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셜미디어는 민주주의에 ‘좋을까, 나쁠까’?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정치인이나 연예인이 있을 수 있고 또한 그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는 '열성팬'들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선거과정을 거치며 윤석열 대통령이나 경쟁자였던 이재명 대표에 대해 열렬한 지지를 보내는 '팬덤'(fandom) 현상은 낯선 일이 아니다. 최근에 방송인 김어준이 새로 만든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사흘 만에 슈퍼챗으로 1억 5천만 원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일종의 '팬덤'의 힘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팬덤'은 사람들을 극단으로 이끌어가는 속성이 있습니다. '팬덤'으로 인한 정치적 양극화를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요즘 여론조사에 나타난 대통령 지지율이나 정당 지지도를 살펴보면 지지자별로 쏠림 현상에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를 굳이 할 필요가 있을까 회의가 들 정도입니다.
기존 언론 미디어의 영향도 있겠지만, 특히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정치적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반향실(Echo Chambers)' 효과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반향실' 효과란 소셜미디어 등의 알고리즘이 이용자가 원하는 정보만 선별해 주기 때문에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 둘러싸이면서 좀처럼 자신의 생각을 바꾸지 않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런데 '반향실' 효과에 대한 견해 차이로 인해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와 정치적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논란이 있더군요.
영국 옥스퍼드대학 인터넷 연구소에선 인터넷이나 소셜미디어로 인한 '반향실' 효과가 크지 않으며, 오히려 사람들의 의견 다양성을 인터넷이 돕고 있다는 견해를 피력했습니다. 다양한 미디어를 복합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반향실' 효과가 줄어들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검증하기도 한답니다.
단일 소셜미디어로만 정치 뉴스를 접할 경우 '반향실' 효과에 빠질 위험이 있지만, 그런 경우는 전체 인구의 8%에 불과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비영리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의 2022년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특히 미국의 경우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나쁜 것’이라는 의견에 동의하는 국민이 64%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습니다. '좋은 것'이란 의견은 34%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 액세스로 인해 정치적 의견이 분열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미국 국민 5명 중 4명에 해당하는 79%가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위의 퓨리서치센터 조사에 따르며, 한국 국민의 경우엔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좋은 것’이란 의견이 61%였고 ‘나쁜 것’이란 견해는 32%로, 미국의 경우와는 상반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더군요.
평소 제 생각은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좋은 것"이라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인터넷 연구소보다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에 나쁜 것"이란 미국 퓨리서치센터 쪽 결과에 기울어져 있었는데, 다수의 우리 국민들은 저와는 다른 입장을 가지고 있나 봅니다.
인터넷 및 소셜미디어가 민주주의와 정치적 양극화에 미치는 영향력을 놓고 어느 한 쪽, 즉 긍정적 혹은 부정적 중에서 선택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어쩌면 비중의 차이가 있을 뿐 두 가지 측면이 공존한다고 보는 게 맞을 겁니다.
그럼에도 연구자의 분석과 일반 국민 여론의 차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판단하는 일은 늘 어렵습니다. 가끔 소개되고 있는 소위 글로벌 여론조사의 경우는 어떤 과정을 거쳐 얼마나 정교하게 실사가 이루어지는지 알 길이 없어 섣부른 추론을 하기도 어렵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