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2026-03-25
세금 내려고 빚낸다? 고물가에 가려진 자영업자 폐업 대란의 그림자

– 국세청, 영세 사업자 대상 체납액 징수 유예 및 세정 지원 대책 전격 발표

– 실질 소득 감소와 임대료 상승의 이중고… 저금리 대환 대출 실효성 논란 가중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골목상권의 근간인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025년 3월 기준. (사진=통계청)

고금리와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골목상권의 근간인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세청은 경영난에 처한 영세 사업자들을 돕기 위해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등 주요 세목에 대한 납부 기한을 연장하고, 강제 징수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긴급 세정 지원 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조치는 폐업 위기에 몰린 자영업자들에게 최소한의 숨통을 틔워주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세금 유예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이 겹치면서 매출이 발생해도 손에 쥐는 수익은 줄어드는 구조적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통계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의 금융권 연체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으며, 이는 가계부채 부실로 이어질 수 있는 시한폭탄과도 같은 상황이다.

정부는 정책금융 기관을 통해 저금리 대환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까다로운 대출 심사 문턱과 기존 부채 규모 때문에 혜택을 받는 이들은 제한적이다. 특히 중소형 전통시장과 외식업계는 배달 플랫폼 수수료 부담까지 가중되면서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 운용의 초점을 소상공인 자생력 강화에 맞추고 대대적인 내수 활성화 대책을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 환경 역시 녹록지 않다. 주요국의 통보 기조 변화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수입 물가 관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경제 전문가들은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과밀화된 자영업 구조를 혁신하고 폐업 후 재취업을 돕는 ‘질적 전환’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지역별 특화 산업과 연계한 소상공인 육성 정책을 통해 근본적인 경쟁력 제고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이번 세정 지원이 단기적인 처방을 넘어 실질적인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가계의 소비 심리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 정부는 민간 소비 진작을 위해 온누리상품권 발행 규모를 확대하고 지자체별 지역화폐 지원을 강화하는 등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벼랑 끝에 선 자영업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골든타임’ 확보가 시급한 시점이다.

정도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