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KBS 선거제도 공론화 500인 회의 방송 장면
여론2023-05-16
여론조사와 다른 ‘공론조사’…어떻게 볼 것인가?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를 중심으로 현행 선거구제 개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지난 달에는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국회 전원위원회를 개최해 100명에 가까운 여아 국회의원들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전원위원회 토론을 거치며 다양한 주장과 의견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여야를 아우르는 합의안  도출과는 거리가 멀었다.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에는 공감하지만 구체적인 개선안에 대해선 여야는 물론이고 각당 내부에서조차 이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그렇다면 유권자로서 우리 국민들은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갤럽이 지난 3월 21~23일 실시한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회의원 정수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57%로 ‘현행 유지’(30%)와 ‘늘려야 한다’(9%)는 견해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  

반면에 정개특위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 6일과 13일 두 차례 실시한 공론조사에 따르면, 국회의원 정수 확대는 13%에서 33%로 늘어난 반면, 축소 의견은 65%에서 37%로 줄어들었다. 공론조사 결과 국회의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33%, 37%로 비슷해진 셈이다.  

KBS 선거제도 공론화 500인 회의 방송 장면
KBS 선거제도 공론화 500인 회의 방송 장면

앞서 한국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란 무엇이고 한국리서치의 '공론조사'는 무엇이길래 국회의원 정수에 대한 유권자들의 의견이 이처럼 달라진 것일까?  

'여론조사'는 불특정 다수의 유권자들을 무작위로 선정해서 선거제도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는 조사방식이다. 이에 비해  '공론조사'는 불특정 다수의 유권자들을 무작위로 선정한 후 이들을 대표하는 일정한 집단을 재구성해서 선거제도 관련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거나 질의 응답과 토론 등 숙의 과정을 거친 다음에  선거제도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는 조사방식이다.

보통 여론조사에 응답하는 사람들은 선거제도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답변할 수도 있다는 '여론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바로 '공론조사'(deliberative poll)인 것이다.  공론조사는 일반 여론조사보다 심층적이고 숙성된 의견 수렴이 가능하다.

공론조사는 지난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부기관이나 자치단체들이 갈등사안에 대한 정책결정을 시도할 때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며 유행처럼 번졌다.  문재인 정부 초기 신고리 5,6호기 원전 재개, 대입제도 개편안 등 찬반이 엇갈리는 이슈에 대한 의사결정을 위한 공론조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학계에선 개별 이슈와는 관계없이 대체로 공론조사에 긍정적이다. 숙의나 토론 과정을 거쳐 현안에 대한 다양한 여론이 타협 조정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합리적 공론을 국시로 삼아야 한다"는 율곡의 주장을 인용하거나,  나아가 대중이 공론장의 주체라면 정부는 공론의 수용자여야 한다는 입장에서 공론조사를 옹호한다.

하지만, 공론조사가  만능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문제'였던 신고리 원전 공사 재개는 질문이 분명했기에 답을 찾기가 수월했지만, 대입제도 개편안은 워낙 문제가 어렵고 복잡해서 다양한  입장의 의견을 수렴하기도 어렵고 그 해결 방안도 분명치 않았다. 공론화 과정이 다양한 의견이나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될 순 있지만, 선명한 결론이나 대안을 제시해 줄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또한 공론조사의 결과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입장이 개별 현안에 따라 갈리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공론조사 이전에 이미 정치화된 이슈들이 그렇다. 이번 선거제도 개편에 관한 공론조사 역시 마찬가지다. 선거제도에 대한 공론조사 결과를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등에서 적극적으로 보도한 것과는 달리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에서는 관련 보도가 눈에 띄지 않는다. 

숙의형 공론조사가 권장할 방법이긴 하지만 그 결과가 전적으로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내리는 건 경계할 필요가 있다.  여론조사든 공론조사든 그저 자신의 입장에서 유리한 결과만 옳은 것으로 받아들이려는 '부조리한 현실' 에서 '합리적 이성'은 존재하는가.   

신창운
이슈2022-12-11
여론조사로 월드컵 16강 진출 등 ‘미래 예측’ 가능할까?

우리 국민 다수가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게 전망했습니다. 한국갤럽 조사에선 60%, 또 다른 조사기관 조사에선 66%. 참으로 놀랄 만한 예측 능력을 보여준 셈입니다. 그럴 가능성이 낮을 거란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과 다르게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의 예측 능력이 늘 신통했던 건 아닙니다. 16강 진출이 좌절됐던 2006년 독일 월드컵 땐 우리 국민 94%,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땐 81%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부동산, 주식 매매는 여론조사 전망과는 정반대로 해야?

부동산이나 주식에 대한 여론조사 예측은 어떨까요. 한국갤럽의 최근 조사에 의하면, 향후 1년 간 집값 전망에 대해 내릴 것’ 68%, ‘오를 것’ 10%, ‘변함 없을 것’ 16%로 나타났더군요.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매우 높은 걸 보고 지금이라도 집을 팔아야 할까요.

하지만 이런 결과는 대체로 최근의 부동산 시세 변동을 반영한 결과일 뿐이지 예측이라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즉 미래가 아니라 과거에 대한 응답일 뿐이죠.

