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7,400대 급락 딛고 7,844 신고가…개인·기관이 주체
코스피가 하루 만에 추락과 부활을 동시에 연출했다.
코스피가 13일 장 초반 7,400대까지 주저앉았다가 오후 들어 극적으로 방향을 틀어 7,844에 장을 마감, 사상 최고치를 다시 새로 썼다.

악재는 겹쳤다. 전날 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3%대 하락하며 반도체주 차익 실현이 출회됐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8% 오르며 2023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되살아났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 조정 절차를 거쳤지만 결국 합의 없이 결렬을 선언하면서 개별 악재까지 겹쳤다. 코스피는 7,513선에서 출발한 뒤 오전 한때 7,448선까지 밀렸다.
반전의 주체는 개인과 기관이었다. 장 마감 직전인 15시 40분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1조 8,090억 원, 기관은 1조 8,246억 원을 각각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반면 외국인은 3조 8,657억 원을 순매도하며 거센 매물을 쏟아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장 초반 급락 구간에서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결과로 시장은 풀이했다.
낙폭이 컸던 삼성전자도 노사 악재를 단기 충격으로 소화하며 빠르게 반등했고, SK하이닉스 역시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코스닥은 외국인이 7,355억 원을 팔아치우며 하락 마감해 대형주 중심 장세의 온도차를 다시 확인했다.
코스피 질주의 중심에는 반도체 업황 개선이 있다. AI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 주가는 올해 들어 각각 111%, 144% 급등했다. 두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 전체의 44%를 웃도는 수준까지 불어났다.
증권가는 코스피 목표치를 경쟁적으로 높이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NH투자증권이 9,000을, 씨티그룹은 8,500을, 현대차증권은 9,750을 각각 제시했으며, JP모건은 강세 시나리오에서 코스피 1만까지 열어뒀다.
다만 반도체를 걷어내면 코스피는 4,100선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이외 업종 대부분이 지수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는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도 상존하는 변수다.
이날 장 흐름이 보여줬듯 악재를 단기 충격으로 흡수할 만큼 시장 체력이 두터워졌다는 평가와 함께, 반도체 편중이라는 구조적 취약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