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58억 아파트 굴리며 탈세… 국세청, ‘수백 채’ 보유 임대도둑 15인 정밀 타격
  • 2,800억대 탈루 혐의 포착… 강남3구·한강벨트 등 고가 아파트 3,141호 보유 실태 확인
  • 100호 이상 기업형 사업자 및 허위 분양업체 ‘철퇴’… 슈퍼카·자녀 법인 부당 지원 적발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다주택 임대사업자들이 각종 세제 혜택은 챙기면서 정작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은 교묘하게 빼돌린 정황이 무더기로 포착됐다.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불리는 다주택 임대사업자들이 각종 세제 혜택은 챙기면서 정작 마땅히 내야 할 세금은 교묘하게 빼돌린 정황이 무더기로 포착됐다.

국세청은 서울 강남 3구와 한강벨트 등 이른바 ‘노른자 땅’에 고가 아파트를 다수 보유하고도 임대 수입을 축소하거나 사적 비용을 법인 자금으로 충당한 악의적 탈세 혐의자 15명에 대해 고강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자들이 보유한 임대주택은 총 3,141호, 공시가격 기준으로는 무려 9,558억 원 규모에 달하며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2,8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우선 강남 개포와 송파 잠실 등 서울 핵심 요지에 아파트 5호 이상을 보유한 개인 임대업자 7명이 레이더망에 걸렸다. 이들은 고가 아파트를 임대하며 받은 거액의 전세금을 타인에게 빌려주고 발생한 이자 소득을 전액 누락하거나, 가족들이 사용한 사적 경비를 법인 수선비로 위장 처리해 법인세를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등 공시가격이 58억 원에 달하는 초고가 매물을 보유하고도 수익을 과소 신고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업형 주택 임대업자들의 대담한 탈세 수법도 드러났다. 서울과 경기 일대에 아파트 200여 호를 보유한 한 사업자는 거래 상대방이 세무 증빙에 취약한 일반인이라는 점을 악용해 40여 호에 달하는 임대 수입을 장부에서 통째로 제외했다. 또한 인테리어 공사 비용 수십억 원을 주택 임대와 무관한 다른 사업장의 매입 비용으로 조작하고, 보유 아파트를 자사 직원에게 양도한 것처럼 꾸며 시세보다 낮은 가격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양도소득세를 축소 신고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허위 광고를 앞세워 무주택자들을 기만하고 사주 일가의 배를 불린 건설업체 3곳도 조사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 업체는 ‘할인 분양’을 조건으로 임대 후 분양 전환 입주자를 모집했으나, 실제로는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고가 분양을 단행해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은 사주 일가의 별장 공사비나 수억 원대 슈퍼카 여러 대를 구입하는 데 유용되었으며, 자녀가 운영하는 법인에 일감을 몰아주거나 지급보증 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부당 지원의 수단으로 활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가 단순히 세금 추징에 그치지 않고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도소득세 중과 배제와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다주택 임대업자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세제 혜택이 탈세의 방패막이로 악용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변칙적인 방법으로 세 부담을 회피하는 다주택자의 탈세 행위에 대해 지속적인 검증을 예고하며, 적발 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

김희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