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신이다

트렌드2023-04-06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 엇갈려… ‘믿는다’ 41%, ‘믿지 않는다’ 41%

지난 달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가 커다란 화제를 모았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와 오대양 사건의 박순자, 아가동산의 김기순, 만민중앙교회의 이재록 등 4개 사이비 종교의 실체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다.

신이란 존재가 무엇이길래 이처럼 '신적 존재'라는 이름 아래 종교 범죄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사람들은 신의 존재에 대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질문 중 하나이다.

많은 철학자들이 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애써왔다. 하지만 인간의 경험이나 관찰 능력으로 신의 존재를 증명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중세 시대의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토마스 아퀴나스는 그의 대표작인 『신학대전』에서 세상의 모든 것은 운동을 한다는 사실로부터 신이 존재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움직이는 현상에는 그 움직임을 일으키는 최초의 원동자, 즉 '제1원동자'가 존재한다. 따라서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하는 '부동의 원동자'(The Unmoved Mover)가 바로 '신이 존재'를 입증한다고 설명한다. 

과학자들이 빅뱅에 의해 우주가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신의 존재를 믿는 종교적 입장에서 바라보면 그 빅뱅의 원인이 바로 '부동의 원동자', 즉 신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경험주의 철학자 데이비드 흄(1711~1776)은 사람들이 모든 사건에는 원인과 결과의 인과관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주관적인 상상일 뿐이라고 말한다. 

한편 계몽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1724~1804)는 원인의 원인을 계속해서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뭐가 있을지 인간의 이성으로는 알 수 없다고 한다.  신의 존재는 인간의 이성으로는 증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세기의 수학자이자 논리 철학자인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은 어떤 사건의 원인의, 원인의, 원인이 무한하게 계속되는 가운데 반드시 '제1의 원인'이 있어야 하는지 반문한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요? 최초의 원동자, 최초의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신은 과연 존재한다고 생각하십니까?

한국갤럽이 6일 발표한 『종교적 성향과 실재에 대한 다국가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 가운데 종교와는 무관하게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사람이 41%,  '믿지 않는다'는 사람 역시 41%로  서로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의 존재가 '확실치 않다'는 응답은 17% 였다. 

다국적 조사에 나타난 61개 국가에서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응답 비율은 평균 72%로 우리나라에 비해 31% 포인트 더 높다.  '믿지 않는다'는 응답은 16%에 불과했다. 

한국인에게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성별이나 연령대에 따라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우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는 응답이 48%로 '믿는다'는 응답 35% 보다 13% 포인트 더 많았다.  반면에 여성의 경우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 48%, '믿지 않는다' 33%로 남성과는 반대로 신의 존재를 믿는다 응답 비율이 15% 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연령대별로 살펴 보면 연령대가 높을수록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응답 비율이 대체로 높아지는 경향을 볼 수 있다.  그런데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보면 남성과 여성 사이에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확연하게 대조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60대 이상 남성의 경우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는 응답이 60%로 '믿는다'는 응답 27%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반면에 60대 이상 여성에서는 신의 존재를 '믿는다' 64%, '믿지 않는다' 27%로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응답 비율이 두배 이상 높았다.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60대 이상 연령층의 남녀 사이에 극단적인 대조를 보이고 있는 점이 참으로 흥미롭다.    

하지만 60대 이상 연령층에서 성별에 따른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의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이번 조사결과만으로는 설명하긴 어렵다.

지난 해 11월 발표된  한국리서치의  『신(神)과 초자연적 존재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60세 이상 연령층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신의 존재에 대한 믿음이 상대적으로 클 뿐 아니라, "신이 개입해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66%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이에 비해 20대 이하 연령층에서는 "신이 자신의 삶에 개입하지는 않는다"는 응답이 66%, "신이 개입해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다"는 응답은 25%에 불과했다. 

이처럼 60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신이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이 대다수인 가운데, 특히  60대 이상 여성의 경우 이같은 인식이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추론해 볼 수는 있다.  

하지만, 60대 여성들에게서 이러한 인식를 가진 응답자 비율이 왜 이렇게 높은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후속 조사나 연구가 더 필요해 보인다.

김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