이 주둔한 기지 여러 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IRGC는 이번 미국의 행동이 이슬라마바드 MOU 5조에 규정된 호르무즈 해협 통항 통제 권한을 이란이 갖는다는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향후 침략이 반복될 경우 더 광범위하게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양측 모두 상대방을 MOU 위반으로 규정했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이란이 MOU 이행 방식에 이견이 있다면 전화로 연락하면 된다. 하지만 폭력에는 폭력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자국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휴전 위반에 이어 미국도 협약을 저버렸다고 반박했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의 중재 하에 지난 6월 14일 MOU에 합의하고,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프랑스 베르사유 궁에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테헤란에서 각각 원격 서명하는 방식으로 이를 발효시켰다. MOU는 60일간의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등을 핵심 내용으로 담고 있으며, 이후 이란 핵 프로그램 및 제재 해제 문제를 놓고 후속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번 충돌은 MOU 서명 이후 양측 간 첫 군사적 직접 교전으로, 합의 체제에 첫 번째 균열이 생겼다. 미군의 공격은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화라는 핵심 목표를 수호하는 동시에, 합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지 않는 ‘제한적 경고’의 성격으로 설계됐다는 게 미국 당국자의 설명이다.

미국과 이란 간 호르무즈 해협 통항 방식을 둘러싼 이견은 MOU 이후에도 지속돼 왔다. 미국은 선박들에게 오만 루트를 권장한 반면, 이란은 모든 선박이 이란의 허가를 받아 이란 해안에 가까운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 협상단 일원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60일 유예 기간이 끝나면 통행료 징수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 또한 향후 협상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스라엘 변수도 불안 요인이다.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어지며 MOU 발효 직후부터 후속 협상이 한차례 연기된 바 있다. MOU에는 핵 프로그램 사찰, 고농축 우라늄 재고 처리, 최대 250억 달러 규모의 동결 자산 해제 여부 등 핵심 현안이 여전히 미결로 남아 있다.

확전 가능성을 두고는 신중론이 지배적이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전면전 재개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크고, 이란 역시 MOU를 자국에 유리한 성과로 평가하고 있어 합의 파기를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구조다. 다만 상호 불신이 깊은 양측이 국내 여론을 의식한 채 군사 대응을 반복하다 예기치 못한 인명 피해 등 통제 불가 상황에 직면할 경우, 이제 막 출범한 MOU 체제가 좌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김희빈 기자
미-이란 1차 고위급 회담 열린 스위스 루체른의 리조트
이슈2026-06-23
미·이란, 18시간 밤샘 협상 끝 ’60일 로드맵’ 합의…핵사찰 해석 놓고 엇박자

미국과 이란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첫 고위급 후속 협상을 18시간에 걸친 밤샘 회의 끝에 마무리하고, 향후 60일 내 최종 종전 협정 체결을 목표로 한 단계별 로드맵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6월 17일 미·이란 양국이 14개 항목의 양해각서(MOU)에 서명해 긴장 완화 틀을 마련한 데 이은 첫 고위급 후속 협상으로,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리조트에서 양국 고위 당국자들이 마라톤 협상을 벌여 돌파구를 찾아냈다.

미-이란 1차 고위급 회담 열린 스위스 루체른의 리조트
미-이란 1차 고위급 회담 열린 스위스 루체른의 리조트(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측에서는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수석 대표로 참석했으며,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대통령 사위가 사전 실무 협의를 담당했다.

이란 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을 수석 대표로,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외무부 대변인, 은행 및 석유 분야 고위 관리들이 참여해 제재 해제와 경제 회복이 테헤란의 핵심 관심사임을 드러냈다.

협상은 순탄하지 않았다. 협상 진행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란은 레바논 내 대리 세력의 분쟁 야기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지난주보다 더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글을 올려 협상장 분위기를 긴장시켰다.

이란 협상단은 이란 반공식 통신 타스님을 통해 트럼프의 위협 발언에 항의 의사를 전달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은 계속됐고 결과는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중재국 파키스탄과 카타르는 공동성명에서 60일 내 최종 합의 도달을 위한 로드맵에 합의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사고와 오판을 방지하기 위한 소통 채널 구축과 레바논 내 군사 충돌 재발 방지를 위한 ‘분쟁완화 셀(deconfliction cell)’ 설치에도 합의했다고 밝혔다.

협상의 최대 성과로 미국이 내세운 것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문제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이 IAEA 사찰단의 자국 복귀를 허용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미국인을 위한 중대한 이정표이자, 이란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영구적으로 종식시키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은 즉각 선을 그었다. 이란 외무부는 “IAEA와의 협력은 현재 절차에 따라 계속될 것”이라며, 에스마일 바가에이 대변인은 “이란은 핵안전조치협정에 따른 의무와 의회 결의, 최고국가안보회의 결정에 따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약속을 한 게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란 국영통신 IRNA도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18시간 협상에서 핵 문제는 의제가 아니었으며 이란은 어떠한 새로운 의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측 고위 당국자는 협상 도중 취재진에게 “핵 합의의 모든 요소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으며, 이번 논의를 출발점으로 기술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 개방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분쟁 완화 메커니즘 구축에도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경제 조치에서는 가시적 진전이 나왔다. 미국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와 석유 관련 제품의 생산·인도·판매를 허용하는 60일짜리 일반면허를 발급했으며, 이란은 오는 8월 21일까지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을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이 지난 4월 이란 항만과 원유 수출망을 봉쇄한 이후 처음 이뤄진 대규모 제재 완화 조치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양해각서 체결 이후 해협 통과 선박 수는 증가세를 보여 21일 35척까지 늘었으나, 이란의 추가 폐쇄 발언으로 혼선이 빚어지며 22일에는 17척으로 급감했다.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00척 이상이 통과하던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레바논 문제도 변수다. 이란 외무장관 아라그치는 레바논 종전 문제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합의의 지속 가능성을 가늠할 첫 실질적 시험대는 ‘레바논 분쟁완화 셀’의 실효성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레바논 남부에서 계속 교전을 이어가며 서로를 휴전 위반자로 지목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들은 낙관을 경계했다. 자유유럽방송(RFE/RL)과 인터뷰한 한 전문가는 “핵 프로그램을 신뢰성 있게 종식하려면 실질적인 사찰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양해각서는 “간결한 헤드라인 문서에 불과하며, 실제 합의와는 매우 다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재 해제는 미 의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들이 포함돼 이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고위급 협상단은 22일(현지시간) 스위스를 떠났으며, 실무 협상은 이번 주 내내 뷔르겐슈토크에서 이어진다.

