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합병 검토 공식화…”좋은 생각이지만 확정은 과장”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스페이스X와 테슬라의 합병 검토를 공식화했다. 두 회사 이사회는 사외이사로 이뤄진 특별위원회를 각각 꾸려 합병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머스크는 20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3분기 실적 발표에 이어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주주들의 요청에 따라 양사 이사회가 합병 검토를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CEO를 겸하고 있는 그는 자신이 이해충돌 당사자여서 논의에 참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양측이 협상을 벌이는데 정작 자신은 그 자리에 낄 수 없는 처지를 두고는 ‘기묘한 가부키 춤’ 같다고 했다.

합병의 득실을 묻는 질문에 머스크는 “지뢰밭에서 탭댄스를 추는 것 같은 문제여서 신중하게 답해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합병이 좋은 생각이냐고 묻는다면 답은 ‘그렇다’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슈퍼지능(SI) 소프트웨어 개발, 반도체 공장 ‘테라팹’을 비롯한 칩 분야, 로봇공학, 스타링크 통신 등을 차례로 거론하며 두 회사가 손을 잡으면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합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에는 선을 그었다. 머스크는 일각에서 합병을 확실한 일로 여기지만 이는 지나친 과장이라며, 결국 주주들의 지지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테슬라는 투표에 참여한 주주가 아닌 전체 주식의 50%가 찬성해야 해 넘기 쉽지 않은 관문이라고 짚었다.
시장에서는 합병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진 먼스터 딥워터자산운용 매니징파트너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2년 안에 두 회사가 합쳐질 확률을 95%로 본다는 글을 올렸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미국 금융매체 247월스트리트에 따르면 바클레이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앞서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스페이스X가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인수 주체가 되는 구도가 가능하다는 관측을 내놨다. 악시오스는 스페이스X의 시가총액이 2조달러(약 2,656조원)를 웃돌고, 테슬라는 1조5천억달러(약 1,992조원)에 육박한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공개된 스페이스X의 3분기 실적도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3분기 매출은 146억달러(약 19조4천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늘었고, 순이익은 44억달러(약 5조8천억원)에 달했다. 지난 6월 나스닥 상장 이후 처음으로 거둔 분기 흑자다. 사업 부문별로는 AI 사업을 맡은 SI 부문이 75억6천만달러(약 10조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스타링크 통신 부문은 52억달러(약 6조9천억원), 우주 부문은 18억달러(약 2조4천억원)를 기록했다.
머스크는 SI 부문의 내년 말 연간 반복매출(ARR)이 1천억~1조달러(약 133조~1,328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수치를 내놓은 직후 그는 브렛 존슨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돌아보며 “브렛이 심장마비를 겪게 하고 싶지는 않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스타링크에 대해서는 연간 수천억달러 규모의 통신 매출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3분기 말 기준 스타링크 소비자 가입자는 1,360만명이다.
우주 사업 일정도 공개했다. 머스크는 다음 달 예정된 스타십 15차 시험비행에서 1단 부스터와 상단 선체를 모두 회수하는 데 도전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이번 시도가 성공하면 궤도 발사체를 온전히 회수한 첫 사례이자 문명사에 남을 기술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실패하더라도 결국 목표를 이뤄낼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초대형 신규 우주기지 ‘스타베이스 루이지애나’의 첫 발사는 2028년을 내부 목표로 삼고 있지만, 실제로는 2029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자금 부담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스페이스X의 3분기 설비투자는 196억달러(약 26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164억달러(약 21조8천억원)가 SI 부문에 투입됐으며, 데이터센터 ‘콜로서스 II’ 구축 등에 쓰였다. 머스크는 스타십을 비롯한 모든 프로젝트를 돌아보면 스페이스X만큼 자본 효율성이 뛰어난 회사는 세계 어디서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21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