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강 공장에 굴뚝이 사라진다, 포항서 세계 첫 수소환원제철 실증 돌입
– 산업통상자원부, ‘탄소 중립 선도형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 국가 전략 프로젝트 선정
– 석탄 대신 수소로 철광석 녹여 물만 배출… ‘더티 스틸’ 오명 벗고 그린 철강 시대 개막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히던 철강 산업이 수소를 통해 친환경 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을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하고, 포항 철강 산업 단지 내에 대규모 실증 설비를 구축하기 위한 예산 투입을 확정했다. 이는 화석 연료인 유연탄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여 이산화탄소 대신 수증기를 내뿜는 혁신적인 공법이다.
그간 철강업계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기 위해 탄소가 포함된 석탄을 사용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었다. 하지만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상용화되면 철강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제로(Zero)에 가깝게 줄일 수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상용 플랜트 기술을 완성하여 전 세계 철강 시장의 지형도를 바꾼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 기업들은 이미 수소 공급망 확보와 전용 전기로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수소환원제철이 가능해지려면 엄청난 양의 그린 수소가 저렴하게 공급되어야 하는 만큼, 정부는 수소 수입 터미널 구축과 수전해 기술 국산화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철강업계를 넘어 수소 경제 생태계 전반을 키우는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무역 장벽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국내 수출 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흐름에 대응하지 못하면 우리 철강 제품은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실증 사업은 ‘그린 철강’이라는 새로운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다.
정부는 기술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세액 공제 혜택을 확대하고, 친환경 철강 제품에 대한 공공 구매 의무화 등 초기 시장 형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