김희빈 기자
이슈2026-06-15
미·이란, 개전 106일 만에 종전 합의…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개전 106일 만에 종전 합의로 마침표를 찍었다.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도 전면 개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동부시간 기준 14일 오후 5시 30분께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합의가 지금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소셜 게시물 (출처=트루스소셜 캡쳐)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도 같은 날 엑스(X)를 통해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가 선언됐다”고 공식 확인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부 차관은 15일 자국 국영 TV 인터뷰에서 레바논을 포함한 여러 전선의 전쟁이 즉각적·영구적으로 끝날 것임을 확인했다. 이번 합의에 따른 이란 측 의무 이행은 19일부터 효력을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합의 이행을 검증하는 협상은 앞으로 60일간 지속되며, 상대방이 위반할 경우 이란도 독자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이번 전쟁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전격 기습 공습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양측은 4월 8일 휴전에 들어가 파키스탄의 중재 아래 협상을 이어온 지 두 달여 만에 최종 종전 합의를 도출했다.

정식 서명식은 19일 스위스에서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게시글을 통해 서명 일정을 직접 확인했다. 15~17일 유럽(프랑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일정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식 직접 참석 여부도 주목받는다. JD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합의 타결 직전까지 불확실성을 더한 변수도 있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해 수도 베이루트 인근을 공습하면서 협상 막판 차질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을 향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내 공격도,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도 없어야 한다. 이것이 오랜 평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자제를 촉구했다.

종전 양해각서(MOU)의 구체적 내용도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미국 측은 이란이 핵무기 보유를 영구적으로 포기하고 핵 프로그램 해체 및 핵물질 폐기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맞춰 이행 성과에 따라 해외 동결자산 해제와 대이란 제재 완화 등의 보상이 단계적으로 주어지는 구조다. 이란 측은 핵 문제가 서명 이후 60일간의 후속 협상에서 다룰 사안이라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해석 차이는 향후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남는다.

이번 합의의 즉각적인 효과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없는 전면 개방을 승인하며, 동시에 미 해군의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즉시 해제할 것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한편 가리바바디 차관은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위대한 승리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이란과 미국이 각각 자국의 협상 성과를 부각하는 가운데, 종전 이후 핵 합의 이행 과정과 제재 해제 속도를 둘러싼 후속 갈등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희빈 기자
이슈2026-04-29
“국제 수로 볼모로 한 통행료 장사는 없다”… 루비오 美 국무, 이란 향해 타협 불가 ‘최후통첩’
  • 이란의 ‘해협 우선 개방’ 역제안 전격 거부… “핵무기 보유는 전 세계를 향한 인질극” 직격
  • 교착 빠진 2차 종전협상 속 ‘플랜B’ 시사… 제재 강화 및 군사적 압박 등 모든 수단 테이블 위로
미국과 이란 간의 2차 종전협상이 팽팽한 기싸움 속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을 향해 물러설 수 없는 ‘레드라인’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호르무즈 해협.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의 2차 종전협상이 팽팽한 기싸움 속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이란을 향해 물러설 수 없는 ‘레드라인’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 루비오 장관은 최근 불거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조건부 개방 제안을 국제 수로를 활용한 부당한 ‘통행료 요구’로 규정하며, 핵무기 보유와 항행권 통제는 미국의 절대적인 타협 불가 영역임을 천명했다.

루비오 장관은 27일(현지시간) 진행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최근 행보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란이 제시한 ‘해협 우선 개방’ 카드의 실체를 “허가를 받고 돈을 내야만 통행을 허용하겠다는 식의 변칙적 통제”라고 꼬집으며, 이는 국제법이 보장하는 항행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핵심 동맥임을 강조하며, 특정 국가가 수로의 이용 권한을 자의적으로 집행하려는 시도를 결코 묵과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번 발언은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제안한 이른바 ‘3단계 종전안’에 대한 공식적인 거부 의사로 풀이된다. 앞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먼저 개방하고 종전을 선언한 뒤 핵 협상은 나중에 논의하자는 제안을 전달했으나, 미국은 이를 핵 개발 시간을 벌기 위한 ‘지연 전술’로 간주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핵무기를 손에 쥐고 전 세계를 인질로 삼으려 한다”며, 핵 합의가 전제되지 않은 그 어떤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현재 양국의 대면 협상이 불발된 배경에는 이란 지도부 내부의 극심한 권력 투쟁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 협상단이 정권 내 강경파의 눈치를 보느라 실무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상실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의 강력한 경제 봉쇄와 군사시설 타격으로 인해 이란이 극심한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만큼, 역설적으로 합의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미국은 향후 협상이 최종 결렬될 경우에 대비한 추가 압박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구체적인 조치를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현재 가동 중인 제재 이상의 ‘치명적 수단’이 충분함을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제사회는 이란이 핵과 해협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동시에 흔드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수장인 루비오 장관이 선포한 레드라인이 향후 중동 정세에 어떠한 파장을 몰고 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도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