미국 갤럽은 지금 주식을 살 때인가 아님 팔 때인가에 대한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여론조사 응답 결과를 보고 주식을 사거나 팔았으면 손해를 봤을 거라고 하더군요. 오히려 여론조사 전망과는 정반대로, 즉 여론조사에서 살 때라고 했을 때 매도하고 팔 때라고 했을 때 매수했으면 수익을 냈을 거라고 말입니다

대통령 지지율이 다소 회복되고 있다고요. 화물연대 파업 대응을 비롯해 상승 요인이 늘어나고 있는데 비해 하락 요인이 줄어들고 있답니다. 지지율 1% 오르내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사람들은 여론조사 결과 발표 때마다 희비가 엇갈리겠지만, 여론조사 결과 혹은 여론조사로 집계된 예측에 대해선 그저 그러려니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여론조사를 이용한 미래 예측은 사실상 불가능

미래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자 하는 각종 예측 기법 중 사람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방식, 즉 여론조사가 엄연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예측 역사에 나타났던 다양한 기법과 마찬가지로 여론조사 예측 또한 상당한 한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앨빈 토플러는 그의 명저 ‘미래충격’ 서문을 통해 진지한 미래학자는 예측에 목을 매지 않는다. 예측은 TV나 신문에서 볼 수 있는 심심풀이 점성술에서나 다룰 문제라고 썼습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도 보았듯이 방송사 해설위원 등 내로라하는 국내외 전문가들조차 통제하기 힘든 변수로 인해 예측 실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신창운
여론2022-11-06
김어준의 ‘여론조사꽃’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높게 나온 이유는?

지난 3일 방송인 김어준씨가 설립한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에서 지난 달에 이어 두번째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정당지지율 등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 달에는 ARS방식의 조사결과만 보도했지만, 이번에는 ARS와 전화면접 두 가지 방식의 여론조사 결과를 동시에 공개했다. 동일한 주제에 대한 여론조사가 조사방법에 따라 어떠한 차이를 보이는지 비교해 보겠다는 취지가 참신하다. 

또한 조사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표본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이동통신사로부터 가상번호를 구매하여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도 바람직한 모습이다. 

하지만,  진보진영의 색깔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온 김어준씨가 설립한 조사기관이 여론조사 결과의 편파성 측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적지 않다. 여론조사는 공정성이 생명인데, 특정 정파를 지지하는 업체가 실시하는 여론조사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이번에 공개된 '여론조사꽃'의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특히 전화면접(CATI)방식의 조사에서 민주당의 정당지지율이 기존의 다른 조사기관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온 점이 눈에 띈다.

'여론조사꽃'의 정당지지율을 보면 민주당 38%, 국민의힘 29%, 정의당 1%, 기타 1%, 무당층(지지정당 없음과 모름 응답) 30%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율이 국힘의힘 보다 9%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꽃'의 조사결과를 타 조사와 비교해 보기 위해 전국지표조사(NBS)를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NBS조사는 국내 여론조사기관들 가운데 정치와 선거예측 조사 분야의 베테랑인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 엠브레인, 케이스탯리서치 등 4개 회사가 격주마다 실시하는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정례조사다.  아울러 조사방법이나 표본추출틀로 이동통신사 가상번호를 사용하는 점도 '여론조사꽃'의 조사방식과 똑같아서 비교대상으로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비슷한 시점에 조사한 NBS의 정당지지율은 민주당 31%, 국민의힘 33%, 정의당 4, 기타 1%, 무당층 30%로  '여론조사꽃'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  '여론조사꽃' 조사와는 달리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범위내이긴 하지만 2%포인트 앞서는 모습이다.

무당층과 기타 정당지지율은 두 조사가 똑같았지만, 민주당 지지율에서 커다란 차이가 나타났다.  '여론조사꽃'에서 38%인데 비해 NBS조사에서는 31%로 오차범위를 벗어나는 7%포인트의 차이로 민주당 지지율이 높다.   

국민의힘 지지율에서는 '여론조사꽃' 29%, NBS조사 33%로 민주당 지지율 차이 만큼 크진 않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당히 과소 추정된 수치다.  게다가 정의당 지지율이 기존 조사결과에서는 평균 4% 정도는 나오는데, '여론조사꽃' 조사에서는 1%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여론조사꽃'과 'NBS' 조사의 정당지지율은 왜 이렇게 커다란 차이를 보일까요?

두 기관의 정당지지율 조사결과를 응답자의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이념성향별로 세분화해서 비교해 보니, 특히 연령대·지역·이념성향 측면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여론조사꽃'의 민주당 지지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특히 30대(여론조사꽃 40% / NBS 29%), 40대 (51% / 38%), 그리고 70대 이상(30% / 19%) 연령층에서 'NBS조사'보다 10% 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역별로는 특히 대구·경북(26% /13%)과 부산·울산·경남(36%/ 23%) 등 보수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지역에서 '여론조사꽃'의 민주당 지지율이 NBS에 비해 10% 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또한, 호남지역에서는 무당층이 NBS 조사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온 점(여론조사꽃 30% / NBS 21%)이 눈에 띄었고,  정의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오는 현상도 흥미롭다.  (여론조사꽃 3% / NBS 10%)

한편, 이념성향별로는 진보(74%/59%)와 중도(39%/25%) 성향에서 '여론조사꽃'의 민주당 지지율이 'NBS조사'보다 무려 15% 포인트 정도 높게 나타났다.

이상의 결과를 보면 '여론조사꽃'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NBS조사에 비해 왜 그렇게 높게 나타나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두 조사 기관의 정당지지율 차이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단 한번의 여론조사 결과만 비교해 보고 그 원인을 설명하긴 어렵다.   

여론조사의 편향성을 이야기 할 때 자주 사용하는 '하우스 이펙트'(House effect)란 용어가 있다.  여론조사를 수행하는 기관의 성향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가 편향성을 띨 수 있다는 뜻이다. 조사 기관의 성향에 따라 여론조사에 응하는 응답자들의 계층 구성이 달라질 수 있고 심리적 요인으로 응답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꽃'의 조사결과가 NBS조사와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것이 어쩌면  '하우스 이펙트'(House effect) 때문은 아닌지 앞으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현경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