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조사

이슈2022-12-29
‘패널 여론조사’ 이대로 좋은가?…‘헤어질 결심’ 해야 할 수도

일반적으로 정치사회 현안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할 경우, 조사할 때마다 조사대상 응답자가 바뀝니다.  따라서 조사를 연이어 하더라도 특정 개인의 태도나 행동 변화를 알아보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죠. 

이와는 달리 패널조사는 동일한 응답자를 반복해서 조사하는 기법으로 특정 응답자의 태도나 행동 변화와 그 이유까지도 추적해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패널조사는 1930년대 미국에서 경제지표를 파악하는 조사기법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 마케팅 분야에서 주로 쓰이다가 요즘에는 공공조사 및 여론조사 분야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패널조사의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실시되고 있는 패널 여론조사에 적지 않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공공조사, 즉 정부 부처(혹은 산하 연구기관)에서 주관하는 패널조사를 보면 일반 여론조사 통계를 위한 품질관리 체계에 따라 수행되고 있다는 겁니다.  패널조사는 일반 여론조사와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조사대상, 표본설계, 표본관리 측면에서 패널조사의 기본적 특성이 반영된 품질관리가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점입니다. 

한국조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에선 글로벌리서치, 리서치앤리서치, 엠브레인, 케이스탯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여러 업체가 조금씩 상이한 형태의 패널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일부 예외가 있긴 하지만, 패널 마모로 인한 대표성 훼손 보정은 고사하고 여론조사 통계를 수집하기 위한 품질관리마저 고려하지 않은 채 패널조사를 실시하는 것을 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커 보입니다.

심지어 패널조사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일이 흔하게 벌어지고 있더군요. 패널조사의 응답자들은 얼마 안 되는 수당을 받기 위해 '응답을 위한 응답자'들로 그 표본이 채워집니다. 확률적 표본설계와 무관한 자발적 응답자, 즉 어떤 질문이든 응답 잘하는 ‘선수’ 혹은 '응답 알바'를 대상으로 한 조사들이 비일비재합니다.  

여론조사에 대한 응답 기피 등으로 인해 '대표성 있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안정적인 응답자 확보를 위한 여러 대안 중 하나로 패널조사가 주목받고 있지만,  '응답 알바'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패널조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구체적인 증거들을 제시하면서 패널조사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본격적 논의에 앞서 문제 제기 차원에서 물증이 부족했습니다. 앞으로 추가 자료와 분석을 통해 패널 여론조사와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할지 좀 더 고민해 볼 생각입니다.

신창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