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년간 몰랐던 대부업체 주식”… HL홀딩스, ‘금산분리’ 위반으로 공정위 과징금 철퇴
- 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 지분 1.03% 장기 보유… 지주사 전환 후 유예기간 넘겨 법 위반
- 공정위,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결정… 단순 관리 소홀에도 소유지배구조 투명성 강조

HL그룹의 지주회사인 에이치엘홀딩스(주)가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를 금지하는 이른바 ‘금산분리’ 원칙을 위반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융·보험업을 영위하는 국내 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정한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행위제한규정을 위반한 에이치엘홀딩스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900만 원을 부과하기로 확정했다.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2항 제5호에 따르면, 일반지주회사는 금융업이나 보험업을 운영하는 회사의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이는 거대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사금고화하여 경제력이 집중되는 현상을 막고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최근에는 벤처 투자 활성화를 위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주식 소유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으나, 이번 사례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 명백한 법 위반으로 판단됐다.
조사 결과 에이치엘홀딩스는 지난 2014년 9월 일반지주회사로 전환될 당시 대부업을 영위하는 (주)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의 주식 6만 주(지분율 1.03%)를 소유하고 있었다. 법은 지주회사 전환 시 기존에 보유하던 금융사 주식을 정리할 수 있도록 2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에이치엘홀딩스는 유예기간이 종료된 2016년 9월 이후부터 2025년 8월까지 약 9년 동안 해당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보유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주)한국비즈니스금융대부는 1995년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민간 중소기업 금융지원 전문회사다. 설립 당시 대규모기업집단 ‘한라’ 소속이었던 만도기계(주)가 공익적 목적으로 3억 원을 출자했으며, 에이치엘홀딩스는 지주사 전환 이전부터 해당 지분을 넘겨받아 보유하고 있었다. 에이치엘홀딩스 측은 해당 지분이 소수점 수준의 낮은 지분율인 데다 실제 지배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으며, 관리 소홀로 인해 법 위반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에이치엘홀딩스가 법 위반 사실을 인지한 즉시 주식을 매각해 현재는 위반 상태를 해소했다는 점과 지분율이 매우 낮다는 사실을 참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순 관리 부주의라 할지라도 법 위반 상태가 9년이라는 장기간 지속된 점은 지주회사 제도의 취지를 훼손한 것으로 보고 엄중히 제재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지주회사가 법규 준수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건전한 소유지배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