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2026-04-01
“세계유산 서오릉에 소방 헬기 떴다”… 국가·지자체, ‘산불 철통 방어’ 합동 훈련
  • 고양·파주·김포·양주 등 4개 지자체와 경찰·소방 참여… 서오릉 익릉 확산 상황 가정
  • 산림 인접한 왕릉 특성 고려한 공중·지상 입체 진화… 하반기 민·관 합동 훈련 확대 추진
고양 서오릉. (사진=국가슈산청)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을 거대한 산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방어벽을 구축했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조선왕릉서부지구관리소는 31일 오전 10시,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서오릉에서 고양·파주·김포·양주 등 4개 지자체를 비롯해 소방서, 경찰서와 함께 재난 대응 통합 훈련을 전개했다. 이번 훈련은 기후 변화로 인해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산불 위험이 최고조에 달한 봄철 재난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조선왕릉은 배산임수라는 풍수지리적 원리에 따라 대부분 울창한 산림을 등지고 조성되어 있어 산불 발생 시 문화유산 소실 위험이 매우 높다. 특히 서부지구관리소가 관할하는 16기의 능침은 수도권 주요 산자락에 분포하고 있어 유관 기관과의 신속한 공조가 필수적이다. 이날 훈련은 서오릉 인근 앵봉산에서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해 인경왕후의 능인 익릉으로 불길이 확산되는 긴박한 상황을 가정하여 실전과 다름없이 진행됐다.

훈련은 기관별 역할 분담에 따른 입체적인 대응에 초점을 맞췄다. 소방차와 헬기가 즉각 투입되어 능침 주변 소나무림과 정자각 등 주요 목조 건축물을 향해 집중 살수를 실시하며 화마의 확산을 차단했다. 동시에 서오릉 현장 직원들은 소화전과 등짐펌프를 활용해 잔불을 정리하는 초동 진화에 나섰으며, 경찰은 관람객들을 안전 지대로 신속히 대피시키고 차량 진입로를 확보하는 등 질서 유지 업무를 수행했다.

서오릉은 숙종과 인현왕후의 명릉을 포함해 경릉, 창릉, 익릉, 홍릉 등 5기의 능이 모여 있는 대규모 능역으로, 화재 발생 시 피해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는 곳이다. 서부지구관리소는 이번 훈련을 통해 도출된 보완 사항을 매뉴얼에 즉각 반영하고, 지자체와의 핫라인을 상시 점검할 계획이다. 조선왕릉 40기 전체가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앙 정부의 관리뿐만 아니라 인접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상반기 훈련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발판 삼아 오는 하반기에는 훈련 대상을 더욱 확대할 방침이다. 왕릉 인근 주택가와 상가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민관 합동 소방 훈련을 정례화하여, 소중한 국가 유산을 지역 사회가 함께 가꾸고 지키는 공동체 보호 문화를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재난 대비를 넘어 세계유산의 지속 가능한 보존을 위한 민·관·군 통합 방업 체계의 핵심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