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방한

젠슨황과 국내 대기업 총수들 삼겹살 회동…주류·식품업계 마케팅 ‘총력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 삼겹살 음식점 ‘형님 저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삼소(삼겹살·소주) 회동’을 하면서 주류와 식품업계가 현장 마케팅 경쟁을 벌였다.

하이트진로는 황 CEO가 방문한 식당에 ‘진로’, ‘테라’, ‘일품진로’ 등을 선제적으로 공급했다. 이 식당은 기존부터 하이트진로 홍대 상권 영업 담당자와 두터운 관계를 유지해 판매 주류 대부분이 하이트진로 제품으로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류업체 영업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젠슨 황이 하이트진로 제품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퍼졌다고 한다.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처음처럼’ 라벨을 직접 꾸밀 수 있는 ‘마이 라벨’ 이벤트를 진행했다. 라벨은 ‘젠슨황처럼’, ‘엔비디아처럼’이라는 상표로 변경돼 현장에서 약 1천장이 배포됐다. 두 회사 직원들은 식당 앞에서 무알코올 맥주와 기념품을 나눠주기도 했고, 자사 제품의 진열 상태와 재고를 긴급 점검했다. 지난해 10월 황 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깐부치킨’에서 회동할 때 하이트진로 제품들이 노출되며 큰 홍보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황 CEO와 총수들은 시민들과 취재진에게 두 차례 걸쳐 과자와 음료를 직접 나눠줬다. SK하이닉스와 세븐일레븐이 협업한 ‘허니바나나맛 HBM 칩스’,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 팔도의 ‘비락식혜’ 등이 담겼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과자를 의미하는 ‘칩’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HBM 칩스는 황 CEO의 방한을 계기로 주목받았다.

빙그레는 황 CEO의 동선이 예상되는 홍대 인근 편의점 GS25, 세븐일레븐 등 4곳 이상에 바나나맛우유 공급량을 평소보다 2~3배 늘렸다. 한 편의점주는 “황 CEO가 바나나맛우유를 좋아한다는 소식에 본사 차원에서 물량을 대거 배치했다”며 “방문 소식을 들은 팬들이 몰리면서 실제 판매량도 평소보다 늘었다”고 말했다. 팔도 관계자는 “글로벌 리더가 한국 전통 음료를 직접 선택해 시민들과 나눴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이번 회동의 영향으로 홍대 상권에 유동 인구가 평소보다 3~4배 많았다. 정육식당 주인은 “손님이 많이 와 자리가 평소보다 30~40% 더 찼다”며 “매출은 평소 대비 1.3배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젠슨 황의 이동 경로와 그가 머무는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소비가 창출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내수 시장 침체로 어려운 시기에 ‘젠슨 황 이슈’가 판매 증진에 가뭄의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CEO와 총수들은 이날 2차 장소로 홍대의 BBQ를 택했다. 지난해 방한 당시 황 CEO는 강남구 삼성동의 ‘깐부치킨’에서 총수들과 치킨을 먹으면서 ‘소맥 러브샷’을 한 바 있으며, “한국 치킨은 세계 최고”라고 추켜세웠다.

정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